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6

book_서양미술사-이은기,김미정 지음





(본인이 그동안 읽었던) 미술사를 다룬 몇몇 책들은 단순히 '시대적 흐름'에 따라 미술작품들의 변화하는 흐름을 소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이 책은 좀더 흥미롭게도 미술작품이 탄생한 '사회적 배경' 그리고 각 시대의 '인간의 사고적 관점'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 서술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어쩌면 그 이유가 이 책의 저자가 한국인의 관점을 어느 정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어쨌든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시대순으로 나열된 미술사 책보다는 이해하기가 용이했다. (책 크기와 무게 때문에 휴대하면서 읽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참고] 책의 첫머리에 '저자의 말'을 잠시 빌리자면
"~이 책의 내용이 미술 실기 전공자들에게는, 사회에 대한 인식이 창작활동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환기시키고, 인문 사회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인간의 사고와 시각이미지의 밀접한 관계를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그냥 그림이 좋아 작품을 보고자 하는 애호가들에게는 작품에 대해 좀더 면밀히 접근하는 길잡이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미지(Image)란 무엇일까?... 요즘 고민중인 주제이다. 대중에게 노출되는 이미지는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대표적으로 이러한 이미지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미디어는 어떤 연관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일까? 이미지를 소비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생산자들...어쩌면 우리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생산자들의 관점을 아무런 비판없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결과 내가 보는 세상이 마치 온전히 내가 느끼는 관점이라고 착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고대로부터 인간은 끊임없이 어떤 이미지와 상징물을 남기려고 노력했다. 동굴벽화에 남겨진 이미지, 그리고 대표적으로 중세시대엔 종교적 권위를 내포한 여러 이미지들이 생산되었다. 누군가에게 종속되어 이미지를 생산해내던 예술가들은 예술가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고적 관점보다는 자신에게 자금을 공급해주는 이의 관점을 화폭에 담아내는 데 더 치중했을 것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도 어떤 예술가는 끊임없이 '혁신'과 '변화'를 캔버스에 담아내려고 노력했고, 그런 노력들이 쌓이고 쌓여 이제는 점점 누군가에게 종속되기 보단 한 개인이 자유로운 위치에서 느끼는 관점을 바탕으로 캔버스에 표현해내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편으론 지금의 자본주의에 속해있는 예술가들의 경우, 우리 눈에 보이는 주종관계가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엄염히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의 힘에 의해 자신의 주체적 관점보다는 돈의 힘에의해 붓터치가 조종당하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된다.

현재 생산되는 예술작품들 중에서 100년의 세월을 이겨낼 작품은 과연 몇개나 될 것인가?
결국 예술의 본질은 인간을 향할 것이고, 그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이 있어야만 긴 세월의 흐름을 뛰어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처음 서양미술사를 접하시려는 분들에게도 이 책은 어려움 없이 읽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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