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계 (色, 戒: Lust, Caution)
인간의 욕망에 대해 숙고하게되는 영화였다. 그 숙고의 과정에는 영화 제목란에 쓰여진 문자들을 자세히 해석하는 과정이 포함되었다. '색, 계'... 그냥 '색계'가 아니라 '색'과 '계'라는 글자 사이에 ',(쉼표)"가 찍혀있다. 색(色, Lust)은 '여자'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Lust의 의미를 보면 "(애정이 동반되지 않은 강한)성욕[욕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계(戒경계할계, Caution)는 '경계하다'와 '주의하다'라는 의미이다. 이것들을 종합하면 색, 계(色, 戒: Lust, Caution)의 의미는 "욕정을 주의하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먼저일까? 국가가 먼저일까?
자기애가 먼저일까? 애국심이 먼저일까?
나의 사랑이 먼저일까? 국가에 봉사하는 게 먼저일까?
영화에서 끊임없이 선택하라고 재촉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극 중 탕웨이를 좋아했던 남자가 몇년이 흐른 뒤에야 자신의 감정을 탕웨이에게 고백했을 때, 탕웨이는 그 고백이 너무 늦어버렸다고 말한다. 똑같은 고백이었지만, 그 고백은 이미 흘러버린 시간 때문에 가치를 크게 잃어버린 것이었다. 어쩌면 그 고백의 가치가 크게 훼손된 이유는 극중 탕웨이가 마음에 없는 다른 친구와 잠자리 연습을 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충분히 마음에 둔 남자와 사랑을 나눌 수 있었지만, 그 남자는 그 당시 한 개인의 불타오르는 사랑보다는 애국심을 택했던 것 같다. 무엇이 먼저일까?
적이었던 남자가 마음을 열고 한 여인을 지켜주려했다. 그 여인은 적이었던 그 남자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던진다. 사랑을 느꼈기 때문이었을까?.... 아마 그랬을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남녀의 격정적인 교감의 장면들은 이상하게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온화한 말로 다듬어 표현해서 그렇지 그 교감장면은 인간의 내면 저 깊은 곳에 있는 수문을 열 정도로 자극적이었던 것 같다.
진정 사랑하고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