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5

강아지에게 끌려가는 사람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다 우연히도 뇌리에 박히는 장면을 보게되었다.

"~저 사람 강아지에게 끌려가는 거야?~"

옆에 있던 지인이 말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 내막까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강아지 끈을 쥐고 있는 사람이 뛰어가는 강아지 끈에 이끌려 같이 뛰고 있었다.

'강아지가 사람을 끌고 가고있네? 사람이 강아지를 끌고가야하는 게 아니고?'

나의 삶은 어떤가?
끌려가는 삶인가?
내가 끌고가는 삶인가?

지인의 그 한 마디가 여전히 기억에 남아 짧지만 무거운 글을 적어본다.

어느 강연자의 말 또한 뇌리에 남는다.

"~현재는 연료가 아니다. 현재는 불꽃이다.~"

정말 심장에 찌릿거리는 충격을 느낄만한 문장이었다.

머뭇거리며 글쓰기를 미뤄왔었다.
이제 조금씩이라도 생각을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불꽃이어야하고, 불꽃이니까...

2016-10-02

book_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유시민 지음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고자 하는 분들, 그리고 깨달은 바를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 고민하는 초심자분들에게 알맞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잘쓰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법 보다는, 가장 우선적으로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중요(다독多讀)하며, 이것이 바탕이 되었을 때 글쓰기 훈련(다작多作)을 해야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아니라, 궁극적으로 글을 쓰는 목적이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여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에 동의한다면 글쓴이가 '올바른 내면'을 가지고 있어야함을 강조하며 작가의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글쓰기는 단순히 기술(Skill)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에 공감할수 있는 글쓴이의 내면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모국어를 바르게 쓸 수 있어야만 외국어도 잘할 수 있다.'라는 작가의 외국어 공부에 대한 생각에 공감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무엇이 바탕을 이뤄야할까?

작가는 단연코 '다양한 분야의 좋은 책을 많이 읽는 것(다독多讀)'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양한 책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고, 또한 다양한 작가들이 글쓰는 방식과 구사하는 어휘를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서 할 때는 '비판적 독해'를 하라고 저자는 권한다. 어느 글이든 인간이기에 범할 수 있는 다양한 실수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독(多讀)을 한다고 글쓰기를 잘하는건 아니다. 탄탄한 기초위에서 '글쓰기 훈련'을 성실히 해야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읽을 책을 요약하여 독후감을 쓴다거나 일정분량을 정하여 주제를 정해 글을 쓰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훌륭한 글을 쓰기위해 작가가 제시하는 몇가지 방법은 이러하다.

-못난 글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잘못 쓴 글을 알아보는 능력을 기른다.)
-텍스트를 소리내어 읽어본다.(말로 했을 때 어색하지 않아야 한다.)
-기왕이면 글은 짧은 게 좋다.( 단문을 사용하되 강조해야하는 경우에는 복문을 사용한다.)
-아는 어휘가 많아야 한다.(배경지식이 많아야한다.)
-초보자는 일단 분량을 정하고 글을 쓴다.(불필요한 단어를 삭제한다.)
-최대한 글을 압축한다.(부사, 형용사 역할을 하는 단어나 문장을 삭제한다.)
-글은 다른 사람이 이해가능하게 쓴다.(결국 글쓰기의 목적은 타인과의 소통이기 때문)
-지식을 과시하기 위한 글쓰기는 지양한다. (허영심을 버린다.)
-왜 글을 쓰는지 생각하고 글쓰기.
-올바른 내면을 가지기(글은 '온 몸'으로, 그리고 '삶 전체'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글쓴이의 정신이 글에 녹아있어야 한다)



2016-10-01

book_사피엔스-유발 하라리 지음

[ 원제: Sapiens-Yuval Noah Harari ]



'생각하는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어떤 역사의 흐름을 겪어왔을까?
책을 읽으며 계속 고민했던 내용이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는 어느 부분에서 큰 변화를 맞이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전반적으로 책을 읽으며) 초반에는 상당한 흥미를 느끼면서 읽었으나 중반에 접어들면서 그 흥미가 가라앉다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다시 몰입하며 읽었다. 특히, 인간이 "생각(상상)"한다는 것이 인류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을 때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얼마나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까?' 에 대해서도 깊게고민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나는 역사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 것일까?'

마치 구글의 위성지도에서 나의 위치를 찾아 하늘에서 지구로 내려가는 그 짧은 시간동안에 내가 지구에 서있는 위치가 너무나 초라해서 허무하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건 내 영역이 아니기에 내가 현재 역사의 어느 지점에 서있는지라도 알면 어떻게 현재를 대응할 수 있을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오히려 이 책을 읽으며 더욱 오리무중이 되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응하는 것이다.'라는 어느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의도하지 않았던 우연의 일들이 중첩되어 인류의 역사가 흘러갔다고 말했을 때 과연 동의할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한편으론 터무니 없을지 모르나, 이 말에 담긴 진의를 고민해보니 역설적이게도 '역사는 인간의 생각(상상)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신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서로 협업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인간의 생각'이 긍정적가치를 가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지나친 탐욕을 바탕으로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내일 주가가 어떻게 될지와 같은 '세세한 측면'에서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나, 인류역사의 본질적 측면에서 현재 내가 어떤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지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치 현재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시스템이 재편되고 있는 것처럼...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책을 왜 읽었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아니다.
'인간' 이 궁금했다. 
인간이란 존재가 진정 무엇이었고, 그 인간이 만들어낸 역사는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가 매우 궁금했다. 확실한 답을 찾진 못했지만, 그것들에 대해 고민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었다.

이 책의 기본적인 골격은 이렇다.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
이렇게 3가지 혁명으로 나뉜뒤 전반적으로 인류가 서로 협업하는 시스템을 강화한 요소로
'화폐(돈), 제국, 종교'을 제시하고 있었다.

인지혁명은 인간이 생각(상상)을 했다는 점. 이를 바탕으로 상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서로 모르는 여러 사람들이 그것을 믿게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협업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농업혁명은 그전까진 수렵채집활동으로 생활하던 사람들이 쌀, 밀 등의 곡물을 재배하게 되면서 '정착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점을 중요하게 제시한다. 충분한 잉여작물이 생산되면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엘리트 층이 나타나게 되고 그들이 여러 사람들을 통솔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회적 시스템이 정비되는 과정을 겪는다. 그 과정에서 화폐가 등장하고 거대한 제국이 나타나고 또 수 많은 종교가 탄생하게 된다.

과학혁명은 단순히 기술발전을 목표로 시작하지 않았다. 인간의 '탐욕'과 '무지'가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을 강행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을 정복하기 위한 전쟁의 과정에서 과학은 빠르게 발전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보면, 인간이 '욕망'을 느낀다는 것엔 단어적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으나 역사적 측면에서는 긍정성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욕망하고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 도전하는 삶은 한 개인에게도 매우 긍정적일 것이다. 그게 얼마나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하는지가 매우 중요하겠지만...

책을 읽으며 한 가지 흥미롭게 고민한 주제가 있다.
'왜 역사를 통틀어 여성이 주도권을 잡아온 적이 거의 극소수에 불과할까?'에 대한 것이다.
요즘들어 여성의 인권이 더욱 향상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주도권을 잡는 그 위치에 올랐을 때 그 여성은 과거 남성들이 행했던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까? 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생물학적 기준에서 자지와 보지로 사람을 나눌게 아니라 사회적관점에서 남성의 성향과 여성의 성향의 다름에 대해 더 고민해봐야할 듯싶다. 보편적으로 남성이 가지고 있는 성향, 그리고 여성이 가지고 있는 성향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성이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일련의 생물학적 과정이 변하였는가? 부성애에 대해 논의되고 있으나 약10개월동안 아이를 품은 어머니의 마음을 부성애가 능가할 수 있을까? 여성은 생리를 하는데, 남성은 생리를 하지 않으며 생리 때오는 호르몬의 변화와 심리적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런 생물학적 변화가 남성과 여성의 정신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까? 남성우월주의에대해 이야기 하고자하는 게 아니라 한 번 고민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적어봤다.

책의 말미에 작가는 독자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지금 행복한가?"
과거 수렵채집 시절보다 여러분은 과학혁명에 대한 혜택을 받았는데, 지금 행복하냐고 저자는 냉정하게 물어본다. 몸이 행복했는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행복했는지는 각자 자신에게 물어봐야할 것이라 판단된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돈일까? 물론 저자는 돈을 무시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일정부분 돈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해야할 것이다. '나는 얼마의 돈이 있으면 행복할 것인가?' '많을 수록 좋다'라는 답변은 이미 자본주의라는 종교적 신념을 믿고 있는, 어쩌면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경우일 수 있다. 그러니 '얼마의 돈이 필요한가?'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은 자본주의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고민주제다.

책을 읽는 것과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생각'하며 내것으로 소화해내는 것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었다. 책을 읽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행위일 수 있을 것이고, 그 내용을 '생각'한다는 것은 지식에서 '지혜'로 도약하는 과정일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내내 강조했던 인간 고유의 영역일 수 있는 '생각(상상)'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사피엔스>>를 읽다 밑줄 그은 부분을 다시 읽느라, 시간이 좀더 소요되긴 했지만, 한 권의 책으로 행복과 약간의 깨달음을 느꼈다면 그것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생각(상상), 인류역사 등에 관심있으신 분들이 읽어보면 괜찮은 책이다. 단, 책을 읽은 뒤 더 깊게 그 내용을 음미하며 생각(상상)하길 당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