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3

Book_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크리스텔 프티콜랭(Christel Petitcollin) 지음




단순히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위안을 받고자한다면 큰 위안은 받지 못할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도 '생각이 많다는 것'의 긍정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한 건 '어떻게 하면 생각이 많은 것의 부정적 측면을 개선하여 긍정성을 향해 갈 것인가?'였다고 할 수 있다. 파편화된 생각들을 어떻게 응축할 것이며, 그 응축된 생각들을 어떻게 큰 열매로 맺게 할 것이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보편적인 통념에선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크게 좋은 이미지로 여겨지지 않는다. '넌 왜 그렇게 생각이 많니? 그냥 편하게 생각해' 또는 '그런 생각은 자주 안하는 게 좋겠다"라는 말을 종종 듣기 일쑤다. 사회의 대부분이 하는 이 말에 의문이 든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재점검하고 질서를 부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책에서 '생각이 많은 사람'과 '일반사람'이라는 프레임을 놓고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지능이 뛰어나며 일반인에 비해 더욱 특별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이 부분은 좀더 고민해볼 필요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머리가 좋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능이 뛰어나다는 것은 무엇인가? 천재의 기준은 무엇인가? 등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작가가 인간의 뇌에 대해 소개되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인류 역사는 주로 좌뇌형 인간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구조속에서 진행되었다고 한다. 좌뇌는 문자, 부호, 숫자, 기호, 직선적, 체계적, 언어, 개인주의, 디지털언어 등의 단어로, 반면 우뇌는 감정, 정서, 창의성, 공감, 이타적, 관대함, 지금 이 순간 등의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우뇌형 인간의 다방면에 걸친 다양한 생각은 파편화된 생각의 단계에서 질서가 부여된 단계로 진화하면서 창의성의 영역으로 발돋움 한다는 부분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4차산업혁명, 혁신이라는 구호속에서 미래를 준비해야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왜 우리가 우뇌형 인간에 관심을 가져야하는지 고민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과와 문과로 나눠 공부하던 이분법식 배움보다는 통합적으로 각기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깊게 생각할 수 있는 배움과 탐구의 과정이 우리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쉽게도 무조건 달달 외워야하는 공무원시험에 청년들의 열정이 쏟아지는 지금의 현실에 상당한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쪽은 미래가 아닐 가능성이 너무 높기에.... 물론 좌뇌와 우뇌의 융합적인 협력이 중요함은 당연한 이치라고 본다. 다만, 지금의 현실에서 좌뇌는 이미 우리가 많은 관심을 가졌으니 상대적으로 우뇌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과연 우리 뇌를 좌뇌와 우뇌로 나눠 생각하는 게 맞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어떤 울타리를 쳐서 각 영역을 나눠 생각하기 보단 서로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연결되어 있고 그것들이 서로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싶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예술'과 '자연'에 대해 이야기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자연'을 통해 인간은 모든 것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말하면서 '자연'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안으로 '예술'을 이야기하는데,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게했다. 울타리를 치고 너와 나를 가르고 또 어떤 이념을 통해 타인과 나를 구분하는 관점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사이에 지켜야할 최소한의 인본적 도리의 지향점 안에서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에게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가 '자연'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 아닐까 싶다. 그런 자연의 품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오감은 더욱 살아나고 자신의 내면을 더 깊게 들여다 볼수 있는 것이 아닐지...이런 지향점에 '예술'이 함께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

생각이 많은 사람들이 힐링용으로 이 책을 읽기보단, 생각이 많은 것이 가지고 있는 불편한 점을 다시금 조명해보고 그것들을 더욱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데 이 책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본인의 경우, 이 책은 지인에게 선물 받았다. 크게 관심을 가질 만한 책의 제목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지인의 선물이라 책꽂이에 상당한 시간을 꽂아두고 최근에야 읽게됐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관점을 내게 선물한 지인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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