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5

book 주역강의- 서대원 지음





주역(周易)에 관심은 있는데, '해석상의 어려움'과 '분량의 어마함'이라는 이유로 읽기를 주저하시는 분들께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주석에 한자 음과 훈을 잘 해설해 놓아서 보기에 편하고, 주석을 굳이 보지 않더라도 해석이 잘 되어있어서 그냥 한글만 읽어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다.

64가지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할 것인가? 8가지의 경우의 수와 또 다른 8가지의 경우의 수가 만나게 되면 64가지의 경우의 수가 만들어지게 된다(8x8=64). 이 책에서는 이 64가지 경우의 수에 해당하는 인간의 삶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으며, 그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올지에 대해 독자에게 실마리를 던져준다.

삶을 살다보면 언제인지 모르게 위기를 겪게 된다. 어떤 사람은 그 위기를 딛고 더 높게 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어떤 이는 그 위기로 인해 긍정적이지 못한 또 다른 위기를 겪는다. 그런 측면에서 자신에게 일어난 여러 상황을 운명에만 맡기는 것은 어쩌면 아쉬움을 남길지도 모른다. 자신이 최선을 다해 위기의 물줄기를 조금이라도 긍정의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아닐런지... 운명일지도 모를 그것이 인간의 진심 어린 최선의 노력과 만나 작은 희망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지...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인생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지금까지 성실하게 살아온 삶이 송두리째 엉망이 되어버리는 처절한 비애감에 빠진 시기였다. 어떻게든 그 위기를 딛고 더 높게 날고자 하는 욕망이 강했고, 책의 어느 한 구절에서 '올바름'과 '바름'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을 보고, 위기일 수록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내 몸과 마음을 올바르게 정돈해야한다는 생각을 했고 실천에 옮겼다. 그 '올바름'의 기준에 대해선 개인 각자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다를 수도 있겠지만, 결국 본질은 '인간으로서의 도리'에 대한 내용으로 수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당히 큰 위기의 과정에서 만난 이 책이 많은 실마리들을 던져줬다. 결과적으로 그 위기를 슬기롭게 잘 이겨냈다.

주역(周易)의 방대한 내용을 이 책이 모두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약6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의 내용을 통해 주역이 말하고자하는 인간 삶의 본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자를 몰라도 친절하게 한글 해석이 돼어있기 때문에 읽고 이해하는데는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