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21

movie_The Danish Girl 데니쉬 걸





정체성.
한 없이 자유를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하는...
이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까? 한 번 밖에 없는 내 삶의 소중함. 이 무게를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성정체성 뿐만아니라 인생의 여러 것들에 대해 더 심도 있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삶의 무게가 매우 자신을 고통스럽게 할 것이지만, 그 고통이 어쩌면 자유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으로 끝나지 않고 그 생각이 현실에서 실행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무게감...
겉은 남자인데
속이 여자이고
겉은 여자인데
속이 남자이다...

단어가 이상하다.
남자, 여자
두 단어로 인간을 구분짓는다는 게 이상하다.
그냥
"인간"이라고 불러야할지도...

내가 보는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냥 인간을...사람을 보고 있는 것이다.

2016-02-09

아이에게 불행을 전달하는 부모들.

아이에게 불행을 전달하는 부모들...
미디어에 비춰지는 (아이를 불행으로 내몬)부모들에게  비난의 손가락들이 난무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볼 내용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왜 이런 불행들이 대중의 눈에 보이고서야 깨닫는 것일까?
과연 이런 불행이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벌어지는 것일까?

어쩌면 이 문제들에는 '사랑'과 '애증'이 뒤범벅되어, 인간을 궁지로 몰고가는 원천적인 이유가 내재하는지도 모른다. 인간이 아니고서야 어느 부모가 자신의 자식을 처음부터 온기없이 대할 것인가? 이 문제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우리 인간의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기 때문은 아닐까?...
아이에게 불행을 전달한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 불행을 전달 받은 게 아닐까?
기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식에게 범행을 저지른 부모들이 거의 대부분 한결 같이 하는 말이 있다. '그들도 피해자라고....' 맞다. 그들도 피해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건 불행이 대물림 되는 동안 어느 누구도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려는 목숨을 건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우리 눈에 아이의 불행이 목도 되는 순간에야 깨닫는...

미디어에서 집중적으로 보도되는 부모와 자식의 어두운 이면들이 과연 지금 일어나는 시대적 현상일까? 개인적으로 '아니요'라고 답하고 싶다.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지 이미 우리 삶 깊은 곳에서 어두운 감정들은 깊게 포진하고 있다. 꼭 누군가의 죽음이 목격되어야만 거기에 큰 문제가 있을까? 마트에서 축구화가 사고 싶다는 아들에게 큰소리치는 아버지에겐 이런 어둠이 내재된 게 아니란 말인가? 내가 볼 땐 도진개진이다.

아이는 이 나라의 꽃이다.
함부로 해선 안되는 존재다.

사소하고 나약해 보였던 아이들에게 전달했던 작은 어둠들이 몇 백년 쌓이고 쌓여 지금 더 큰 어둠들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는 매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아니면 영영 인간이 해결하지 못할 숙제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노파심에서 하고 싶은 말은 그래도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식을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미디어에 비춰지는 인간 삶의 모습은 일단 '특별함'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그런 소재들이 보여지는 것이다. 평범한 한 가정의 모습이 미디어에 비춰진다하여 그것을 볼 시청자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뭐, 자신들이 사는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에... 미디어에 비춰지는 인간의 어두운 모습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예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2016-02-08

book_은밀한 갤러리-도널드 톰슨 지음


[원제] The $12 Million Stuffed Shark: The Curious Economics of Contemporary Art
- by Don Thompson




미술작품들이 거래되는 시장(Market)에서 작품의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현재를 살고 있는 예술가들 중에서 '예술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라면 그 또한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경제학의 공급자와 수요자, 즉 작품을 만들어 내는 예술가와 그 작품을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 한 책이다. 하지만, 이미 미술품 거래시장(Market)에 깊게 들어와 자리를 포진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아마도 이 책이 외면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히 터득하게된다.

참으로 희한하다는 생각을 했다.
주식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은 투자대상인 '기업'의 미래현금흐름, 즉, 그 기업의 성장가능성에 기반을 둔다. 그런데 미술작품의 가격을 형성하는 바탕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가닥을 잡을 수가 없다. 물론, 주식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에도 버블이 생기는 것을 보면 주식시장이나 미술품 거래시장이나 그다지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다. 어떻게든 가격을 높이거나 유지시키려는 세력과 그러한 문화적 고정관념을 유지시키려는 힘들이 공존한다. 여기에 인간의 욕망을 뛰어넘는 '탐욕'이 더해지면서 흔히 '수요공급에 따른 균형'이라는 인간의 합리적사고는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되고 만다. 그런 이유에서 오히려 경제는 논리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곳에는 인간의 '본성'이 아주 깊은 자리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합리와 불합리가 공존하는 미술품 거래시장에서도 오랜시간을 살아 숨쉴수 있는 요소는 단연 '혁신'이었다.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혁신이 담긴 작품'들은 혼란한 시대에서 빛을 보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연단에 올라 시상식을 하고 있었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초기에 수 많은 비판을 받다가 시간이 흐른뒤 그 가치들이 보였던 것처럼 말이다. 인상파 작품들의 화폐적 가치가 '본질'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시도'와 '혁신'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든다. '예술의 본질은 무엇인가?'...'예술가들이 왜 예술을 하는 것일까?'...돈을 벌기 위해서?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필요한 돈이 점점 커져서 문제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돈을 벌기위해 예술을 한다면 그 예술가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예술의 본질은 인간의 '본성'과 맞닿아 있다. 인간이 죽을 때까지 추구하려는 '자유'....자유가 밑바탕을 이루면서 인간이 내뿜을 수 있는 모든 걸 뿜어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그 과정들... 그 과정들 자체가 인간에게 보상을 주는 건 아닐까? 내가 느끼는 이 감정....자유 속에서 인간이기에 느낄 수 밖에 없는 그 감정들을 캔버스에 표현해는 그 과정이 예술가에게는 축복이 아닐까?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미술작품들도 자본주의 질서를 외면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예술은 끈질기게 '본질'을 지켜내야할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에 있는 수 많은 갤러리들, 그 갤러리 벽에 걸려있는 여러 미술작품들...과연 100년 뒤에도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작품이 과연 얼마나 될까? 지금의 자본주의는 100년 뒤 후손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평가될까? 나는 지금 삶의 본질을 잘 인지하며 내 삶을 살고 있는가?... 오히려 책을 읽으며 수 많은 고민들이 더 떠올랐다. 이것도 어쩌면 생각하는 인간이기에 받아들여야하는 것들인지도 모른다.

똑같은 물품인데, 백화점이라는 의리의리한 공간에 전시된 물품과 동네슈퍼마켓에 진열되어 판매되는 물건에 대해 생각해보자. 인간은 그 물품자체의 본연적 가치를 소비하는 존재인가? 아니면 물품 자체가 아닌그 물품을 호위하는 주변의 화려한 색을 소비하는 존재인가? 책을 보는 초반에는 '미술품 투자'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도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그 생각에 또 다른 의문을 던지게 됐다. 나 또한 망각했던 미디어의 모순된 모습들을 보았기 때문에...

언젠가 시장은 본연의 모습을 찾을 것이다.
아마도 지금, 그 본연의 모습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예술의 '본질'을 담은 많은 작품들이 세상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