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17

fiction_인문학 체력과 노동의 미래

얼마 전 인성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 IoT)과 관련한 어느 스타트업 회사에 지원했다. 자신이 전공한 부문은 스타트업에서 거의 채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영역이더라도 해볼 만한 직종을 골라 지원했던 것이다. 실무적인 경험이 부족한 게 사실이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배우고자하는 열망이 더 앞섰기 때문에 지원을 결정하게 된 것이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자유양식인데, 어떻게 내 이야기를 쓰지?'

지난 시간 인성은 취업준비를 하던중 오랜 세월동안 쌓여온 삶에 대한 의문이 대폭발을 하는 경험때문에 잠시 취업을 미루고 삶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일 삶을 마감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최소 60세까지 삶을 지속한다고 할때, '어떻게 살까?'라는 물음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취업과는 관계없는 '인간의 삶'에 대해 직간접적인 체험을 하게된다. 덕분에 인성이 잃은 게 있었다. 취업준비가 유보되었고, 취업을 했다면 경험할 수 있었을 전공과 관련한 실무경험이 부족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았지만, 인성 혼자서는 대견함과 뿌뜻함을 느끼게 했던 열매가 있었다. '인문학 체력'을 기를 수 있었던 것. 인성 본인의 삶에서 시작한 삶에 대한 성찰은 그 범주를 넓혀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체력을 기르게 해준 것이었다.

'그래, 지금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점은 '인문학 체력'인 것 같아.'

인성은 (자유형식의) 이력서&자기소개서에 '인문학 체력'이 튼튼하다는 사실을 한 편의 이야기로 써내려갔다. 대부분의 스타트업회사들은 인성의 지원서에 대해 '다음 기회에 인연이 되면 좋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그런데 어느 날, 인성은  이번에도 '다음 기회에 인연이 되면 좋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받게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 형식상 보낸 메일과 달리 안에 담긴 문맥상 내용은 인성의 '인문학 체력'을 매우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최인성씨000입니다. 먼저 000이 아직 작고 어려운 회사임에도 최인성씨께서 관심을 가져주신 것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금번 사원모집을 통해 000으로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저희는 최인성씨의 인문학 체력을 높게 평가하였습니다저희에게 꼭 필요한 인재 일 수 있다고도 생각했습니다하지만 (내부적으로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저희는 조금 더 마케팅에 경험이 있으신 분을 모셔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000은 아직 주로 개발자들로 구성되어 있어 처음 마케팅을 진행 할 때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멤버가 없습니다개발자를 새로 뽑을 경우 내부 교육을 통해 역량을 키워 줄 수 있으므로 신입을 뽑을 수 있는것과는 달라서 조금 더 경력있는 분을 모시고 싶어 했던 것을 이해 부탁 드립니다 다시 한번 000에 보내주신 관심과 애정에 감사드리며,다음 기회에 더 좋은 인연으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000 드림   



오히려 인성은 소중한 답변을 보내준 어느 스타트업 관계자에게 감사한 마음에 고개가 숙여졌다. 인성도 진심을 담아 짧게 답변을 적었다.


답변 감사합니다.
‘인문학 체력’을 긍정적으로 이해해주신 점도 감사드립니다.
000의 튼튼한 발전을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록 실무경험이 부족한 인성이었지만, 내면의 바탕을 이루는 '인문학 체력'에 더 큰 긍정을 느끼게 된다. '그래, 지각인생일 수도 있지만, 지난 시간동안 쌓아온 인문정신이 분명히 언젠가는 삶에 큰 동력을 줄 것이야, 어쩌면 지금 그 힘이 나를 일으켜 세우고 있는지도 몰라. 이젠 전공과 관련한 실무경험을 열심히 쌓는 거야!'

고독과 함께하는 인생 여정에서 인성은 여전히 오늘도 뚜벅뚜벅 목적지를 바라보며, 때론 그 목적지를 상황에 따라 적절히 수정하며 걸어나가고 있다.


2015-08-08

book_거의 모든 IT의 역사-정지훈 지음





IT의 역사를 통해 미래를 통찰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이 도움을 줄 것 같다. 그리고 '혁신'이 탄생하는 과정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결국 '혁신'은 지금까지 아무런 의심없이 간주되었던 구조를 한 순간에 뒤집을 수 있는 힘과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철학을 바탕으로 '혁신'할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 책이 잘 소개하고 있었다. 한 번의 혁신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을 응시하며 계속 혁신하기 위한 지혜를 얻는데도 이 책이 실마리를 던져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전문용어들이 자주 나오긴 하지만 IT역사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데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을 바라봐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책의 서두에 소개된 한 문장이다. 개인적으로 이 문장에는 엄청난 통찰과 지혜가 담겨있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인간'을 바탕에 둔 IT의 역사일 경우에만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을 이해함을 기본 전제에 두고 IT에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마치 그냥 학문으로 배우는 것에서 끝나는 것과 배운 것을 인간의 삶에서 적시적소에 활용하는 것과의 차이일 것이다. IT를 사용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선물하고,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이뤄진 다음에야 IT에 접목하여 무엇인가를 융합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인문학이 중요하지 않을까?
현재의 시장논리 대로라면 각 대학의 인문학과들은 굳이 필요하지 않다. 이런 논리로 한국은 인문과 관련된 부문을 축소하거나 없애는 추세다. 개인적으로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결과를 내느냐 못내느냐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무지에서 발병하는 실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문이 각 개인의 사고체계에 바탕이 된 뒤에야 다양한 학문들에 대한 접근이 더 용이할 것인데, 아직 이에 대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사실들에 기만당하지 않고 '진실'을 볼 수 있는 통찰을 얻는데 '인문'이 실마리를 던져줄 수 있지 않을까?

IT의 역사에 대해 탐구하고 싶은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임은 확실하다. 책을 통해 우리가 흔히 들었던 빌게이츠, 스티브잡스, 세르게이브린, 레리페이지 등등의 이름들이 수면위에 나타나기 까지 그 아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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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상품 하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인재와 기술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운도 필요하다는 것을 비지캘크와 애플II가 보여주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권력을 몇 개 회사가 아니라 대중이 갖는 인터넷 민주주의가 태동하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러한 사례는 오픈소스 혁명이 단순한 사회현상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 혁신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처럼 현재의 수익모델 때문에 진정으로 중요한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커다란 기회를 날려버린 사례가 너무나 많다. 혁신의 시기에 자신의 밥그릇만 지키려고 하는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야후가 너무나 잘 증명해주었다.~

~훌륭한 군주 밑에 훌륭한 장수가 모이듯이 훌륭한 기업문화 밑에 훌륭한 인재가 모이는 법이다.~

~조나단 아이브와 그의 디자이너팀은 위계질서보다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문화 속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구글 창업자들은 순수한 검색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것을 믿었다. 수익은 그 다음 문제였다. 검색을 훼손하는 그 어떤 상용화도 받아들일 마음이 없었다. 그 순수한 정신 덕에 구글 검색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고, 후에 보상을 받게 된다.~

~구글을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이유는 그들이 광고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앞으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이스페이스의 실패와 페이스북의 성공은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자신만의 세계에서 외부와의 협업보다 돈만 요구하는 과거지향적인 회사는 오래갈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사용자 경험을 뒷전으로 하고 비즈니스와 돈만 밝히는 시도를 하면 결국 오래가지 못하고 실패하는 사례를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인터넷 세상은 변화가 무쌍해서 훌륭한 장수로 성장할지 아니면 잠시 이름을 날리고 말지는 매일매일 어떻게 혁신하느냐에 달려있는 무서운 곳이다. 하지만 살아남은 자들은 대부분 꿈을꾸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자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객중심적인 사고를 하면서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는 것이 기술을 축적하는 것에 앞서는 첫 번째 덕목이 아닐까?~

~미래의 인터넷은 인간중심의 소셜 웹이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고객들은 제품 내부에 들어있는 부품을 사는 것이 아니다. 해당 제품이나 제품군들을 구매함으로써 도대체 어떤 가치를 내가 느끼고 소비할 수 있는가에 질문을 던진다. 이런 철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신기술이 새로 들어간 혁신적인 제품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애플을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

~미래는 흐름을 읽고 이를 준비하는 자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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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0

book_그림 속 경제학-문소영 지음




<서양미술사>에 약간의 관심을 가졌던 분들이라면 이 책에서 소개되는 그림들은 익숙할 것이다. 인류역사의 흐름에서 '예술'과 '경제'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또한 각 시대의 철학적 '사유'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소개되어 있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서양미술사>와 관련된 책을 읽어보신 분들에게는 그다지 큰 영감을 전달해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이미 <서양미술사>에서 소개되는 그 시대의 철학적 '사유'과 기본적인 경제적 상황을 알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에서 소개되는 경제학과 관련된 내용은 특별하게 느껴질 것 같진 않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학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생소할 수 있겠으나 책을 독해해 나가는데는 크게 지장을 준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래도 현재의 자본주의시대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제'라는 영역을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예술'과 융합하려고한 저자의 시도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생소한 시도였기에 본인이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book_THE END OF WORK 노동의 종말- Jeremy Rifkin 제러미 리프킨


 노동의 종말 THE END OF WORK-제러미 리프킨 Jeremy Rifkin 지음
Copyright 1996 by Minumsa Publishing Co., Ltd.
Original English language edition Copy right 1995 by Jeremy Rifkin



지금은 2015년도, <<노동의 종말>>이 출간된 해는 1995년도,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을 기억하며 이 책을 읽었다. 그렇기 때문에 책에서 이야기하는 '지식'을 바탕으로하는 '전문가'와 관련한 업무에 대해서는 20년이라는 차이를 염두에 두고 읽어야할 필요가 있었다. 왜냐하면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고 암기된 지식으로 실생활에서 활용하던 것을 어느새 컴퓨터라는 녀석이 대체하고 있는 게 2015년 '현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노동시장에 대해 궁금한 분들과 더불어 '일work'이라는 주제에 관심있는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내용들이 많이 담겨있다. 다만, 저자가 다소 미래를 부정적인 논조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미래의 부정성을 독자들의 '의지'로 굳건하게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저자가 바라보는 미래노동시장의 모습은 미래를 준비한 사람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책을 덮으며 들었던 생각은 사회가 일반 개개인에 주입한 (타인의 시선에서의) 좋은 직업이 아니라, 개인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직업을 선택해야할 필요성이 있음을 느꼈다. 앞으로 나와 우리가 맞이 하게될 미래는 어느 정도 '본질적'인 흐름은 예측가능할지 몰라도 그 변화의 속도는 과거와 매우 다르게 빨라질 것이기에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혼란스런 상황에서 긍정적으로 우리에게 던져지는 질문이 고개를 내민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work, 그리고 그것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 일work!'
이 물음을 필연적으로 던져야하는 게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지혜가 아닐까싶다. 더욱더 인간 본연이 해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할 시점이라는 의미이다. 이에 대한 증거는 우리 주변에 무수히 널려있다. 마트의 무인계산대는 점점 늘어나는 동시에 계산원의 고용률은 줄어든다. 주차장의 주차시스템은 벌써 컴퓨터시스템에게 주도권을 넘겨주었다. 일본에서는 여러나라의 언어를 구사하는 로봇이 고객들에게 기본적인 안내를 해준다. 무인자동차가 등장해서 여러 실험을 하고 있다. 사실(fact)을 바탕으로 컴퓨터가 기사를 작성한다. (인공지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모르지만)과거의 누적데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결과물을 산출한다. 도서관 도서 대출시스템도 자동화가 이뤄졌다....등등. 이런 여러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자본가와 기업의 입장에서는 굳이 노동자를 많이 고용하여 회사를 운영해야할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노동조합을 세우지 않으면서 24시간 일을 시킬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비하면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흐름의 과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지 모른다. 이미 또 다른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기계가 인간의 일work을 대체하면서 무방비 상태로 시장에 나와버린 노동자가 가질 수 있는 일work은 비숙련노동일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 발전할 산업의 경우는 어느 정도의 교육이 필요한데, 무방비상태로 시장에 방출되어버린 노동력이 미래산업과 관련된 시장에 투입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제3부문으로써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에 대한 정부의 정책지원과 기업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여러 세제혜택을 기반으로 정부가 어떤 복지정책을 입안하여 실행해야할지도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의 심성에 내재된 선과 악을 놓고 봤을 때, 미래가 부정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러 군중의 힘이 모아져 협업과 공존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개인의 삶을 놓고 봤을 때, 현실을 냉혹하게 직면할 필요를 느꼈다.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전제를 놓고 보았을 때, 그렇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주변의 이웃을 돌아보며 살아야하는 것은 사회가 준 기회에 대한 응당의 의무이다. 이런 의무를 기억하며 좀 더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자한다면 고민의 깊이가 더욱 깊어지고, 또한 실행의 연속성 상에서 삶을 살아가야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 누군가들보다 앞서갈 수 있는 것이다.

사랑...행복...
사랑과 행복에 대한 가치가 더욱 커질 것 같다.
과거의 문명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에게는 시간(Time)의 부족으로 삶을 성찰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게 사실이다. 또한 현재의 경제적인 여러 문제들이 혼재되어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은 사치로 느껴질지 모른다. 부채에 허덕이며 본인과 가족의 삶까지 끌려가는 어두운 미래가 연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냥' 열심히 사는 것으론 앞으로의 미래에 대비할 수 없다. 그 '열심'이라는 피와 땀이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방향성을 잃어버린 노력은 '성실성'에서는 긍정적일지 모르지만, 인간을 무의식중에 기계화적 존재로 전락시켜버릴 우려를 내포하고 있다.

저자는 이미 발전한 농업혁명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경작의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유전자를 재배합하여 새로운 농산물을 만들어내는 GMO식품에 대한 이야기였다. 과학기술이 인간이 먹는 음식(Food)에 까지 영역을 넓혀 창조력을 발휘하는 게 긍정적인지에 대한 고민이 드는 게 사실이다. 생협의 식재료를 자주 이용하는 본인으로서는 인간이 먹는 음식들에 대해 가볍게 대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매일 먹는다. 매일 먹는 음식에 중대한 문제가 아니더라도 '작은'문제가 있게되면, 그 매일 섭취하는 음식으로 인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과연 우리는 어떤 노동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인가?
기계(컴퓨터)가 쉽게 인간을 대체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에 대한 깊은 관심과 탐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모두의 과제일 것이다.
아마도 이런 고민을 하며 실행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미래에 분명 다른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리학 특히 신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동진(가명)은 얼마 전 20대 초반의 여성인 예주(가명)씨와 잠시 대화를 했다.

가끔씩 지나치며 눈인사를 하던 사이였는데, 우연한 기회에 한 소녀의 이야기를 듣게됐던 것이다. 동진은 평소 예주씨의 모습에서 지나칠 정도의 쾌활함과 웃음을 느꼈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은 예주씨의 웃음을 통해 그 소녀를 소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겉은 쾌활해보였으나 예주씨의 눈망울은 웃음 뒤에 숨어 차가운 냉기를 머금고 있었다. 동진은 어렴풋하게 소녀의 이야기가 예측되긴 했으나 듣고 싶지 않은 충동에 몸부림쳤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들어봤자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진 않기 때문에...

"얼마 전부터 독립해서 따로 혼자 살아요" 예주는 여전히 쾌활한 웃음을 머금으며 자신이 부모에게 독립된 존재라는 사실을 즐거워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단하네요, 그 나이에 부모에게 독립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진정 예주씨는 자신의 삶을 주인으로 사시는 듯하네요"라고 동진은 대답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예주의 대답에서부터 동진은 그녀의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짙은 먹구름을 느끼기 시작했다.

"부모님들은 예주씨가 독립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셨나요?"라고 동지은 예주에게 물었다. 단순하게 상황을 나눠보면 (특별한 경우)부모님의 적극적인 응원과 긍정에 힘입어 독립을 한 경우에는 이 물음에 대해 소위 쿨한 대답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보통 부모와 사이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각기 다양한 형태로 부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예주씨의 대답에서 '독립'은 긍정성보다는 '부정성'이 내포되어 동진의 가슴을 울렸다. "그냥 집보다는 밖에 나와서 혼자 살고 싶었어요"라고 예주가 대답했다. 대답을 하는 예주의 표정과 어조에선 집이 싫어서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하고 달려나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로부터의 도피가 예주에게서 느껴졌던 것이다.

이 때까진 그 어둠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동진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어둠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한 청춘이 독립을 했다면 분명 무언가를 하고자하는 뜻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동진은 한창 꽃을 피울 청춘인 그녀에게 "앞으로 뭐하고 싶어요?"라고 물었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싶어요. 특히 신학을 깊게 공부하고 싶어요"라고 예주는 말했다. 동진은 순간적으로 '심리학'보다는 '신학'이라는 단어가 예주씨가 더 중요시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도 '신학'을 먼저 말하기 보단 '심리학'이라는 단어로 여러 대중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그녀 나름의 방법을 동원한 듯했다.

'뭐지...이 이상한 느낌은... 신학을 공부하는 건 좋은데, 너무 시야가 좁아지는 느낌...' 잠시 동진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예주는 '심리학'보다는 '신학'이야기를 동진에게 하기 시작했다. "저는 책을 잘 안 읽는데요, 어느 날 성경을 읽으니 너무 잘 읽혀서 성경을 모두 읽었어요..." 예주는 동진을 신학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이며 청산유수처럼 이야기를 시작했다. 순간 180도 달라진 예주의 눈망울을 보며 동진은 먹먹해지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예주의 이야기를 들었다.

"예주씨 부모님들도 절실한 기독교 신자이신가요?" 동진이 예주에게 물었다. "아니요. 집에선 저만 믿고 있어요." 예주가 대답했다. "......그럼...종교적인 문제로 부모님들과의 의견차이가 좀 있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그래서 독립해서 혼자 살고 있어요..."

이런 상황만을 놓고 봤을 땐, 단순히 가족간에 종교적인 다양성의 차이로 인해 이런 상황이 만들어 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곰곰이 잘 생각하여 그 이면을 바라보게 되면 단순하게도 이미 우리가 알고 있지만, 애써 외면하려하는 바로 그것이 중요한 이유로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행복...사랑...가족...

특별히 종교가 없다는 동진의 이야기를 들은 예주는 계속해서 자신이 믿고 있는 믿음을 동진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동진은 예주의 눈 속에 비친 사악한 그 무언가를 자신이 빼내주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졌다. 동진이 처음 예주가 '삶의 주인으로 산다'라고 생각했던 게 틀렸던 것이다. 예주는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겪은 아픔을 어느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했고, 그녀 나름 찾았던 존재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 존재에 대한 갈망이었던 것 같았다.

동진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신학도 공부하면서 예술, 철학, 인문, 사회, 역사 등에 대해서도 같이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떤가요? 신학만 공부하는 건 20대에 너무 한 곳만 향하는 느낌이 들어요..." "다른 사람들도 저에게 동진씨가 했던 이야기를 했어요..." 예주가 대답했다. 예주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한 이야기를 동진에게도 듣는 다는건 이미 예주씨의 귀에는 동진과 그 외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 만큼 아픔이 있었고, 그 만큼 자신의 마음을 닫아버렸던 것이다.

입을 다물고 한 참 생각에 잠기던 동진은 예주에게 결정적인 질문을 한다.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예주씨가 보아온 부모님들의 뒷모습은 어떠셨어요?" 마치 자신의 아픔을 알아봐달라 애절하게 눈빛을 보냈는데, 알아봐 주어서 고맙다는 표정을 지으며 예주는 이야기 했다. "부모님은 이혼하셨어요. 언니와 저 엄마가 함께 살고 있고 아버지는 가끔씩 저만 만나요... 언니는 어릴적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리는 모습을 자주 봐서 지금은 아버지를 만나길 싫어해요. 저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 크게 아버지에 대한 나쁜 감정이 없어서 가끔씩 만나긴 해요. 그런데 과거 이야기를  꺼낼라치면 아버지가 이야기하지 말라해서 마음이 좋진 않아요..."

애써 웃는 그녀에게 동진은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알수 없었다. 이미 예주는 자신이 뛰어넘어야할 그 무엇이 무언지 알고 있지만, 제대로 직면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그 무엇에 대한 절실한 믿음만 가지면 자신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했다. 그 믿음이 동진의 가슴을 무겁게 했다.

"예주씨 '진정한'사람을 만나 '사랑'을 해보는 건 어때요?" "별로에요. 저에게 오는 남자들을 향해 이미 철벽수비를 하고 있어요..." 동진은 더욱 무거워지는 가슴을 달래야만 했다.

"제 생각이 틀릴수도 있지만, 제가 예주씨에게 한 마디 해드려도 될까요?" "예, 해주세요"
"아마 계속 힘들거예요. 아마...행복해지기 어려울거예요. 행복해지려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할 거예요..." 동진은 예주씨가 상황에 직면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예주씨가 뛰어넘어야할 그 녀석이 어떤 존재인지 바라보게 해주고 싶었다.

"제가 예주씨 손등을 살짝 만져도 될까요?" 동진은 이야기했다. "예"
동진은 예주씨의 손등을 살짝 꼬집었다. 적당한 고통을 느낄 정도로 꼬집자 예주씨가 그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예주씨 지금 고통이 느껴지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실 건가요?" 동진은 마지막 물음을 예주에게 던지며 언제가 될진 모르는 작별을 고했다.

떠나는 예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굳게 입술은 다문 동진은 예주씨가 '삶의 주인'으로 살길 응원했다.


2015-07-07

Thinkings 생각들


-각기 다양한 사람들, 그런 다양성이 인정되고 존중되는 분위기...그러나 그 다양성에도 인간과 인간 사이에 지켜야할 기본적인 예의가 필요한지도... 그런데 어디까지 존중되어야할 다양성인지 균형 잡기가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I have been studying Humanities, Art, Philosophy, History, Classical Literature, Science of  ICT. Especially, I think  that Art is important.

-Start ups emphasis innovative and creation. But the slogan may reflect the complex. Truly, do they want innovative and creation?

-What is the Mob Psychology?

-Balance of the good and the evil. Does the good only survive? Does the evil only survive? What is the good and the evil?


돈을 대하는 태도

"옛날에는 100만원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

언젠가 어떤 분께서 몇 천원하는 물건을 구매하시며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현재에 존재하는 인간이 '과거'를 추억한다는 것은 '현재'가 '과거'보다 못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분의 '과거'에 대한 추억은 종종 돈을 가볍게 여겼다는 표현으로 반복되었다. 아무리 과거가 화려했을지라도 '현재'가 불행하다면 그것은 그다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삶이 아닐 것이다.

경제적으로 넉넉할 때는 미래를 대비하여 적당량을 저장하고, 나중에 경제적 문제가 생겼을 때 과거에 비축해둔 자금을 사용하는 게 장기적인 인생 설계에서 긍정적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상 그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미래에 각자의 삶을 집중하는 것도 주의해야할 것이다.

'돈이 많다고 펑펑 쓰면 안되겠구나...어쩌면 경제적으로 풍족할 때 더 조심히 돈을 써야겠구나...'라는 생각... 타인의 불행을 통해 삶을 배우는 게 안타깝지만...

그래선지 과거에 어디선가 들었던 이 말에 더욱 큰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돈을 쓸 때는 부자의 마음이 아니라, 빈자의 마음을 염두에 두고 돈을 써야 별 탈이 없다.~"

대한민국 경제에 밀려오는 먹구름을 염두에 둔다면,
한 번쯤 깊게 생각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2015-06-27

think_Flowers are shouting 꽃들이 외치고 있다.





이 순간!

어느 봄날.
저녁에 길을 걷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얀 꽃이 가로등이 되어 길을 비추고 있는 듯 했다.

'내가 꽃을 놓치고 있었던 것인가?'
놓치려다 잡은 안도감이 느껴졌고, 그 동안의 삶들을 다시금 반추해봤다.
꽃을 보고 가슴이 뛰는 삶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비록 꽃과 긴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을 지라도
꽃을 보고 내 감정이 요동쳐야 한다.


인간이 가진 소중한 것은 어쩌면 '느낀다는 것'아닐까?
오감과 육감이 살아있지 않다는 것은 그냥 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그 당시의 생활에 변화를 주게되었다.
고심 끝에 결정하고 또 다른 모험을 시작했다.

내가 느끼는 것을 외면하지 않는 삶.
내 직관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민감하게 느끼는 삶.
꿈이라고 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삶을 살아내려고 한다.

인문학체력이 나를 변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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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이 외치고 있다. "너희들은 포위되었다. 빨리 사무실을 나와 항복하라.~"

[출처: 어느 누군가의 sns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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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_화장





괜찮은 영화다.
'사랑'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된다.
애써 보기 싫을지 모를 인간의 내면을 직면하게 해주는 것 같다.
보면서 마음이 무겁긴 했지만, 그 무게만큼 삶에 직면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영화의 '제목'은 동음이의어의 방식을 사용하여 그 사이에서 고뇌하는 남자의 심리를 잘 묘사했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크게 흥행되지 못했던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을 애써 외면하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영화보다 더 심하게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영화를 볼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사랑'은 영화에 설정된 상황에서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그 과정이 생각보다 험난하겠지만...



society_외국인이 한국정치에 대해 물었다.

어느 날 외국인이 나에게 갑자기 물었다. 한국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인데, 수업 과제로 몇가지 설문을 해도 괜찮겠냐고 내게 양해를 구했다.

'정치 관련된 내용만 아니면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외국인이 내 생각을 꽤뚫어 봤는지 약점을 파고 들었다.

"대통령이 갖춰야할 자질 중 가장 우선시 돼야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대통령을 만나면 어떤 말을 하고 싶으세요?"
"지금까지 한국의 대통령 중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개그콘서트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민상토론"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아마 '민상토론'의 느낌으로 설문에 대답했던 것 같다.


국민의 분노를 최대한 분산 시킴으로 인해 그 힘은 파편하 된다. 하지만, 이미 인간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게 있다. 국민의 분노가 어느 순간 응집되고 합해지면 상상도 못할 어마어마한 힘이 된다는 사실. 냉정히 지금의 대한민국은 상당히 어려운 시기이다. 여러 곳에서 수 많은 사건과 사고 그리고 어두운 모습들이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현실만을 탓하며 개인으로서 해야할 일을 등한시 하는 것도 주의해야할 것 같다. 어쩌면 이 부분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사회가 변화하는 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인이 자신의 삶을 변화 시키는 건 더 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깨어있는 개인'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한국의 정치도 긍정을 향해 페달을 힘차게 밟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