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7

fiction_ 어떻게 살 것인가?(4)

진정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전부를 다 줄 수 있는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금은 자본주의가 사랑의 영역을 심각한 속도로 갉아 먹고 있기 때문에 사랑에서의 ‘진정성’이 매우 중요하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은 돈보다 더 중요한 인간과 인간사이의 신뢰(trust)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해야 한다는 내 나름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흔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적 안정이 돼야 사랑도 한다.’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가 자본주의시스템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부분이 충족이 되어야만 사랑의 진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적 안정만으론 부족한 것 같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랑에 대한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넉넉해도 사랑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내가 가진 경제적 넉넉함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어떤 선물을 할 때, 어떤 선물과도 비교되지 않는 선물은 뭘까?’에 대해 고민했던 적이 있다. 결국 이 물음 속에서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선물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내 전부를 다 줄 수 있을 정도의 사랑이면 내가 이 삶을 마감하는 그 날에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 전부를 다 준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하지만, 조금씩 변하려는 노력이 어느 순간 쌓이면 큰 혁신으로 내 삶 속에 녹아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진정한 사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여인을 위해 내 목숨까지 걸 수 있는 것’ 돈보다 더 중요한 나의 생명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선물로 남기고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나는 내 삶에서 크나큰 성공을 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자본주의가 진정한 사랑을 갉아 먹고 있는 지금, 사회시스템이 만들어 놓은 사랑을 하는 게 아니라 인간 본연의 심성에 들어가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진정성을 담아 내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내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사랑을 하고 싶다. 그리고 사회시스템이 두 남녀의 사랑에 어떤 식으로 교묘하게 간섭하고 방해하는지의 본질을 보려는 노력을 통해 나의 사랑이 유지될 수 있게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취할 것이다. 사랑에 대한 자본주의의 간섭뿐만 아니라, 가부장적인 우리나라의 문화도 상당부분 진정한 사랑을 하는데, 방해요소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의 사랑은 항상 조연이 아닌 주연이어야 한다. 서로 연애할 때는 서로 관계된 사람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두 사람이 주연으로서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문화에서 혼인을 하게 되면 두 남녀가 어느 순간 주연에서 조연으로 바뀌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주인공이 되게 노력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에 대한 은혜만 헤아릴 것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부모님 보다는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도 앞서 말한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부모님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대부분 내가 사랑하는 사람 편에 설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 이런 생각이 현실에서 실현되기 위해선 혼인하기 전에는 부모님을 더욱 생각하고, 혼인을 하고 나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큰 관심을 가지면 된다는 생각을 하며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연애와 혼인은 다르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연애와 혼인이 같다’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왜 연애와 혼인이 달라야 하는가? 내가 지금 사귀고 있는 사람을 연애할 사람, 혼인할 사람으로 구분지어 놓고 한 번 밖에 없는 내 삶을 ‘이것은 연애’, ‘이것은 혼인’이라 구분 지으며 진정성 없이 살아가야 할까? 연애와 혼인으로 개념화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여기 내 앞에 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진실 되게 사랑하면 되는 게 아닌가? 그러다가 떨어져있는 게 너무 싫어서 혼인을 하게 되고, 두 사람이 너무 사랑한 나머지 새로운 생명을 이 세상에 탄생하게 되고 나에게 이런 아름다운 여인을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아내의 부모님에게 감사하게 되고, 이렇게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게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내 부모님께 감사하게 되고……. 하는 이런 삶의 흐름이 필요한 게 아닐까? 그리고 사랑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여인과 더욱 진정성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우고 생각하고 서로 소통하는 시간들이 필요한 것 같다. 그 소통의 연장선에서 남성으로서 여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았다. 특히나 청춘의 열정이 타오르던 젊은 시절에 심각히 고민한 주제가 있었다. 바로 성욕(sexual desire)에 대한 것이었다. 단순히 사회 도덕적 규범에 의해 내 행동이 규제되는 것보다는 왜 그런 도덕적 삶이 요구되는지의 맥락을 읽을 필요가 있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사회가 금기시 하는 것에 대해선 더욱 욕망이 타오르기 때문에 성욕을 억제하는 삶의 태도가 아니라 왜(why)?라는 물음을 통해 전체적인 숲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여성의 몸에 대해 공부했고, 지금은 <세계풍속사>라는 책을 읽으며 고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성의 역사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살펴보면서 많은 것들을 깨닫고 있다. ‘사랑하는 그녀에게 내 전부를 다 줄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과 작은 실천들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 실천할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내 목숨을 바칠 정도의 사랑이라는 극적인 상황만을 설정하기 보다는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겪는 사랑의 진정성부터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삶은 내가 목숨을 걸 정도로 큰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는 게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날이 더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겪게 되는 그 삶에서 내 사랑의 진정성을 실천하는 삶의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굳이 큰 것부터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금 작지만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내 삶에서 실천할 것이다. 많이 들었던 고사성어지만 그것이 중요한 걸 깨닫고 실천하는 가정이 많지는 않다보니 사회에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이미 어떤 가정환경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그 사람 인생의 출발선이 달라지는 것 같다. 그만큼 인간에게 환경은 매우 중요하게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과 불행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직간접적으로 내가 경험해본 결과 상당히 큰 차이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좋은 학벌과 좋은 직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 바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나의 어릴 적 무의식(unconscious) 속에 남아있는 마음의 상처들을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치유하여 나의 자녀에게는 그 아픔이 대를 이어 전달되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내 부모님의 역사를 이해하고 사회가 규정지은 효(孝)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역사와 철학적 맥락을 살펴 그 맹점을 발견하고 내가 생각하는 효(孝)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려고 한다. 이미 과거에 이런 과정을 내 나름의 노력으로 실천하면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너무나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좁은 범위지만 가까운 지인들에게 내가 깨달은 것들에 대해 알리면서 서로 소통하려고 노력중이다. 내가 내 삶에서 주체성을 가지고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는 나 혼자만의 자유로는 부족한 것 같다. 나의 근본을 이루는 가정이라는 곳이 어느 정도 튼튼한 바탕이 이뤄지지 않아 있다면, 내가 사회적 기준에서 성공한다한들 그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자유’를 얻기 위해서 나의 상황에 주어진 과제가 무언지 찾아내고 그것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라야 나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것 같다. 그 중 ‘가정의 행복’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면하게 되는 삶의 고민일 확률이 많을 것이라고 감히 추측해본다.

이제부터 나의 삶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게 주어진 삶의 과제를 외면하고 싶지 않았다.  지난날 내가 고뇌했던 경험들은 앞으로 나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내 힘찬 발걸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배우고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내 삶이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향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노력들이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