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5

book_뇌를 경청하라-김재진 지음




뇌에 대해 탐구하고자하는 도입기의 일반인 관점에서 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짧은 소주제들을 짧은 호흡으로 읽으면서 뇌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긴호흡으로 읽을 내용은 아니다 보니 뇌에 대해 깊게 탐구하는데는 어울리지 않을 듯 싶다. 대신 뇌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 고민해볼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보면 이렇다. 뇌의 각 영역이 담당하는 역할과 연결의 다양성, 마음의 병, 남녀의 뇌구조 차이, 뇌 향상을 위한 지속적 훈련(긍정적인 생각하기), 공감과 교감의 중요성,  마케팅의 관점에서 바라본 군중심리와 뉴로마케팅 및 무의식의 관계를 예로 들 수 있다.

대략적으로 뇌의 각 영역이 주로 담당하는 영역이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뇌의 각 영역들이 하고 있는 '역할'을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이런 이유로 뇌는 아직도 '미지의 영역'으로 우리에게 남겨졌다. 뇌는 마음의 병(상처)를 어떻게 인지하고 그것을 기억할까? 이 질문은 아마도 쉽게 해결될 것 같진 않다. 쉽게 원인과 결과로 묶어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는 '무의식'의 영역과 관련이 있어보일 가능성이 있는데, 쉽게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고 수치화하기도 힘들다. '무의식'은 마케팅 분야에서도 관심을 가질만한 영역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서로 비슷한 맛의 음료를 '브랜드'를 인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음했을 때, 대부분 비슷한 맛으로 뇌는 인지한다. 하지만, '브랜드'가 인지된 상태에서 음료를 마셨을 때, 대중에게 익숙하고 인기있는 '브랜드'의 음료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상한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인간이 무엇(What)으로 맛을 지각하는지 의문이 드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군중심리와도 연관된다 . 대부분의 사람이 선택하는 것에 동조함으로써 인간은 안정감을 느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여 인기있는 것이라면 앞에서 말한 '브랜드'도 여기에 속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역사적으로 '혁신'을 실천했던 과정은 '불안정'했다. 이는 뇌의 다른 영역이 활성화되게 만들었다. 군중심리의 양면성을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군중심리에 편승하여 안정을 추구하며 느끼는 뇌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아니면 많이 불편하고 불안정하지만 '혁신'을 향해 뇌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

본능적 관점에서 남성과 여성의 뇌는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을까? 과거 원시시대부터 뇌가 진화를 계속해왔다고 하지만, 여전히 뇌의 깊은 심연에는 남성과 여성의 원초적 차이를 내포하고 있는 것일까? 책에서 소개된 예로, 남성은 수렵채집시대에 밖에 나가 위험 속에서도 먹을 식량을 구하는데 훈련된 뇌로 진화했고, 여성은 아이를 낳아 양육하는 뇌로 진화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것이 단순히 생물학적인 차이의 문제인지 사회시스템적인 문제인지는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요즘은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과거에비해 증가추세에 있다. 그래서 가끔 남성이 양육을 도맡아하는 경우를 미디어를 통해 보기도한다. 수치로 어느 정도이 남성이 육아를 담당하는지는 모르지만, 사회구조의 변경으로 여성의 역할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변화가 어디까지 진행될지는 잘 모르겠다. 이렇듯 뇌는 뇌가 처한 상황(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것 같다. 그래서 뇌를 이해할 때는 '환경'을 함께 동반시켜 이해해야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뇌에 좋은 도움을 준다. 이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마음의 병'이 어떤 맥락에서 발생하는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았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은 좋지만 여기엔 '전제조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직면한 상태에서의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무턱댄 긍정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턱댄 긍정으로 염원했는데,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 느끼는 절망감은 긍정의 반대급부로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아마 저자도 이런말을 하고 싶었으나 짧은 호흡으로 글을 쓰다보니 생략 했을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며 가장 중요하게 인식한 단어가 있다. 바로 공감(empathy)이다. 이는 인공지능이 쉽게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 아닌가 싶다. 공감은 인간의 마음, 감정을 포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래는 인간과 인간이 모여 '협업'을 해야하는 환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는 각기 다양성을 가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할 수 있는 현명한 리더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기계가 기존에 인간이 하던 일을 대신하면서 인간은 인간본연의 '본성'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로 인해 부정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타인의 눈과 얼굴 표정 그리고 말투를 통해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감력이 정말 중요한 시대가 이미 도래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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