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4

movie_오피스OFFICE





자주 놀랄만한 장면과 공포감이 느껴지는 영화이지만 이 시대의 직장인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현실의 어두운 장면들만을 보여줘서일까? 이 영화는 대한민국에서 그다지 많은 관객들의 이목을 끌지 못한 것으로 알고있다. '작은희망'이라도 영화에 담아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봤다. 하지만 한편으로 '작은희망'마저도 없는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야할 필요가 있는지도 모른다. '작은희망'마저도 없는 삶의 벼랑 끝에 섰음을 직면해야만 삶을 제대로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온몸에 차가운 두드러기가 날 정도로 침잠하는 마음을 애써 외면하고 싶었으나, 오히려 그 아픔이 현실을 직시하게 해준 덕분에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할지 각각의 개인들은 그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가 상당히 많은 의미들을 전달해 준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본 영화중 괜찮은 영화중 한편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사회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중에든, 무의식중에든 의식해야만한다. 타자의 시선 속에서 개인이 자유롭기란 쉽지 않다. 여기에 나를 바라보는 타자들과 내가 '경쟁'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서로 엮여있다면 자유롭기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상황에서 개인은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자신이 주체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에 비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같이 일하는 동료중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야하는 경쟁구조 속에서는 서로를 응원하고 협업할 수 있는 기회는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시대가 과거의 수직적구조와 중앙집중적구조에서 '수평적구조'와 '분산형구조'로 전환된다면 이야기는 다라지게 된다.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손을 잡고 나아갈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된다면 변화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인간다운 삶에 대해 숙고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무엇을 위해 내가 살고 있는지에 대해 자문하게 된 영화이기도 했다.
경쟁하기 앞서 한 개인은 이 세계에서 소중한 생명이자 인격체라는 사실을 다시금 가슴에 새기게 된다.
우린 제대론된 '진정한 의미의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서로 상생하는 경쟁에 대해 고민해봐야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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