2016-06-11

book_어떻게 살 것 인가- 유시민 지음





죽음에 대해서…
그것이 자연의 법칙에 의한 것이든 자신의 의지에 의한 것이든,
‘죽음’에 대해 직면하는 순간 우리들 인생은 생각지도 못한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인간의 나약한 어느 지점 때문에 ‘죽음’에 직면 했다가도 어느 순간 ‘죽음’을 망각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성에 젖은 삶을 살게된다. 삶의 주체성에서 벗어나 어디로 가는지 모른채 그냥 살아가게 된다.

손주, 손녀로 보이는 아이와 걸어가는 노인을 응시한다.
‘저 노인도 젊었을 때가 있었겠지?…’
지금 이 순간 나도 늙고 있는데, 늙는 만큼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을까?
내일이 내 삶의 마지막이라 했을 때 나는 지금 이 순간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것인가?
고민을 하지 않으면 심신은 편하다. 존재가 가벼워지고 군중에 묻혀 살아가기에 외롭지 않다. 하지만, 이런 안정감도 잠시뿐이다. 가끔씩 느끼는 고독을 직면하는 순간순간 마다 언젠가 나도 혼자가 될 것이라는 공포가 슬금슬금 심장에 노크를 한다.
그러나 고민을 하게 되면 심신은 힘들어지고, 나의 존재까지도 점점 무거워지면서 불안정과 불균형 속으로 빠져든다.

이 책은 이런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그 고민의 바탕에서 행동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단순하고 맹목적인 희망보다는 현실의 냉혹한 면도 저자는 독자에게 보여준다. 오히려 그 부분이 더 진실되게 다가왔다. 내가 무엇을 할때 행복하고 즐거운지를 찾아야한다. 사회가 주입한 행복방정식이 아닌 오직 내가 오감과 육감으로 느꼈을 때 즐거운 일을 찾아야한다. 설령 내 선택이 틀렸더라도 그런 시행착오가 쌓이면서 결국은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테니까…

정치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저자가 정치계에 두 발을 담근 경험이 있기에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았다. 물론, 정치가 국민의 삶에 아주 많은 영향을 미친다. 현재 시점에서는 ‘정치와 연결된 경제’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 그렇다고 모두가 정치계에 몸 담을 순 없다.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선거를 하고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표가 국민을 대신하여 여러 정책활동을 수행한다. 가장 본질은 그나마 내가 누군가를 선택할 수 있는 ‘선거’라는 제도가 있다는 점이다. 선거(투표) 이후는 각 개인의 판단에 따라 참여도의 비중을 달리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먼 미래를 계획하려는 것도 큰 의미가 없는 듯하다. 내일 내가 어찌될지도 모르는 게 인간의 삶인데, 어찌 내가 10년뒤 내 모습을 그릴 수 있을까?
인간 삶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삶 속에서 배우고 깨우치는 것들이 어쩌면 삶이 내게준 선물이자 열매가 아닐까싶다. 그렇다고 삶을 계획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다. 어느 정도의 그림은 그리되 그 그림을 너무 구체화하는데 애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복잡한 걸 아우르기 위해선 수많은 복잡함을 거쳐 단순하면서도 추상적인 어떤 목표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단순하고 추상적인 '삶의 본질'을 잡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

인간다운 삶을 위해 경제적 활동을 통해 얻은 적당한 경제력이 있어야한다.
나는 얼마의 돈이 있으면 내 삶을 행복하고 주체적으로 살 수 있을까?
많을 수록 좋다라는 답변은 이미 돈의 노예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미 내 삶의 주인으로 살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나 다름없다. 가끔씩 생각이 날 때마다 연습장을 꺼내 숫자들을 적어본다. 일을 안하고 이자수익만으로 살기위해서는 얼마의 돈이 필요하지?

고정관념들.. 그 고정관념의 틀에 갇혀 산다는 것..
고정관념을 깼는지는 모르지만, 그 틀에 갇혀 사는 삶은 이미 너무 깊게 경험해봤다.
학창시절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짜여진 시간과 장소에서 나는 사회가 시키는 삶을 매우, 참으로 성실하게 수행했다. 내가 이것을 왜 하는지 누군가에게 묻진 못했지만, 학창시절 자투리시간에 읽던 신문과 시사주간지 그리고 동양철학을 통해 어렴풋한 ‘불협화음’의 느낌을 받았다. 쉽게 그 ‘불협화음의 느낌’을 응시하고 행동하진 못했다. 애써 핑계를 대면 ‘시간Time’이 없었다는 점..그 당시는 고민이 사치인 시기였다.

그 ‘불협화음’ 덕분이었을까?
아니면 우연과 필연의 결합체였을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어느 순간 내게 시간이 주어졌고,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뒷받힘 된 시기가 있었다. 전적인 내 의지도 아니었으며, 그저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것 뿐이었는데, 지금 와서보니 그 때가 진정 내가 자유로웠던 시기였고, 내 삶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고 행복에 대해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시기였다. 그 시기가 있었기에 이 책의 제목을 보는것만으로도 심장의 울림을 느끼며 읽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삶을 살았고, 자신이 살아온 삶을 통해 무엇을 느꼈으며 나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까?’
저자와 내가 같은 삶을 살진 않았겠지만, 어찌보면 인간이라는 본질은 크게 다름이 없음을 생각해볼 때 그가 삶을 통해 느꼈을 그 감정들이 다른 독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 대한 부분은 각자의 다양성에 맡기면 될 것이고…굳이 정치에 대해서 길게 언급하고 싶진 않다. 정치에서의 개혁과 혁신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우선은 나 자신의 삶의 혁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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