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7

시_ 장식론1 -홍윤숙

장식론1 

                        -홍윤숙-

여자가
장식을 하나씩 달아가는 것은
젊음을 하나씩 잃어가는 때문이다

씻은 무우 같다든가
뛰는 생선 같다든가(진부한 말이지만)
그렇게 젊은 날은
빛나는 장식이 아니었겠는가

때로 거리를 걷다보면
쇼윈도우에 비치는
내 초라한 모습에 사뭇 놀란다

어디에 그 빛나는
장식들을 잃고 왔을까

이 삐에로 같은 생활의 의상들은
무엇일까

안개같은 피곤으로 문을연다
피하듯 숨어 보는 거리의 꽃집

젊음은 거기에도 만발하여 있고
꽃은 그대로가 눈부신 장식이었다

꽃을 더듬는 내 흰손이
물기없이 마른 한장의 낙엽처럼 쓸쓸해져

돌아와 몰래
진보라 고운 자수정 반지 하나
끼워 달래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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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의식하면 할 수록 그것은 여성들이 약자임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을 언젠가 들은 적이있다. 그러고보면 요즘은 남자들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화장을 하는 시대이니 서서히 남자들도 약자가 되고 있는 것인가? 

젊음과 늙음 사이에서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고민하게 되는 것들을 이 시가 말해주는 느낌이 든다. 젊을 땐 그 '젊음'을 마음껏 만끽하고 시간이 흘러 '늙음'에 직면했을 땐 그것도 나인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늙음이 찾아왔을 때 과거의 젊음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현재를 살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그 늙음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인간은 늙게된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를 순 없을테니...

여성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는 실마리를 내게 던져준 시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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