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7

book 88만원 세대 -우석훈,박권일 공저








유신세대, 386세대, X세대...그리고 88만원세대 

어느 한 세대를 정의했던 말들이 대한민국에는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의 청년들을 지칭해주는 대명사는 긍정적이지 않을 뿐더러 정해져 있지도 않다. 굳이 정하라고 한다면, 저자의 말처럼 88만원세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88만원 세대라는 용어는 이 책의 저자가 지금의 청년들이 벌고 있는 세전수익을 기준으로 적정한 금액을 계산해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의 청년들이 '내가 무식해서, 내가 노력을 덜 해서...'라며 본인들만 자책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압축성장이 진행되는 동안 사회, 문화, 경제적 시스템을 보완해주는 시스템들의 부재가 지금에 와서 폭발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일단 나라도 살고보자'라는 '승자독식'의 마인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음 세대를 위해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일단 내가 살아남는다 해도 내가 자식을 낳았을 경우 그들이 겪어야할 세대착취는 더욱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저자는 적합한 해결책으로 지금의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인 청년들에게 기회의 장을 많이 마련해 주길 바라고 있다. 쉽게 말해 기성세대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기성세대가 과연 청년들에게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어줄지가 문제인 셈이다. 그런 기성세대의 '승자독점'환경에서 자란 지금의 청년들은 그 기성세대의 자녀들을 더 핍박할게 분명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내가 당한만큼 너희들도 당해봐라'라며...악순환이 더욱 증폭되는 것이다.

지금의 청년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저자는 말했다. 이 문제의 경우 대한민국은 OECD가입국 중 매우 열악하다고 한다. 프랑스의 경우 20대 대선후보출마, 이탈리아의 경우는 20대 작가가 자신들의 아픔을 책으로 표현하고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그러하지 못하고 있음을 저자는 사례로 들었다. 과거 중학교 은사님께서는 "지금 청소년의 기득권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에게도 선거권을 주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당선되기 위해 유권자인 청소년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마련되기 때문에...

보고 싶은 것만 봐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 이 책 덕분에 지금의 청년들의 상황과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많은 충격들을 받았다. 우리들 눈에 보이지 않는 기반들이 불안정한 상태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2%의 승자, 98%의 패자
98%의 패자가 벌이는 패자부활전은 2%의 승자들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고 저자가 언급한 부분에서 상당히 마음이 무거웠다. 98%의 패자들 중에서 어떻게하면 개미지옥에 최대한 늦게 빠져들어가느냐의 문제라고 저자가 말했기 때문이다. 2%의 승자가 아니라면 98%중 승자가 되었다 해도 결국에는 비참하게 개미지옥에 빠진다는 의미였다. 저자가 확실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준 것은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한국의 미래가 중요하게 변할 것이라고 저자는 언급했다. 

"취업하느라 고생이 많다, 힘들지?"라는 기성세대의 동정어린 시선에 위로받기 보다는 청년들 모두가 합심하여 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직접 행동하는 게 더욱 중요할지도 모른다. 책에서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등의 청년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 비교하여 보여주는 부분도 상당히 인상 깊었다. 이렇게 비교 대상들이 있다보니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제대로 직시할 수 있었다.

책에서 스웨덴은 스타벅스의 입점이 불가능하다고 언급됐다. 그 나라 사람들은 돈을 많이 내더라도 전문적인 커피숍을 이용한다고 한다. 스웨덴으로 유학을 갈 때 입국서류에 '스웨덴에서는 스타벅스 커피가 판매되지 않으니 입국 전 많이 음용하고 오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친절히 써있다고 하니 놀랄만도 하지 않은가? 프랜차이징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경쟁'이라서 제품의 질을 포기하고라도 '가격'에 포커스를 맞주는 게 일반적인 양상인데, 유독 한국에서는 이상하게도 가격까지 비싸다고 저자는 언급했다. 한국의 문화적 성향 때문인지라 경제학에서도 이것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스타벅스 커피의 경우 대한민국이 가장 비싸다고하니....한국에서 된장녀, 된장남이라는 신조어가 괜히 생긴 말은 아닌 듯하다.

이 책을 통해 지금의 위기에서 해결책과 약간의 위로를 받을 수 있으니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참고로 저자는 이 책을 지금의 10대가 읽어주기를 바라고 책을 출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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