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7

The GREED of the CAPITAL 자본의 탐욕

CAPITAL still seems hungry.

자본의 식욕은 그 한계를 외면한 채 끊임없는 욕망 속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됐다. 최근 기억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는 장면들이 진지한 고민의 시간을 보내게 만들었다.

가끔씩 대형마트를 이용한다. 그런데 대형마트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한 뒤 계산을 하기 위해 잠시 기다리는 중 마트의 직원으로 보이시는 몇 분의 등에 호소글이 쓰여져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한 달을 일하고도 100만원 받기가 힘들다.~"라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기억이 틀릴 수도 있음). 마트에서 일하는 직원들로 구성된 노조와 회사 측과의 임금협상 등 여러 노동 조건과 관련해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듯했다. 또한 이미 매스컴에서도 드문드문 보도가 되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호소글에 대한 맥락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자본은 왜 이렇게 까지 인간을 착취하는 구조를 만들 게 되었을까? 직원들이 행복하면 그것이 바탕을 이루어 장기적인 안목에서 회사에 더 큰 수익을 창출해 주지 않을까? 결국 직원들의 행복한 삶에 대한 가치가 지금 당장 벌어들이는 돈의 가치보다 못하는 소리인가? 직원들은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직원과 회사와의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여러 생각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피어올랐다. 더 마음을 무겁게 했던 건, 이미 대형마트의 계산하는 시스템이 '무인계산대'로 대체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 '무인계산대'에는 소수의 직원 분께서 서 계시며 무인계산대를 이용하시는 고객들에게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점점 이 '무인계산대'의 개수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 아주 천천히 시야에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치 오프라인의 은행 고객창구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인터넷뱅킹과 ATM기가 증가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였다.

또 다른 이야기는 가슴을 더욱 먹먹하게 했다. 어느 골목에 위치한 슈퍼가 최근에 문을 닫았다. 지인과 슈퍼를 지나다가 지인이 넌지시 "혹시 여기에 편의점 들어오는거 아닌가? 그러면 이거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 같은데..."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동조를 하면서도 내심 대자본이 운영하는 편의점이 아닌 어느 개인이 운영하는 그 무엇이 들어오길 바랐다. 그런데 지인의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다. 대기업의 편의점이 입점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 작은 몇평 남짓의 슈퍼자리에 대자본의 독주세력이 포진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더 놀라웠던 것은 순식간에 체계적인 준비과정을 거쳐 눈 깜짝할 사이에 동네슈퍼가 사라지고 편의점 간판에 불이 들어왔다는 사실이었다.

아직 거대자본의 탐식은 진행 중인 것 같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거대자본의 횡포는 보이지 않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더 놀라운 건 과거의 전쟁은 (눈에 보이는)총과 칼을 이용해 피를 보는 것이었다면, 이젠 (눈에 보이지 않는)거대자본의 공격으로 인해 피해를 본 어느 누군가가 누구에게 그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지를 명확히 알아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 책임들은 어느 한 명에게로 수렴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분산되는 특성이 있는 듯하다.

냉정히 말해선 비극의 극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비극인지를 인지해야 비극을 딛고 희망을 볼 수 있을 터인데... 여전히 거대자본은 배가 고픈가보다. 인간에 대한 예의보다도 일단 배고픔을 채우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대기업의 편의점들이 점점 늘어나는 측면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도 모른다. 편의점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들이 있기 때문인지도... 또한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이미 미디어가 만든 습관에 길들여져 있어서 그냥 동네슈퍼의 간판보다는 대기업 편의점의 간판이 무의식중에 자주 봐왔기에 더 선호할 가능성도 높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자본은 욕망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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