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18

book_ Demian 데미안






긴 호흡으로 읽어야할 책.

책을 읽는 시간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해야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시대의 청춘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생각의 지평을 좀 더 넓히고 더 높게 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디 청춘에게만 필요한 책이겠는가? 자신이 삶의 주인으로서 삶을 살아내고자 노력하시는 분들에게도 오아이스의 상쾌함을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 다만, 종교에 대한 믿음이 강한 분들에게는 달갑지 않게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 복잡해지고 빨라지는 인간들의 생활 속에서 인간은 갈수록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나의 이상은 무엇인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인간에게 성(sex)이란 무엇인가?' 등의 물음들을 자기 자신에게 할 여건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살아서 숨을 쉬고 있긴 하지만 내면 속에서 꿈틀대는 마음은 제대로 호흡하기 힘들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중요한 지점에 서있는 것일지도 ...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자신과 직면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내가 하는 생각과 행동들이 전적으로 나의 의지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이 책은 이렇게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작게는 가정에서 받은 부모의 영향, 크게는 사회 속에서 무의식 중에 자신에게 주입된 규범과 고정관념들의 틀을 깨고 나올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라고... 진정 내 의지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행동에 옮기는 경우가 얼마나 될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봐야했다. 그런 측면에서 싱클레어는 독실한 종교적 분위기의 집안에서 유년기에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면 시간이 흐를 수록 그런 가정환경이 자신의 삶을 구속시키고 지나치게 억제하고 있다는 자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책에서도 이런 내용에 대해 우회적 표현들을 이용하여 종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종교와 인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사람들과 모여있을 때 한 순간의 외로움이 사라질지는 모르지만, 그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느껴지는 왠지 모를 씁쓸함과 또 다른 외로움의 감정들... 고독 속에서 나의 내면과 직면하게 되고 그런 과정에서 더욱 강해지는 자신을 만들어야할 시점이 아닐지...왜냐하면 결국 자신의 문제는 온전히 자신이 알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혜로운 해결책을 자신들이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어쩌면 작은 실마리에 불과할 수도 있다. 본질적으로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해결해야하는 게 아닐까? 물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적절히 받으면서...

고전의 힘.
세월의 힘을 견뎌낸 고전은 어쩌면 우리 인간 삶의 본질들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우리에게 읽히고 있는 것 같다. 눈에 보이는 것들은 많이 바뀌었지만 정작 바뀌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의미일지도... 단순히 책을 읽는 것으로만 끝나면 책을 읽은 의미가 없다. 이 책을 읽고 벼락을 맞은 것 같은 충격 속에 빠졌다가 깊은 숙고의 시간을 가져야하는 필연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뒤에야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진정 자신의 내면과 직면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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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발췌>

~그리고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들한테 편하고 자기들이 옳다고 하는 것을 원하지.~

~용기와 나름의 개성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한테 늘 몹시 무시무시하거든.~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면, 그건 그 누군가에게 자기 자신을 지배할 힘을 내주었다는 것에서 비롯하는 거야.~

~어떤 사람이나 그렇듯이, 천천히 눈뜨는 성(性)에 대한 감정이 나에게도 하나의 적이자 파괴자로, 금기로, 유혹과 죄악으로 들이닥쳤다.~~거의 모든 부모들처럼 우리 부모님들도 말없이 덮어두며 눈뜨는 생명의 충동을 모른 척하였다. 그들은 다만 다함없는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 현실을 부인하며 점점 더 비현실적이고 위선적으로 되어가는 어린이의 세계 속에 좀더 머무르려는 나의 절망적인 시도들을 도와주었을 뿐이다.~

~그러나 세계는 다른 것으로도 이루어져 있어. 그런데 다른 건 죄다 그냥 악마한테로 미루어지는 거야. 세계의 이 다른 부분이 통째로, 이 절반이 통째로 숨겨지고 묵살되는 거야. 바로 사람들이 신을 모든 생명의 아버지라고 기리면서도, 생명이 거기에 근거하는 성생활은 간단히 묵살하고 어쩌면 악마의 일이며 죄악이라고 선언하는 거야!~~그러니까 우리는 신에 대한 예배와 더불어 악마 예배도 가져야 해.~

~생각이란, 우리가 그걸 따라 그대로 사는 생각만이 가치가 있어.~

~지나치게 편안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자신의 판결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금지된 것 속으로 그냥 순응해 들어가지.~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그러니까 압락사스는 신이기도 하고 악마이기도 한 신이었다.~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음악이 몹시 좋아요, 음악은 별로 도덕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모든 것은 도덕적이지요. 저는 도덕적이지 않은 무엇인가를 찾고 있습니다. 저는 도덕적인 것에는 늘 시달렸거든요.~

~영혼의 본질은 영원이며, 그 본질을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본질은 대개 사랑하는 힘과 창조력으로 우리가 느낄 수 있도록 주어진다.~

~자네는 그렇다고 모두를, 저기 거리를 걸어다니는 두 발 달린 것 모두를, 그들이 똑바로 걷고 새끼를 아홉 달 뱃속에 품고 있다고 해서 인간이라고 여기지는 않겠지? 그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물고기거나 양, 버러지거나 거머리인 줄은 아시겠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개미들인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벌들인지! 자아, 그들 하나하나 속에 인간이 될 가능성이 있지. 그러나 각자가 그 가능성들을 예감함으로써, 부분적으로는 심지어 그것들을 의식하는 것을 배움으로써 비로소 그 가능성들은 자기 것이 되는 거라네.~

~자신을 남들과 비교해서는 안 돼,~

~그 음악은 번번이 기분 좋았고 나로 하여금 더욱더 영혼의 목소리들을 인정할 준비가 되도록 도와주었다.~

~그들은 바깥에 있는 물상들만 현실로 생각해서 마음속에 있는 그들 자신의 세계가 전혀 발언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야. 그러면서 행복할 수는 있겠지. 그러나 한 번 다른 것을 알면, 그때부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는 길을 가겠다는 선택이란 없어져 버리지. 싱클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는 길은 쉬워. 우리들의 길은 어렵고. 우리 함께 가보세.~

~누구든 한 번은 자신을 아버지로부터, 스승들로부터 갈라놓는 걸음을 떼어야 한다. 누구든 고독의 혹독함을 조금은 느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걸 잘 견딜 수 없어 다시 밑으로 기어든다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가는 것,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였다. 그 생각이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있어서 진실한 직분이란 다만 한 가지였다. 즉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그는 유럽의 정신과 이 시대의 징표에 대해 이야기했다. 어디서나 연합과 패거리짓기가 기세를 떨치고 있다고, 그러나 그 어디서도 자유와 사랑은 없다고 그가 말했다. 대학생 서클과 노래 동호인 모임에서 국가에 이르기까지의 이 모든 공동체는 두려움에서, 무서움에서, 당황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런 공동체는 내부가 상해 있고 낡고 와해가 임박해 있다는 것이었다.~
~진정한 연대는, 개개인들이 서로를 앎으로써 새롭게 생성될 것이고, 한 동안 세계의 모습을 바꾸어놓을 거야. 지금 연대라며 저기 저러고 있는 것은 다만 패거리짓기일 뿐이야. 사람들이 서로에게로 도피하고 있어. 서로가 두렵기 때문이야. 신사들은 신사들끼리, 노동자는 노동자들끼리, 학자는 학자들끼리! 그런데 그들은 왜 불안한 걸까?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한 거야. 그들은 한번도 자신을 안 적이 없기 때문에 불안한 거야. 그들은 모두가 그들의 삶의 법칙들이 이제는 맞지 않음을, 자기들은 낡은 목록에 따라 살고 있음을 느끼는 거야. 종교도, 도덕도, 그 모두가 이제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에 맞지 않아.~

~그래요. 자신의 꿈을 찾아내야 해요. 그러면 길은 쉬워지지요. 그러나 영원히 지속되는 꿈은 없어요. 어느 꿈이든 새 꿈으로 교체되지요. 그러니 어느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사랑은, 그 자체 안에서 확신에 이르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사랑은 더 이상 끌림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끕니다.~~그는 사랑했고 그러면서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면서 자신을 잃어 버린다.~

~난 꽤 정확하게 꿈들을 구분하지. 내 자신의 영혼 속의 움직임을 알려주는 꿈들과, 다른 꿈들, 매우 드물지만 온 인류의 운명이 그 가운데서 암시되는 꿈들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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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6

비행기를 타고 온 야구공


얼마 전 오랜만에 후배를 만났다. 식사를 하고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그 동안의 안부에 대해 이야기 했다. 마침 최근에 주변의 지인 분들을 만나면 선물했던 책이 남아 있어서 후배에게도 책을 선물로 건넸다.

그러자 후배는 "그다지 크진 않지만 저도 선물을 준비했어요. 근데 큰 건 아니예요." 선물은 그저 선물로 끝나는 법일텐데, 후배는 반복해서 '큰 선물이 아니라는 것'을 내게 애써 알리려고 노력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였는지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후배가 가방에서 선물을 꺼내기를 기다렸다.

후배의 가방에서는 작은 야구공 하나가 나왔다. "제가 최근에 미국에 가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다가 선배 생각이 나서 하나 사왔어요."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존재라는 포근함이 이런 느낌이었을까? 가끔씩 SNS에 야구와 관련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후배가 이 글들과 사진을 보고 나를 떠올린 듯 했다.

"세상에 큰 선물, 작은 선물은 없는 것 같아. 그 마음이 중요하지. 미국까지 가서 야구보느라 정신 없었을 텐데, 내가 생각나서 야구공을 선물할 생각을 했다니. 그 마음이 정말 고맙다." 라고 후배에게 이야기했다. 언젠가 철학 책을 읽다가 심각히 고민에 빠진 적이 있었다. '선물'에 대한 주제에서 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물을 자본주의의 환단단위인 돈으로 환산하는 순간 선물의 의미는 사라진다는 내용에서 고민이 깊어졌다. 선물의 가치가 돈으로 매겨지는 순간 그 선물은 세상에서 유일한 것이 아니라 돈으로 대체 가능한 물건으로 전락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연인의 기념일에 상당히 비싼 선물을 했을 경우, 본인의 기념일에 연인이 신문지로 만든 꽃을 선물했을 때 어떤 기분이 들까?"라는 물음에 온 몸에서 전율을 느꼈다. 과연 종이로 만든 꽃을 진정한 선물로 받아들일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나에게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미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알테니까.)

자본주의 마저도 초월해버리는 선물의 아름다운 가치. 그래서인지 이 세상에서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의미있는 선물은 이런 것일 수도 있겠다. 언젠가 "지금까지 아내에게 한 선물 중 가장 큰 선물은?"이라는 물음에 어느 소설가는 "내 전부를 다 준 것"이라는 대답을을 하셨다. 이 대답이 여전히 내게 큰 영감을 남긴 것 같다. 여전히 기억을 하고 있으니...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고 그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선물...

따뜻한 마음을 담아 야구공을 내게 선물한 후배에게 감사를 전한다.


2014-07-14

movie_ Scent of a Woman 여인의 향기 (1992 film)





지인의 추천으로 본 영화.

흔히 <여인의 향기 Scent of a Woman>라는 영화를 떠올리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파치노가 어느 여인과 멋진 탱고를 함께 추는 장면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탱고를 추는 장면이 영화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진 않았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단순히 연애에 대해 다룬 영화는 아닌 듯하다. 연인간의 사랑보다는 남자들의 우정에 대해 다뤘다고 하는 게 더 적절하다. 영화가 긴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아마도 불의의 사고로 장님이 되어버린 알파치노의 어둠을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한 청년이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장면이 깊은 인상은 남기기 때문이 아닐런지... 매번 바른 길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바르지 못한 길을 선택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던 알파치노. 하지만 자신보다 한 참 나이도 어린 한 청년은 비록 힘들지언정 성실하고 순결하게 바른 길을 가고자 노력한다. 한 청년의 진실되고 성실하고 올바른 길을 가고자 노력하는 신념이 어둠 속으로 침잠하던 알파치노의 마음에 따뜻한 불씨를 옮긴 것이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본인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알파치노가 청년을 대신해서 강당에 모인 여러 학생과 선생님들에게 호소하는 문장 하나 하나가  너무나 큰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다. 청년은 가정환경이 불우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올바른 길에 대한 신념을 지켜냈다. 그런 청년의 진정성에 감동한 알파치노는 이 청년의 순결한 영혼이 세상에 끊임없이 빛을 비추길 대중을 향해 호소했던 것이다. 상당히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요즘 시중에 나오는 영화들에서는 이런 감동을 갈수록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수작이며 명작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에 청소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영화였다. 제목이 <여인의 향기>이다보니 영화의 내용이 야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야한 장면은 전무하다. 대신 약간의 야한 농담은 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 덕분에 힘을 얻었다. 적극 추천하고 싶은 영화.


2014-07-11

movie_ A Touch of Sin 천주정 天注定





인간의 내면 본질 속에는 타인과 자신을 '구별짓기'하려는 욕망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타인과 나를 '구별짓기'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은 아마도 눈에 보이는 것들에서의 차별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의식주에서 내가 입는 옷, 내가 먹는 음식, 내가 사는 집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나은 것들이기를 인간은 욕망하는지도 모른다. 여기서 내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척도의 기준은 현재의 자본주의의 계산법을 빌려 그것이 얼마(How much)? 인지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여기에는 대부분 간과하는 맹점이 있는 것 같다. "돈으로 살 수 없는것"에 대한 고민의 부재...

많이 가진 것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가졌음에도 더 가지려하는 인간의 탐욕을 영화에서는 비판하고 있는 것 같다. 더 가지려는 그 욕망 때문에 최소한의 인간다움마저도 지켜내지 못한 인간은 결국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세상에 그 울분을 터뜨린다. 그 분노가 눈에 보이지 않고, 얼마만큼 사람들의 마음에 쌓여있는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가지려는 사람들은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분노가 폭발하는 순간들을 예측하기가 힘들었다. 여느 영화와는 달랐기 때문이다. 이미 분노가 쌓일 만큼 쌓여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예측했던 것보다 분노가 폭발하는 시점이 빨랐다. 이미 경고를 했지만 그 경고를 무겁게 인식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또 다른 경고라는 느낌이 들었다. 분노의 대상에 겨눈 총의 방아쇠가 거침없이 당겨진다. 분노의 대상과 협상할 시간적 여유조차 주지 않는다. 이미 수 십번 경고를 했기 때문인지도...

각자 서로 다른 분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교차하며 연결되어 있었다. 더 가지려는 사람들은 이런 힘이 응집되는 것을 사전에 와해시키려는 노력을 할 것임은 당연한 것 같다. 모두가 다 잘 살수 있는데도 결국 인간의 탐욕이 이런 비극들을 초래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엔 비극이 2가지 있는지도 모른다. 너무 많이 가진 비극, 너무 가지지 못한 비극...


2014-07-10

movie_ Identity 아이덴티티





지인의 추천을 받고 본 영화였다. 개봉 후 시간이 꽤 지난 영화였지만 여전히 이 영화의 생명력은 유지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인간이라는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들은 기술진보의 영향으로 변했지만, 궁극적으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내면은 그리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우리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었다.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가상의 세계인지 주의를 기울이며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 장면까지 여운을 깊게 남기는 영화였다. 어쩌면 이 영화는 앞으로 혼인을 하고, 아이를 낳을 분들께서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세상에 하나의 우주를 탄생 시키는 것이며, 그 생명이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상당히 크게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리 많은 부모께서 자각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 때문은 아닐런지...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어릴적 마음의 상처"에 대해서 잠깐 언급된다. 그러나 잠깐 언급된다하여 그냥 지나칠 부분은 아닌 듯하다.

삶의 본질에 대해 넌지시 일러주는 듯한 영화다.
적극 추천한다.


우리 부부가 잘 지내야.

얼마 전 어느 부부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혼인하니 좋아요?"라고 물으니 아내 분께서 "장단점이 있죠"라고  말씀하시며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말씀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다.

"저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해요. 각자의 부모님들보다 우리 부부가 더 중요하다고요. 우리 부부가 잘 지내야 각자의 부모님들에게도 효도를 한다고요."

대부분의 부부는 혼인과 동시에 본인들이 주연이기를 내려놓고, 조연이 되는지도 모른다. 조연이 되면서 부부의 사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가족구성원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조성하기 위해 새로운 주인공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 같다. 특히 한국의 혼인문화에서는 이런 광경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부부의 모습이 무언가를 일깨워주는 것 같았다.

아내 분께서 하신 말씀을 개인적으로 매우 공감한다. 아마도 이 부부는 서로를 사랑하며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새로운 우주의 탄생 막바지에서 새 생명이 빛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만, 이 부부는 서로를 다독이며 그 슬픔과 위기를 잘 견뎌내면서 딛고 일어서고 있었다. 다음에 태어날 생명은 건강히 세상에서 빛을 보길 간절히 응원하고 싶다.

서로를 주인공으로 만들려는 부부의 뒷모습에 가슴이 훈훈했던 기억.


2014-07-08

독서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요.

결국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혼란한 틈바구니 속에서 인간은 목표점을 상실한채 혼란스러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변화 속에서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해야할까? 꽤 오래전부터 고민하던 주제였다. 이에 대한 실천으로 다양한 분야의 양서들을 읽고 사유하면서 그것들을 직간접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나름 깨달은 것이 있다면 (다른 여러 방법도 있겠지만) '독서'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어릴적부터 쌓아온 긍정적인 독서 습관은 아이가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아주 좋은 동반자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통해 복잡하게만 보이는 현상들의 본질을 볼수 있는 통찰(insight)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하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은 독서를 할 여유가 없는지도 모른다. 청소년들은 입시준비로 시간적 제약을 받고 있으며, 청년들은 취업 준비에 독서할 여유가 없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은 무엇이 우리 삶에서 더욱 중요한가? 에 대한 물음이 부재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것은 아닐런지...

이에 대해 의미 있는 강연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연사는 청중의 질문에 확답을 주지 않는다. 연사의 말에서 연사가 본질적으로 하고자하는 말을 청중이 알아채길 바라는 눈치였다. 그리고 강연 도중에 연사가 했던 의미있는 말이 기억난다.

"여기 계신 청중들 중에 오늘 제 말을 듣고 단 한 분이라도 깨우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는 그걸로 만족합니다."

강연을 듣는 것만으로는 자기 자신을 혁신하는데, 많은 한계들이 있다. 본인 스스로의 노력과 타인의 도움이 함께할 때, 비로소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인지도 모른다. 눈에 보이는 대혁명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은 변화들이 언젠가는 큰 변화가 될 씨앗이자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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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취업 준비생이 어느 강연에서 이런 질문을 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독서를 하기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연사는 대답했다)

"~원래는 그 자체에 대한 답변으로 2시간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짧게 말씀드리면, 여러분들은 구슬을 꿰는 재능을 가져야하는데,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구슬을 가지는 것만 교육 받아왔어요.~~ 그것을 엮어나가야하는 지혜의 시대가 올겁니다. 지식과 지혜는 틀린거죠. 지식을 가진 자는 절대로 지혜를 얻을 수 없습니다. 지혜를 가진 자는 지식을 쉽게 익힐 수가 있죠.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해서 내가 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지혜를 가진 사람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어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지혜를 쌓는 노력을 해야합니다.~이렇게 밖에 답을 못드리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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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통찰(insight)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저 대화에는 상당한 의미들이 응축되어 있는 듯하다. 대부분 알고는 있지만,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는 것과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그만큼 큰 차이가 있다.


movie_ Handphone 핸드폰





국민 대부분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 적시적소에 지인들과 바로 연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편한 물건이다. 하지만, 과연 편하기만 한지에 대해서는 잠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 뒤에는 매번 단점이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장점에만 몰입한 나머지 중요하면서 위험할 수도 있는 단점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잠시라도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해 왔던 휴대전화의 단점을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내 몸의 일부처럼 붙어다니던 휴대전화가 갑자기 없어진다면 우리들의 삶은 어떻게 될까? 물론 상당부분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휴대전화에 종속되었을 수도 있는 삶에서 벗어나 인간 본연의 모습을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휴대전화에서 더욱 진화한 스마트폰이 우리 손에 쥐어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인간의 삶에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서 스마트폰의 장점 뒤에 숨은 단점도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맹목적인 긍정'에 대한 비판이 필요한 시점인 듯 하다.

영화의 스토리 구성이 좀 빈약하다. 핸드폰에 모든 초점을 맞춰서 스토리를 구성했다면 좋았을 텐데, 복수극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느낌이었다. 휴대폰이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사건들을 소개하면서 긴장감을 꾸준히 유지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영화<Echelon Conspiracy 
기프트>와 함께보면 좋을 것 같다.


2014-07-07

movie_ Echelon Conspiracy 기프트





ICT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인간의 삶이 상당 부문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과정에서 과거에는 어느 정도 한정된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다면, 갈수록 정보의 양이 증가하면서 어떤 정보들을 취하고 어떤 정보들은 버려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시간을 밀도 높게 사용한다고 해도 분명 한계점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어느 곳에 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중요하게 필요한지도 모른다.

몇 년전부터 스마트폰(Smart Phone)의 보급으로 이런 변화의 물살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것 같다. 전 세계를 무대로 개인과 개인이 서로 얼마든지 연결될 수 있고, 그 인적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모습과는 달리 그 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어두운 모습들도 놓치지 않을 필요가 있다.

영화에서는 "Echelon"이라는 거대한 슈퍼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려는 음모(Conspiracy)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인간이 개발한 컴퓨터가 (인간의 명령이 아닌) 스스로 명령을 내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 문자를 전송하여 자신의 음모를 실행하려는 장면이 매우 섬뜩했다.

이미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컴퓨터(Computer)가 순간 정지하게 된다면 인간의 삶은 과연 어떻게 될까?  버릴 수 없다면 제대로 알고, 제대로 관리하는 과정을 통해 컴퓨터(Computer)가 야기할 수도 있는 음모(Conspiracy)를 사전에 대비해야할 것 같다. 영화 스토리 구성은 조금 아쉬웠지만, 관객에게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는 명확했던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2014-07-05

story_ (4)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 인성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난 뒤 C는 그 다음으로 S에게 이야기할 주제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가족공동체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그 가족들이 모여 형성되는 사회(Society)도 중요했다. 그러므로 사회(Society) 속에서 한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아주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예의에 대해 S에게 말하기로 C는 마음 먹는다.

C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우리사회에서 간과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해 볼게요. 얼마전 모 대학교 의대생들이 같은 학년 여학생을 성추행한 사건 알고 계세요?" S는 대답했다. "알죠. 딸을 둔 부모 입장에서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C는 다시 S에게 물었다. "그런데 그 사건이 있은 뒤, 가해자인 남학생들의 부모들이 피해 여학생에게 오히려 잘못이 있다며 대응했던 것은 기억하시나요?" S는 그 사실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눈치였다. 하지만 C는 부모들의 그런 생각과 행동들이 어쩌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음을 S에게 넌지시 일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공부 열심히해서 의대에 들어가기만하면 어떤 잘못을 해도 용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부모가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왜 가해자의 입장에서만 생각을 할까? 언제인지 모르지만 그들이 피해자의 입장에 서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시는 것은 아니겠지...

"제가 친구로서 아끼고 존경하는 V에 대해 이야기 해드릴게요. V가 어느 날 심각히 고민을 하다가 제게 이야기를 했었죠.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했던 동기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어느 날 그 동기가 돈을 주고 성을 사자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었죠. 그러면서 돈을 추고 쾌락을 샀던 이야기를 V에게 들려줍니다. 이에 대해 V가 더 깊게 고민해야만 했던 이유는 그 동기에게는 2년 동안 동기가 공부하는데, 정신적 안식처가 되어준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V는 남자기 때문에 얼마든지 그런 성적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고 한 번쯤은 실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V는 처음에 그런 제안을 받았을 때 '그냥 여자친구에게 솔직히 말하고 같이 육체적 사랑을 나누는 건 어때? 그게 진정한 사랑 아닐까?'라고 이야기 했죠... V의 동기는 열심히 공부한 결과 흔히 사회에서 말하는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갖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V는 다시 동기를 만나게 됐죠. 그런데 동기는 V에게 '내가 다른 친구들이 데려가 달라면 거절하는데, 너니까 내가 모든 비용을 부담할테니 가자, 00가 유명하다니 거기 갈래?'라며 또 다시 돈을 주고 성을 즐기자는 제안을 한 것이죠. V는 '니가 지금 이러는 사실을 너의 여자친구가 알고 있니?'라고 물었고, 동기는 '모르지, 알면 안되지'라고 대답했죠. 그 때부터 V는 동기와의 인연이 끝날 수도 있겠다는 각오를 하고 동기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고 합니다. S님은 S님의 따님이 어떤 사람을 사랑하고 혼인했으면 좋겠어요?"

S는 C의 말을 듣고 너무나 자신이 바쁘게만 살아왔고, 또 너무 바쁘다 보니 아이들에게 삶을 살면서 진정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일깨우려는 노력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고개가 숙여졌다. 지식인이라하면 보편적으로 인격과 품성을 기본적으로 갖췄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님 세대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C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까지 사실과 진실의 영역에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식인'이라고 해서 '인격'을 갖췄다는 생각에는 큰 오점들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식과 인격은 그리 큰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인격을 갖추는 것은 지식을 쌓는 과정과는 별도로 또 노력해야하는 영역 아닐런지...우리 사회는 이점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런지...

C는 마지막으로 S에게 자녀들의 성교육에 대해서 신중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한국의 경우, 지나친 유교주의적 관습과 가부장적인 문화 때문에 성(sex)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측면이 많은 것 같아요. 또한 어른들의 올바르지 못한 성생활들로 인해 아이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인 듯 하고요. 그 만큼 현재 대한민국은 성(sex)에 있어서 선진국의 모습은 아닌 것 같아요. 제 주위의 사람들만 봐도 좋은 대학에 다녔고, 좋은 직장에 다녔어도 성(sex)에 대해서 제대로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을 별로 보지 못했어요. 이는 우리 교육이 지나치게 경쟁위주의 학업에만 학생들을 몰아넣다보니 정작 중요한 '인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서 벌어지고 있는 일 같아요. 또한 사람들의 행동패턴이 바쁘다 보니 성(sex)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시간도 없는 게 사실이고요. 학교에서 하는 성교육도 좋지만, 부모님이 직접해주시는 성교육이 더 좋을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 남편분과 함께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하실 수 있는 기회를 가급적 빨리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면 안돼'가 아니라 '왜 그렇게 행동하면 안 되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 차근차근 잘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인간의 본능적 욕구일 수 있는 성욕을 억제하는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성적 욕망을 어떻게 지혜롭게 다스리는지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 주시면 어떨까요? 계속된 억제는 더 큰 욕망을 만들지도 모르니까요."

S는 진심어린 C의 선의에 고마웠다. "부모되는게 정말힘드네요. 그래도 이렇게 방향을 잡아 주니까 너무 다행이고 고맙고, 바쁜데 신경 써줘서 감사해요. 저와 남편은 사는 것에 바빠 돈 번다고 허덕거렸는데 많이 반성 되네요. 바쁜데 부탁하고싶어요. 아이들 교육과 관련해서 좋은정보 알게되면 많이 알려줘요. 이런 정보도 몰랐다는 부분에 부끄럽네요."

C는 S의 고마움을 표하는 마음에 더욱 힘을 얻었다. 먼저 C 주변의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선물하게 되면 사회는 조금씩 긍정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는 생각에 힘을 불어 넣게 된 것이다. 더욱이 C도 자신의 삶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중에도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어 사회에 긍정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을 실천함으로써 뿌듯한 무엇을 느끼게 되었다. C는 작은 시작이었지만 큰 보람을 느끼고 있었고 더불어 잘 사는 것에 대해서도 실천할 수 있어서 마음이 풍족해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