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0

book_라면을 끓이며-김훈 지음





반복적으로 스쳐지나가는 일상이 특별하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새로운 관점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응시하고 생각할 여유가 많은 작가의 관점이 사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부러운 느낌이 들었다. 과거 언젠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본인이 잠시나마 느꼈던 것들을 작가를 통해 다시금 상기 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상에 치여 자신의 감각을 점점 잃어가는 분들에게 좋을 영향을 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난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에 대해서, 그리고 자연에 대해서 그리고 화장하는 여인 등에 대해 좀더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일상이 반복되는 느낌이 들던 어느 날 책꽂이에서 쉬고 있던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감정이 메말라가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던 탓일까? 어느 날 책장을 넘기다 온몸에서 희열이 느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바로 이 감정들을 잊으면 안된다.' 라며 나 자신에게 주문을 걸듯 무언의 이야기를 했다. 작가가 보고 느낀 내용을 읽는 것을 통해 조금이라도 작가가 응시하는 대상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 개인적으로 좋았다. 그러나 본인의 이해력 부족으로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내용을 모두 이해하진 못했다. 독해하기 힘든 부분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김훈 작가에 대해 깊게 알고 있진 못했으나, 이 책을 계기로 작가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디어에 나와 인터뷰하는 내용을 봤을 땐 좀 난해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통해 만난 작가의 이미지는 미디어에 비춰진 이미지와 달랐다.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의 허점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어쨌든 김훈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