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4

잠언집_ 고통을 체험하지 않았다면 -김수환 추기경

주님, 감사합니다. 고통을 체험하지 않았다면,

그 중에서도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한 까닭에 느끼는

인간적인 심한 고뇌를 몰랐다면

역경과 질병을 체험하지 않았다면

좌절을 맛보지 않았다면

자신에게서 벗어나 당신을 찾으려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주님!

실패를 통하여 놀라움 속에서

저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당신의 세계와 저의 가난을 잘 알았습니다.

당신이 이끄시는 대로 나를 감싸는 당신 섭리에 신뢰하여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해 주십시오.



-김수환 추기경-
[출처:'바보가 바보 들에게:김수환 추기경 잠언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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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뜻한 대로 인생이 잘 풀리기만을 바라지 말라는... 그 위기 속에서 다시금 나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과정에서 맞이하는 위기들은 부정적 가치보다는 긍적적인 가치들을 많이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내가 내 삶에서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나도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내 삶에서 나름 원칙으로 삼고 있는 건 '삶의 긍정성', '작은 희망에서부터', 그리고 '올바름'에 대한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운명도 내가 선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_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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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따뜻함을 품어 본 적이 있을까?
나 자신에 대한 따뜻함, 그것을 바탕으로하여 타인에 대한 따뜻함을 품는 것. 나를 진정 사랑하지 못하면, 타인을 진정 사랑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타심 또한 나를 위해 갖는 마음일 것이다. 자기애...나를 사랑하게 되면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이 감사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감사하고 또 사랑하는 그 사람을 낳아주신 부모님이 감사하고...더 나아가 내가 살고 있는 사회 그리고 나라에 감사하게되는 게 아닐런지...


2014-02-23

book 둔감력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얼마 전 영화<관상>에서 '나는 파도만 봤지, 그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보지 못했소'라는 대사가 인상 깊었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도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둔감'이라는 것도 어느 시대에 둔감력이 위치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게 아닌가 싶다. 과거 농경, 산업시대에서의 둔감함은 부정적인 가치가 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둔감은 긍정적인 가치일 수도 있다. 그 만큼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활하는 환경이 불필요한 곳에서까지 민감함을 요구하고 있기에 오히려 둔감함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런지... 어쩌면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굳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둔감하게 지나쳐도 될 상황들을 자주 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질적, 정신적인 면에서 너무나 풍족한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급기야 이런 상황이 포화상태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

'통찰을 발휘하여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자'

개인적으로 과거부터 계속 생각하며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덕목이다. 특히 '나쁜습관'과 '불필요한 생각'을 버리는 게 매우 중요한 것 같다. <<둔감력>>이라는 책에서도 궁극적으로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건 '본인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는 수 많은 생각들 중 정작 본질적으로 중요한 생각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따져보면 그 의미는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의 1/3 정도는 여성의 '긍정적 둔감력'과 '남녀의 사랑'에 대해 서술하고 있었다. 그 만큼 사랑이라는 영역에서도 '긍적적 둔감력'이 중요하게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민감함을 버리라고는 말하진 않는다. 민감함이 필요할 때는 반드시 발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균형Balance이 중요하다는 의미.

책의 분량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짧게 각 주제들이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읽어도 될 것이다. 책 내용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매번 생각했던 '생각을 정리'하는 것에 대한 고민들에 대한 실마리를 얻는데 도움이 됐다.


2014-02-22

시_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자 Who never ate with tears his bread -괴테Goethe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자

                              -괴테-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자
슬픈 밤을 한 번이라도
침상에서 울며 지새운 적이 없는 자,

그는 당신을 알지 못하오니, 하늘의 권능이시여.

당신을 통하여 삶의 길을 우리는 얻었고

불쌍한 죽을 자들 타락케 하시어
고통 속에 버리셨으되,

그럼에도 저희는 죄값을 치르게 됩니다.



Who never ate with tears his bread

      -Johann Wolfgang von Goethe-

 

Who never ate with tears his bread,
Who never through night's heavy hours
Sat weeping on his lonely bed,
He knows you not, ye heavenly powers!

Through you the paths of life we gain,

Ye let poor mortals go astray,
And then abandon them to pain,
E'en here the penalty we p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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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의 다양한 경험들 속에 본질적으로 고통이 내포되어 있지 않다면,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여 봤자. 고통이 있는 사람은 상대의 반응이 진심어린 공감에서 나온 것인지 금세 알아차린다. 인간 삶에 있어 고통은 행복을 더 강렬하게 느낄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중요한 전제조건은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고통을 외면한 삶에서 긍정적인 열매들이 맺힐 가능성이 얼마나 될 것인가? 어둠이 강하면 강할수록 작은 즐거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삶 속에서 (개인적 기준에서의) 즐거운 감정들을 더 많이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최선을 다해 그 고난들에 직면하는 삶이 밑바탕이 되어야할 것이다.


book 아웃라이어 OUTLIERS -말콤 글래드웰 지음





타인의 성공을 바라볼 때, 일반적인 사람들은 대부분 '눈에 보이는 것들'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물론 가시적 원인들이 그 사람의 성공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어쩌면 비가시적요인(Not See)들에 의한 게 아닐까? 즉, 나의 노력이나 여러 제반상황도 중요하지만, (내 의도와는 상관없는)내가 태어난 시대, 내가 태어난 장소, 그리고 내가 사회로부터 받게된 여러 기회들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이 책은 이 점에 대해서 독자에게 더욱 심도있는 고민 주제들을 던져주고 있다. 흔히 사회적 기준에서 성공을 거머쥔 사람들의 보이지 않았던 본질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서 스티브잡스Steve Job의 성공에 대해 언급된다. 잡스는 운 좋게도 초기 IT가 활황을 시작하려던 시기에 태어났으며, 잡스가 살던 동네는 HP(휴렛패커드)직원들이 살던 동네라 어릴적부터 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리고 (잡스의 자서전을 읽어보면) 잡스는 비록 입양(adoption)이 되었고, 젊은 시절에 가난한 삶을 살았지만, 그를 입양한 부모는 잡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입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가 어떤 부모에게서 어떤 감정적 교류를 하며(물론 친부모로부터 양육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살아왔는지가 아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잡스는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출생의 고민 때문에 선불교에 관심을 가진 것 같다. 입양되었다는 사실이 스티브잡스에게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긍정적 요인도 함께 내포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는 선불교에 심취한 덕분에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서 혁신적인 창조물들을 만들어 냈을 것이라 추측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는 보고싶은 것만 보려하는지도 모른다. "현실을 냉정히 직시해야 희망도 품을 수 있습니다" 언젠가 누가 했던 말이 여전히 뇌리를 스친다. 학창시절, 돈이 없어서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해 보자. 절대적 관점이 아니라 상대적 관점에서 말이다. 두 경우의 변수가 경제적인 부분뿐이라면 냉정히 말해 누가 더 사회적 기준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을까?......

 현실을 먼저 직시해야 미래에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대략 예측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최선을 다해보자'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게 아닐까? 무턱댄 긍정은 독약일 수도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미래라는 건 정말 예측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여전히 희망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현실이 그토록 냉혹할지라도 작은희망을 품고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인간의 열정이 더욱 중요하다.

냉정히 현실을 직시할 수 있을 때, 진정 희망과 열정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2014-02-21

시_ 내꺼 -김선우

내꺼

                                 -김선우- 


젊은 여자 개그맨이 TV에서 연애시절 받은 편지를 읽는다 
편지는 이렇게 끝난다 '니꺼가' 
세 음절의 그 말을 힘주어 읽은 후 어깨를 편다 젊은 남자 가수가 
노래를 한다 밥을 먹다가 나는 숟가락을 입에 문 채 멍해진다 
'내꺼 중에 최고'가 노래 제목이다 내꺼 중에 최고…... 

보채는 당신에게 나는 끝내 이 말을 해주지 않는다
'누구꺼? 당신꺼 내꺼' 
이 모든 소유격에 숨어 있는 마음의 그림자 노동, 
그게 싫어, 라고 말하려다 관둔다 내가 좀더 현명하다면 
'당신꺼'라고 편안히 말해줄 수도 있을 텐데 여인을 업어 
강을 건네준 후 여인을 잊어버린 구도자의 자유자재처럼 
모두에게 속하고 어디에도 영원히 속할 수 없는 말이야 
천만번 못 하겠는가 내 마음이 당신을 이리 사랑하는데 
그런데도 나는 '당신꺼'라고 말하지 않는다 
햇살을 곰곰이 빗기면서 매일 다시 생각해도 
당신이 어떻게 내 것인가 햇살이 공기가 대지가 어떻게, 
내 것이 아닌 당신을 나는 오늘도 다만 사랑한다…... 



-출처: 시집<나의 무한한 혁명에게>(창비,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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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누군가 혼인을 앞두고 1+1=1이라는 글을 올린 걸 보고 마음이 무거웠던 기억이 있다. '왜 1인가? 2또는 그 이외의 숫자가 나와야하는 거 아닌가?'

물론 사람마다의 관점은 다르니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난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고 싶지만, 그 욕구를 내려놓고 사랑하는 사람을 자유롭게 해주려는 노력"이라고 어느 누군가했던 말이 떠오른다.


book 뇌력혁명 -이시형 지음





몸은 육체가 피로하면 자연스럽게 휴식을 통해 피로를 회복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인간의 뇌는 조금씩 쌓여가는 피로를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뇌에 피로가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 큰 덩어리를 이루게 되면 인간의 몸에 치명적인 질병들을 야기 시킨다는 게 저자의 생각인 듯했다.

옛날이라면 독기를 뿜으며 책상 앞에 앉아 공부하는 학생에게 감동과 찬사를 보냈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꼭 맞다고만 할 수 있을까?라며 저자는 의문을 갖는다. 왜냐하면 지나치게 억지로 참으며 무언가를 하게되면 뇌에 엄청난 피로가 누적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즐기면서 적당히 열심히 하는 게 좋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내 생각에 "즐긴다"가 핵심단어였다. 사회가 만든 구조에서 줄서기위한 스펙 쌓기가 아니라 나 개인의 재능을 고려해서 뭔가에 열정을 뿜으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즐긴다"라는 의미는 지나치게 신피질의 영역인 이성적 생각만이 아니라 구피질에 해당하는 인간의 본성이자 감성적인 부분을 중요시 해야한다는 의미였다.

다니엘 핑크의  책<<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저자도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를 인용함). '과거가 지식노동자에 의한 이성적 사고를 필요로하는 좌뇌에 집중된 시대였다면, 이제 통섭과 감정적 영역인 우뇌에 관심을 가져야할 미래가 온다'...지난 시간 그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본능을 돌보지 못하고 이성에만 치우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겼게 살아왔다는 의미 아닐까?

이 책에서도 여전히 "마음"에 대한 부분을 중요시한다. 긍정적인 마음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부분에서부터 대부분의 우리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럼 어떻게 긍정적인 마음을 낼 것인가?...여기서 각 개인의 다양한 노력들이 필요한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에 그 노력의 시발점은 각 개인의 어릴적 환경으로 회귀해야할 것이라 생각한다. 더 정확히 말해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때부터 시작되어야할 것 같다. 어머니가 임신했을 때 어떤 마음 상태였는지, 그리고 세상에 태어나서 3년 정도가 될 때까지 어떤 가정환경에서 지냈는지를 살펴봐야 할것 같다. 기억에 별로 남아있지 않은 어린시절의 환경이 인간의 무의식과 감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의 반응은 각기 다르다. 좋지 않은 상황이어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다'라는 무턱댄 믿음이 긍정의 세계로 이끌까? 내 생각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먼저 내가 왜 그 상황을 그렇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이치를 알아야 할 것 같다. 그런 다음에서야 비로소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순서가 전개되야지 않을까? 지금은 이성으로 어릴적 아픔을 가둬둘 수 있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언젠가 몸 상태가 안 좋아 무의식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될 때...그 때는 예측할 수 없는 폭풍이 몰아칠 가능성이 클지도 모른다. 더욱이 대한민국은 '압축성장'의 긍정적 측면 뒤에 숨어있는 부정적인 결과물들이 많은 것 같다. 바쁘게만 살다보니 정작 자신의 마음을 돌볼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그 부정적 결과물들이 지금 서서히 수면 위에 드러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금방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시간이 필요하다. 더 급박한 건 아직 우린 그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이미 출발선이 다른데, 그걸 인식하지 못하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무작정 열심히만 산다는 것...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니 어쩌면 제대로 출발조차 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사회가 정치가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개인 각자의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movie_ KINSEY 킨제이 보고서





인간 개개인이 다양하게 느끼는 성적 욕망, 그리고 그 욕망과 사회적 규제와의 끊임없는 충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다. 인간의 역사에서 '탐욕'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그 탐욕이라는 것을 진지하게 대면해야할 필요가 있다. 탐욕을 시기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면 긍정적이지 않은 결과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아직은 성sex에 대해서 나도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에게 있어 성sex이 하나의 중요한 요소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 그래서 그것들에 대해 알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성의 역사를 통해서 삶의 지혜를 얻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개인적인 생각에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섹스는 지양하는 게 좋다고 본다. 정신적, 육체적 사랑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서로에게 긍정적일 것 같다. 물론, 각 개인들의 가치관에 반기를 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전적으로 내 생각일 뿐이다. 섹스는 진정한 사랑이라는 영역에서 필요한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진정한 사랑에서 섹스 이외에도 필요한 것들에 대해 찾아봐야하지 않을지...

섹스라는 주제를 이제는 서로 농담의 영역에서 다뤄야 할 것이 아니라, 서로가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소통하면서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지...일단은 건강한 성문화가 정착되고 이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성sex이 여러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


시_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영혼을 위하여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거리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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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지를 묻는 느낌이 들었다. 현실에만 초점을 맞출 것인가 아니면 소수의 선택일 수 있지만, 이상을 꿈꾸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것인가? 어쩌면 나는 후자가 아닐지 생각해봤다. 그래도 이뤄질 수 없는 세상일 수 있지만, 생각이라도 가지고 있는 게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그리고 직면하는 것에 대해서도 나를 일깨우는 것 같았다.



book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권_2권 -박경철 지음






시골의사라는 필명이 우리사회에 큰 이슈로 대두되었던 이유는 그의 주식투자가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리면서였다. 대부분 이런 경력이 인정되면 투자서를 먼저 출간하여 자신의 유명세를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할텐데, 그는 어찌된 일인지 자신이 의사로서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한 책을 먼저 출간했다. 이 점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왜 그는 지금 나보다 더 힘들어 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그들과 공존하라고 말하는 것일까?'였다. 저자는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책에서 어려운 기호를 써가며 여러 사람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이야기 속에 숨겨진 의미들을 이해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이 책의 2권에서 저자는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면서 이 책에 나와있는 사연들에 대해 "~당신은 참 특이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군.~" 이나 "~그거 진짜 실화야? 이야기가 너무 기구하잖아.~"라면서 오독(誤讀)하지 않기를 당부하고 있었다.

나보다 불행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상대적 불행을 통한 우월감을 느끼며 자신을 위로하는 것은 아닐까? 결국 이런 생각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과 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유리막을 설치하는 것은 아닐까? "~남의 이야기는 본 대로 들은 대로 담담하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막상 그것이 내 이야기라면 입장은 달라진다.~" 라고 저자가 한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는 아마도 책 속에 나와 있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상대적 관점에서 '내가 그나마 낫다'라는 안도감을 느낄 게 아니라, '어쩌면 저것이 내 인생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깨우침을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지 생각했다. 또한 지금 자신들의 경험들이 이야기 형식으로 아름다운 미사여구들을 걸치게 되면 그 또한 대중의 이목을 끌게되는 이야기로 재탄생될 수 있음을 넌지시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많은 눈물을 흘렸다. 어떤 경우에는 눈물이 하염없이 계속 나와 나 자신을 어찌할 수 없을 경우도 있었다. 이 책을 꼭 읽을 필요는 없다. 이런 류의 책은 어디에나 있으니깐. 중요한 건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이미 자신의 삶 자체가 이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의 주인공일 수도 있다.

이 책의 후기를 정성들여 남기는 이유도 어쩌면 나 자신의 기억을 더욱 강화시켜 행동에 옮기기 위한 암묵적 강제가 담겨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을 돕는다는 말은 아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싶다는 의미이다.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정도의 자비심과 사랑을 나는 아직은 가지고 있지 못하다.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