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1
-오세영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魂)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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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타인이란 '그릇'을 깨면, 그 깨진 그릇은 나를 향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를 시작으로 사회에까지 범위를 넓혀 그 깨진 그릇은 많은 사람들을 베어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지혜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그 칼날은 나를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베어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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