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30

book_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도법 지음





언젠가 불교종단에서 어떤 직책을 놓고 스님들끼리 무력투쟁을 벌이던 모습이 미디어의 화면에 나왔던 적이있었다. 이는 안타깝게도 법정 스님이 <무소유>라는 책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내용과는 사뭇 다른 광경이었던 것 같았다. 아마 싯타르타도 그런 모습을 바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종종 종교가 사회 속에 세습화 되면서 긍정적이지 못한 역할을 하는 장면들을 목격하게 되었을 때 매우 씁쓸하다. 비단 불교에서만의 문제의식은 아닐 듯 싶다. 종교가 인간과 사회 속에서 본질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왜곡될 수록 더 큰 문제들을 야기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지 않을런지...

그런 사건이 있은 후 'MBC네버엔딩스토리'라는 프로그램에서 도법 스님을 인터뷰했던 것을 우연히 봤던 적이있다. 인터뷰를 통해 도법스님은 지금의 불교종단에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지 말했다. 그리고 스님은 그 문제점들을 자기 자신부터 반성하기 위해 *탁발을 하면서 전국을 걷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탁발: [명사]<불교> 도를 닦는 중이 경문(經文)을 외면서 집집마다 다니며 동냥하는 일. 가장 간단한 생활을 표방하는 동시에 아집(我執)과 아만(我慢)을 없애고, 보시하는 이의 복덕을 길러 주는 공덕이 있다고 하여 부처 당시부터 행하였다. ≒행걸.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멘토를 만나면 멘토를 죽여라."와도 일맥상통할 수 있는 이 말은 결국 타자에게 자신의 삶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로 들린다. 결국 자기 자신의 문제는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런지... 물론, 나보다 먼저 삶을 살아내신 분들이 얻었던 지혜까지 죽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 지혜들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선택해서 적절하게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강한 의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언젠가 석희의 100분 토론에서 종교인 과세논란에 대해 2주에 걸쳐 토론했던 적이 있었다. 어쩌면 종교에 너무 지나치게 돈(money)이 개입되면서 종교는 종교 본연의 목적을 상실했고, 세습화되면서 그 세습화의 타당성을 찾기 위해 분주해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종교든 그 종교의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지 못한다면 결말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진정 종교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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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밝히는 일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미루거나 회피해서는 안 되는 일이 바로 존재의 이유와 가치의 문제이다.~

~경험해 온 것들을 종합, 검토한 후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버릴 것은 단호히 버리는 싯다르타의 태도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승가와 계율이 시대적 상황에 따라 형성된 것이므로 당시의 사회배경과의 관계를 살펴야만 그 뜻한 바가 제대로 드러나게 될 것임은 평범한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출가수행의 목적을 잘못 인식하여 청정수행을 명분으로 세상의 온갖 불의와 사악함을 방관하고 회피하는 비겁함을 당연시해 왔다. 이것은 수행자들의 불행이다.~

~ 존재 이유를 밝히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은 끝없는 허무요, 고통이다. 존재 이유를 밝히고 그 가치를 실현하는 삶만이 진정 인간적이고도 행복한 삶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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