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5

book_어학연수 때려치우고 세계를 품다-김성용 지음





책의 제목처럼 '어학연수'를 생각하는 청년들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어학연수에 사용할 자금으로 세계여행도하고 더불어 외국어까지 (필요에 의해)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 책이 쓰여진 시기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상당한 시간적 간극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방법상의 차이일 뿐 저자가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핵심은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청년들이 안정을 찾아 공무원시험에 몰리고 있는 이 시점에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각 나라에서의 체류한 기간이 (본인이 생각하기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청춘의 나이에 잠시동안이라도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 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한 나라에서 그 나라 사람이 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인은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어도 저자처럼 여행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나이에 다양한 나라를 경험하고 추후 그 나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가면 되기 때문에... 실제로 저자는 여행이 끝나고 호기심에 이끌려 중남미에 대한 공부를 타대학에 청강을 하면서까지 배웠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학습이 미래의 우리 교육을 이끌어갈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

'지혜'와 '경험'은 조화를 이루어야한다.
요즘 본인이 생각하는 주제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혜'는 '경험'이라는 친구를 만나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또 다른 통찰을 발견하게 해주지 않을까?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유가 안 되는 분들이라면 지금 여행과 관련한 책들을 통해 여러 나라를 상상image으로 여행하고 언젠가 찾아올 실제 여행경험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면 되지 않을까?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뜻을 이루고자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설령 그것이 실패를 한다고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삶이 중요하지 않을런지...

편견과 통념이 각자의 사고를 틀에 가두기 전에 각자의 상황에 맞게 다양한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그 다양성을 서로 존중하는 과정에서 내가 자라온 환경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시대를 준비하는 삶의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로 대비되는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느낀점을 책에서 소개하는 대목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과연 어떤 나라의 시스템이 인간에게 적절한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저자는 모두가 천편일률적으로 떠나는 어학연수에 의문을 가졌다. 그 의문이 세계여행으로 방향을 바꾸었고, 외국어(영어,스페인어)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게 만들었다. 그런 측면에서 각자가 하는 일에 대해 왜(Why)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미래에 상당히 큰 다름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책 속에 묻어난 저자의 여러 고민거리들은 답을 찾지 못할지언정 고민하는 그 과정에서 청춘의 열정은 더욱 여물어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실마리를 던져줄 것이다.


2016-12-11

movie_남과여





엄밀히 말하면 사회통념이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불륜'인데, 비판의 감정이 크게 일어나지 않고 그들의 삶이 이해되는 영화였다.

혼인과 동시에 한 인간의 존재가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종속되기 시작한다.
자존.
인간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과 행복 그리고 사랑에 흔들리는 존재....하지만, 내가 품어 낳은 아이...그리고 내 곁에 있는 동반자....
인간은 끊임없이 한 개인의 '자존'에 뜨거운 피를 흐르게 해주는 어떤 존재를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친한 지인이 추천해준 영화인데, 가슴은 먹먹했지만, 인간에 대해 더 고민하게 했던 영화.

2016-11-26

art_에코시스템: 질바비에(Gilles Barbier)

 
전시기간: 2016.04.13.-2016.07.31./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나의 눈에 비춰지는 작가의 작품이 신선했기 때문일까?
시간내서 관람을 하려다 마침 지인을 미술관 근처에서 볼 일이 생겨 잠시 미술관에 들렸었다. 30분정도 작품을 보다가 30분으론 안 될 것 같아 일단 지인을 만나고 며칠이 흐른 뒤, 다시 미술관을 찾았다.
 
총2번 미술관에 방문하여 작품을 관람했다.
청소년관람불가인 작가의 작품들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 고민했다. '인간'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작가가 얼마나 고뇌했는지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관람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아쉽게도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엔 전시가 종료되었음)
  
 
 








2016-11-19

economy_노동의 미래

문득 노동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고민했다.

'디지털노마드(Digital Nomad)'

일하는 장소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육체 노동보다는 정신노동 빈도가 더 늘어날 것 같다.

고정된 자리가 아니라 인터넷이 되는 어느 곳이든 나의 작업장이 될 수 있다는 것.
국내를 넘어 세계(World)로 그 영역을 넓혀 생각하니 약간의 두려움과 행복감이 밀려왔다.

해외에서도 노동을 할 수 있으려면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잘 하진 못하지만 현재까진) 영어English가 필요하다.
내 생각을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선 언어(Language)가 필요하다.

영어가 우선이 아니라.
먼저 지금 내가 조금이라도 재능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조금이라도 행동에 옮겨야 한다.

사회_맥도날드 주문(키오스크)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빨리 알기 위해선 대한민국의 국내 기업보다는 (국내에 있는)해외 기업들의 매장을 방문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자주 이용하는 편은 아니지만) 오전에 맥도날드를 지나가다 아침을 너무 간단히 먹은 탓에 배가고파 매장에 들렀다. 예전같으면 직원분이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는데, 매장 안에는 몇대의 주문기계가 세워져 있었다. 물론 카운터에서도 주문을 받긴 하지만 내 생각엔 점점 주문하는 기계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일명 키오스크(Kiosk)라는 기계인데, 터치스크린으로 된 이 기계에서 주문과 결제를 진행하는 것이다. 너무 냉혹하게도 점점 맥도날드 매장에는 직원들의 수가 줄어들 것이란 게 명백해지는 장면이다.

이 현상의 이면에 감춰진 본질은 무엇일까?
어두운 부분도 있을 것이고 반면에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점점, 더욱더 인간은 인간 고유의 영역에 대해 고민해야하는 시대다.
컴퓨터와 경쟁하려하지 말고, 컴퓨터가 하지 못하는 인간 고유의 영역에 대한 고민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인 듯하다.



book_스타트업 경영수업-권도균 지음





 스타트업을 경영하는 분들, 그리고 스타트업 환경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더 나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변화에 적응하기를 원하시는 분들, 그리고 과거에 비해 시대가 변하는 속도가 빨라 그 변화에서 적응하기 위해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기본에 충실', '본질에 집중'이라는 말을 책 곳곳에서 이야기한다. 사업을 경영하면서 주의할 내용들이, 과거에 우리가 들어보지 못했던 말이 아니라 너무 자주 들었던 내용들을 저자는 다시 언급하며 '기본에 집중'하고 그것들을 행동에 옮기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계속 언급하고 있다.

회사의 크기가 방대해지면 이 회사가 본질적으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쉽게 간파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초창기 회사, 즉 스타트업의 경우 큰 틀에서 한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핵심을 볼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회사가 오래 운영되기 위한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해봐야한다. 맨 처음 '고객의 욕구'에서 사업은 시작된다. 잠재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이 욕구를 회사는 어떻게 해소해 줄 것인지 그리고 그것들에 어떤 가치를 담을 수 있는지...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지금껏 '직원마인드'로 살아온 분들에겐 '경영자 마인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난 월급만 꼬박꼬박 들어오면 된다'는 생각보단 '이 월급은 어떻게 나에게 들어오는 것일까?'로 관점을 바꿔보면 좋을 것 같다.

비영리기업이 아닌 영리기업을 기준으로 한 회사는 시장에서 어떤 '가치value'를 판매하여 돈을 번다. 이 돈으로 회사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고 직원들에게 월급을 준다. 회사가 만든 '가치'가 담긴 무엇에 고객이 기꺼이 돈을 지불해야만 회사는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이 기본적인 골격에 경영자의 철학이 옷을 입는 게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가치value를 만들어낼 것인가?
이 가치는 고객들이 원하는 가치value인가?
나는 이 가치value를 만들어 낼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있는가?
이 가치value를 만들어 내기 위해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일할것인가?
가치value를 만들어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을 어떻게 배분하여 사용할 것인가?
(이런 생각의 흐름이 필요할 것 같다.)

저자는 책 곳곳에서 강조한다.
*기본에 충실하자.
*핵심에 집중하자.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집중하자.
*'작은 것'에 충실하면, 큰 열매를 맺는다.

수 많은 사람들이 창업전선에 뛰어들지만, 아쉽게도 거의 대부분 실패하는 것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알지만 '구호'가 되어버린 '기본정신'을 잊어버렸기 때문인 듯 싶다. 눈에 보이는 것들에 현혹되어 그 뒤에 숨겨진 진실된 '본질'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것은 아닌지 스타트업을 운영하거나 스타트업에 몸 담고 있는 분들은 깊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잠시 스타트업에 몸을 담고 일을 하면서 만난 대표님이 있다. 책을 읽다가 그 대표님께도 이 책을 적극 추천해드렸다.

앞으로는 끊임없이 불안정에 대한 내성을 기르려는 사람, 그리고 그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려는 사람들이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안정을 찾으려는 사람은 아니러니컬하게도 불안정의 늪에 빠질 것 같다. 오히려 계속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어떻게 적응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더욱 긍정적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나 또한 부족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불안정에 대한 내성'을 기르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를 어떻게 응시하고 그 속에서 기회를 잡아낼지 고민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출퇴근 길에 읽는 책 속에서, 규칙적으로 읽는 예술관련 서적에서 그리고 틈틈이 듣는 음악에서 내 오감과 육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10-15

강아지에게 끌려가는 사람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다 우연히도 뇌리에 박히는 장면을 보게되었다.

"~저 사람 강아지에게 끌려가는 거야?~"

옆에 있던 지인이 말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 내막까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강아지 끈을 쥐고 있는 사람이 뛰어가는 강아지 끈에 이끌려 같이 뛰고 있었다.

'강아지가 사람을 끌고 가고있네? 사람이 강아지를 끌고가야하는 게 아니고?'

나의 삶은 어떤가?
끌려가는 삶인가?
내가 끌고가는 삶인가?

지인의 그 한 마디가 여전히 기억에 남아 짧지만 무거운 글을 적어본다.

어느 강연자의 말 또한 뇌리에 남는다.

"~현재는 연료가 아니다. 현재는 불꽃이다.~"

정말 심장에 찌릿거리는 충격을 느낄만한 문장이었다.

머뭇거리며 글쓰기를 미뤄왔었다.
이제 조금씩이라도 생각을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불꽃이어야하고, 불꽃이니까...

2016-10-02

book_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유시민 지음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고자 하는 분들, 그리고 깨달은 바를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 고민하는 초심자분들에게 알맞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잘쓰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법 보다는, 가장 우선적으로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중요(다독多讀)하며, 이것이 바탕이 되었을 때 글쓰기 훈련(다작多作)을 해야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아니라, 궁극적으로 글을 쓰는 목적이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여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에 동의한다면 글쓴이가 '올바른 내면'을 가지고 있어야함을 강조하며 작가의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글쓰기는 단순히 기술(Skill)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에 공감할수 있는 글쓴이의 내면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모국어를 바르게 쓸 수 있어야만 외국어도 잘할 수 있다.'라는 작가의 외국어 공부에 대한 생각에 공감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무엇이 바탕을 이뤄야할까?

작가는 단연코 '다양한 분야의 좋은 책을 많이 읽는 것(다독多讀)'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양한 책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고, 또한 다양한 작가들이 글쓰는 방식과 구사하는 어휘를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서 할 때는 '비판적 독해'를 하라고 저자는 권한다. 어느 글이든 인간이기에 범할 수 있는 다양한 실수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독(多讀)을 한다고 글쓰기를 잘하는건 아니다. 탄탄한 기초위에서 '글쓰기 훈련'을 성실히 해야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읽을 책을 요약하여 독후감을 쓴다거나 일정분량을 정하여 주제를 정해 글을 쓰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훌륭한 글을 쓰기위해 작가가 제시하는 몇가지 방법은 이러하다.

-못난 글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잘못 쓴 글을 알아보는 능력을 기른다.)
-텍스트를 소리내어 읽어본다.(말로 했을 때 어색하지 않아야 한다.)
-기왕이면 글은 짧은 게 좋다.( 단문을 사용하되 강조해야하는 경우에는 복문을 사용한다.)
-아는 어휘가 많아야 한다.(배경지식이 많아야한다.)
-초보자는 일단 분량을 정하고 글을 쓴다.(불필요한 단어를 삭제한다.)
-최대한 글을 압축한다.(부사, 형용사 역할을 하는 단어나 문장을 삭제한다.)
-글은 다른 사람이 이해가능하게 쓴다.(결국 글쓰기의 목적은 타인과의 소통이기 때문)
-지식을 과시하기 위한 글쓰기는 지양한다. (허영심을 버린다.)
-왜 글을 쓰는지 생각하고 글쓰기.
-올바른 내면을 가지기(글은 '온 몸'으로, 그리고 '삶 전체'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글쓴이의 정신이 글에 녹아있어야 한다)



2016-10-01

book_사피엔스-유발 하라리 지음

[ 원제: Sapiens-Yuval Noah Harari ]



'생각하는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은 어떤 역사의 흐름을 겪어왔을까?
책을 읽으며 계속 고민했던 내용이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는 어느 부분에서 큰 변화를 맞이했는지 궁금하신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전반적으로 책을 읽으며) 초반에는 상당한 흥미를 느끼면서 읽었으나 중반에 접어들면서 그 흥미가 가라앉다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다시 몰입하며 읽었다. 특히, 인간이 "생각(상상)"한다는 것이 인류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을 때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얼마나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까?' 에 대해서도 깊게고민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나는 역사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 것일까?'

마치 구글의 위성지도에서 나의 위치를 찾아 하늘에서 지구로 내려가는 그 짧은 시간동안에 내가 지구에 서있는 위치가 너무나 초라해서 허무하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건 내 영역이 아니기에 내가 현재 역사의 어느 지점에 서있는지라도 알면 어떻게 현재를 대응할 수 있을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오히려 이 책을 읽으며 더욱 오리무중이 되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응하는 것이다.'라는 어느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의도하지 않았던 우연의 일들이 중첩되어 인류의 역사가 흘러갔다고 말했을 때 과연 동의할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한편으론 터무니 없을지 모르나, 이 말에 담긴 진의를 고민해보니 역설적이게도 '역사는 인간의 생각(상상)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신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서로 협업하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인간의 생각'이 긍정적가치를 가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지나친 탐욕을 바탕으로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내일 주가가 어떻게 될지와 같은 '세세한 측면'에서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나, 인류역사의 본질적 측면에서 현재 내가 어떤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지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치 현재 수직적 구조에서 '수평적 구조'로 시스템이 재편되고 있는 것처럼...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책을 왜 읽었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아니다.
'인간' 이 궁금했다. 
인간이란 존재가 진정 무엇이었고, 그 인간이 만들어낸 역사는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가 매우 궁금했다. 확실한 답을 찾진 못했지만, 그것들에 대해 고민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었다.

이 책의 기본적인 골격은 이렇다.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
이렇게 3가지 혁명으로 나뉜뒤 전반적으로 인류가 서로 협업하는 시스템을 강화한 요소로
'화폐(돈), 제국, 종교'을 제시하고 있었다.

인지혁명은 인간이 생각(상상)을 했다는 점. 이를 바탕으로 상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서로 모르는 여러 사람들이 그것을 믿게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협업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농업혁명은 그전까진 수렵채집활동으로 생활하던 사람들이 쌀, 밀 등의 곡물을 재배하게 되면서 '정착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점을 중요하게 제시한다. 충분한 잉여작물이 생산되면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엘리트 층이 나타나게 되고 그들이 여러 사람들을 통솔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회적 시스템이 정비되는 과정을 겪는다. 그 과정에서 화폐가 등장하고 거대한 제국이 나타나고 또 수 많은 종교가 탄생하게 된다.

과학혁명은 단순히 기술발전을 목표로 시작하지 않았다. 인간의 '탐욕'과 '무지'가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을 강행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을 정복하기 위한 전쟁의 과정에서 과학은 빠르게 발전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보면, 인간이 '욕망'을 느낀다는 것엔 단어적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 있으나 역사적 측면에서는 긍정성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욕망하고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 도전하는 삶은 한 개인에게도 매우 긍정적일 것이다. 그게 얼마나 적절하게 균형을 유지하는지가 매우 중요하겠지만...

책을 읽으며 한 가지 흥미롭게 고민한 주제가 있다.
'왜 역사를 통틀어 여성이 주도권을 잡아온 적이 거의 극소수에 불과할까?'에 대한 것이다.
요즘들어 여성의 인권이 더욱 향상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주도권을 잡는 그 위치에 올랐을 때 그 여성은 과거 남성들이 행했던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할까? 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생물학적 기준에서 자지와 보지로 사람을 나눌게 아니라 사회적관점에서 남성의 성향과 여성의 성향의 다름에 대해 더 고민해봐야할 듯싶다. 보편적으로 남성이 가지고 있는 성향, 그리고 여성이 가지고 있는 성향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여성이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일련의 생물학적 과정이 변하였는가? 부성애에 대해 논의되고 있으나 약10개월동안 아이를 품은 어머니의 마음을 부성애가 능가할 수 있을까? 여성은 생리를 하는데, 남성은 생리를 하지 않으며 생리 때오는 호르몬의 변화와 심리적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런 생물학적 변화가 남성과 여성의 정신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까? 남성우월주의에대해 이야기 하고자하는 게 아니라 한 번 고민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적어봤다.

책의 말미에 작가는 독자에게 묻는다.
"여러분은 지금 행복한가?"
과거 수렵채집 시절보다 여러분은 과학혁명에 대한 혜택을 받았는데, 지금 행복하냐고 저자는 냉정하게 물어본다. 몸이 행복했는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행복했는지는 각자 자신에게 물어봐야할 것이라 판단된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돈일까? 물론 저자는 돈을 무시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일정부분 돈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해야할 것이다. '나는 얼마의 돈이 있으면 행복할 것인가?' '많을 수록 좋다'라는 답변은 이미 자본주의라는 종교적 신념을 믿고 있는, 어쩌면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경우일 수 있다. 그러니 '얼마의 돈이 필요한가?'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은 자본주의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고민주제다.

책을 읽는 것과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생각'하며 내것으로 소화해내는 것에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었다. 책을 읽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행위일 수 있을 것이고, 그 내용을 '생각'한다는 것은 지식에서 '지혜'로 도약하는 과정일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내내 강조했던 인간 고유의 영역일 수 있는 '생각(상상)'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사피엔스>>를 읽다 밑줄 그은 부분을 다시 읽느라, 시간이 좀더 소요되긴 했지만, 한 권의 책으로 행복과 약간의 깨달음을 느꼈다면 그것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생각(상상), 인류역사 등에 관심있으신 분들이 읽어보면 괜찮은 책이다. 단, 책을 읽은 뒤 더 깊게 그 내용을 음미하며 생각(상상)하길 당부드리고 싶다.


2016-09-09

혁신이라는 열차

종종 눈 앞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KTX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아직 난 완전하게 혁신을 추구하는 열차에 올라타지 못한 것 같다.'

혹자는 정치가 개인의 삶을 개선해 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그 생각에 큰 공감을 하기 힘들다. 차라리 나 자신이 변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내 눈 앞에 펼쳐진 수 많은 '기회'와 '위기'들...
이 모든 것들 중 난 선택을 해야한다. 모두에게 하루 24시간은 공정하게 주어져있고, 난 이 시간을 이용하여 최대한 내 삶의 주인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아야할 당위성이 있기 때문에...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미래지향적인 일을 하고 있기에, 여기에 좀더 많은 혁신을 덪대이다보면 언젠가 내가 의도하지 않은 시점에 큰 열매가 맺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
그리고 종종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균형잡힌 삶이 필요하다.

너무 미래를 준비하다. 현재의 행복을 놓치지 않기를 나 자신에게 희망한다.

끊임없이 세상이 만들어 놓은 고정관념에 의문을 던지고
조금씩이라도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무엇인가를 개선해 나가는 삶.

작은 것들을 실천해나가는 끊기와 적확한 목표점.
그리고 행복, 건강 그리고 약간의 행운...

세상의 풍파 속에서도 내 중심을 지켜내는 의지.

2016-08-10

book_라면을 끓이며-김훈 지음





반복적으로 스쳐지나가는 일상이 특별하게 보이는 경험을 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새로운 관점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응시하고 생각할 여유가 많은 작가의 관점이 사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부러운 느낌이 들었다. 과거 언젠가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본인이 잠시나마 느꼈던 것들을 작가를 통해 다시금 상기 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상에 치여 자신의 감각을 점점 잃어가는 분들에게 좋을 영향을 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난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에 대해서, 그리고 자연에 대해서 그리고 화장하는 여인 등에 대해 좀더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일상이 반복되는 느낌이 들던 어느 날 책꽂이에서 쉬고 있던 이 책을 집어 들었다. 감정이 메말라가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던 탓일까? 어느 날 책장을 넘기다 온몸에서 희열이 느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바로 이 감정들을 잊으면 안된다.' 라며 나 자신에게 주문을 걸듯 무언의 이야기를 했다. 작가가 보고 느낀 내용을 읽는 것을 통해 조금이라도 작가가 응시하는 대상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 개인적으로 좋았다. 그러나 본인의 이해력 부족으로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내용을 모두 이해하진 못했다. 독해하기 힘든 부분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김훈 작가에 대해 깊게 알고 있진 못했으나, 이 책을 계기로 작가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디어에 나와 인터뷰하는 내용을 봤을 땐 좀 난해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통해 만난 작가의 이미지는 미디어에 비춰진 이미지와 달랐다.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의 허점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어쨌든 김훈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볼 계획이다.



2016-07-10

book_파는 것이 인간이다-다니엘 핑크 지음



원제: To Sell Is Human-Daniel H. Pink


이 책은 '영업'이 어떤 시대적 배경에 놓였는지를 보여주면서, '영업'이 어떻게 그 변화하는 흐름에서 조화를 이뤄야할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느낀 건 '상당히 큰 변화가 진행중이다'라는 사실이었다. 이런 변화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행해져온 영업공식에 대해 고민해볼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가 '판매자우위'의 시대였다면, 현재는 그 반대인 '구매자 우위'의 시대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런 환경이 만들어진 큰 이유는 '정보비대칭'에서 '정보대칭'으로의 시대적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인터넷(Internet)이다.

판매(Sell)라는 행위의 가장 본질적 출발점은 어디일까?
제품 그 자체에 있지 않을까?
깔끔한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화려한 언변으로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기존의 판매방법이 지금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제품의 마케팅 측면에서 어느정도 보여지는 이미지(image)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이젠 그런 것보다 최우선시 되어야할 부분은 '제품 그 차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고민의 연장선 상에서 '제품을 내가 믿을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구매자가 그 제품에 대한 믿음을 가지기 위해선, 그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제품을 자세히 이해하고 있어야하며, 이 제품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흔쾌히 사라고 권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한다는 의미이다. 수 많은 판매 메뉴얼을 외워서 고객에게 응대하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내가 제대로 검증해보지 못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과연 사회전체의 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판매(영업)'이라는 단어에 대해 깊게 생각할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행위 뿐만아니라, '비판매 활동' 즉, 직접적인 수익이 창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나 교사가 환자 또는 학생들을 대면하고 설득하는 과정도 본질적으로 설득(판매)를 하는 행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직접적 판매'든 '간접적 판매(설득)'를 하든 영업과 유사한 활동들을 할 빈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어떤 분과 영업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 대화에서 본인은 참으로 이상적으로 들릴만한 이야기를 했다.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제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건 좀 고려해봐야할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상대방은 본인의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다. 먹고살기 바쁘다보니 그런 걸 고민하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하시는 듯한 이야기를 하셨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단기적으로 괜찮을지 모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독약이 되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가치'에 대해 고민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 아닐까? 먹고살기 위해 판매를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가치'에 대해 고민하면서 이상과 현실의 격차를 체감하면서 힘들어해야하는 것 아닐까?

이 책에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영업의 기술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고객의 마음에 귀기울이는 태도, 수 많은 고객을 만나 설득하는 과정에서 거절 당했을 때 긍정적인 생각으로 그것을 소화해내는 태도, 그리고 제품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는 방법 등...

이 책을 통해 개인적으로 '판매활동(영업)'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했다.
너무나도 단순하지만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선 내가 '만든 제품'을 누군가는 '구매'를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었다고 하여도 그 제품을 사주지(Buy) 않는다면 그 기업은 영속할 수 없다. (물론, 비영리 기업과 같은 경우는 기부금을 통해 운영되기에 해당되지 않겠지만...)

그렇다면
그 '만든 제품'을 어떻게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당연히 우리가 직면해야할 주제다.

2016-07-03

book_보험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김미숙 지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 하는 인간은 과거, 신이란 존재를 만들었고, 현재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사회에선 '자본'이라는 완충재를 만들어 미래를 대비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인간의 불안감을 긍정적으로 이용하면 좋은데, 항상 자본에는 검은 탐욕의 그림자가 따라다니다보니 선한 목적을 어느새 잊어버리고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위한 목적으로 전환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이 중에서  '보험'이라는 영역이 이러한 상황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보험' 뿐이겠는가...

이 책은 이런 측면에서 보험의 진실된 측면을 비추려고 노력했다. 물론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보험은 미래를 대비하는데, 좋은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보험에 가입하는 건 주의해야한다. 기억해야할 점은, 보험사는 땅을 파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이 십시일반 불입한 돈을 운용하여 보험금이 필요한 대상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보험사는 자본의 논리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매출증대와, 주주배당증대 등의 목적이 정해지면 인간을 중심에 두기보다는 어떻게든 보험료로 납입한 금액을 지키려고 혈안이 될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구조를 모른 상태에서 보험에 가입하려한다면 한 번은 깊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내가 불입하는 보험금이 보험사에 '기부금'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기부금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불입하는 금액이 '보험'이라는 목적성에 적합하게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소비자가 보험과 관련해서 그리 깊은 이해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보험관련 용어의 어려움 때문이다. 이 중 '고지의무'에 대한 부분을 잠시 다룰 필요가 있다. 보험을 처음 가입할 때 기존에 치료를 받거나 아픈 병력이 있는 것을 보험가입 시 모두 이야기해야하는 것이 '고지의무'이다. 이 '고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추후 보험금을 받아야하는 상황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험에 가입하는 당사자도 자신의 병력을 제대로 모르는 상황인데, 본인을 대신하여 보험을 가입하는 사람이 '고지의무'를 이행하는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내포한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내가 내는 돈 10,000원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1개 이상의 보험은 가입돼있다고 가정했을 때, 보험사가 약1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했다면 10,000,000,000원(100억)을 그냥 앉아서 벌어들이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비단, 보험에만 적용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생각해봐도 이 논리는 정확히 적용된다. 메이저 통신사 3사가 관리하는 고객에게 10,000원씩만 받아도 그 금액은 상당한 액수가 된다.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이에 대해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아닐까?...

혹시라도 보험과 관련한 정보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 책에서 밑줄친 중요한 내용들을 발췌해봤다.

**주의할 점
이 책의 발행일은 2007년11월 경이다. 그 사이에 보험과 관련된 여러 정책들이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으로든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점은 염두에 두고 참고 목적으로 이용하시면 좋을 것 같다.

p54
~보험계약청약서는 가입자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한다.~

p112
~그러나 효도보험은 다른 상품들에 비해 '무효처리'될 공산이 큰 대표적인 보험이다.~

p118
~노인을 울리는 실버보험, 보장조건을 꼼꼼하게 따져보자. 사고가 나도 보험금을 받기가 쉽지 않은 함정들이 실버보험에 특히 많다.~

p131
~신계약을 미끼로 기존 보험을 해약하도록 유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151
~또 한 번 강조하지만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며, 예측할 수 있다는 듯이 포장하는 것도 위험하다. 보험은 '최소의 비용'만 보험사에 기부한다는 생각으로 가입하라. 그 이상은 보험사 좋은 일 시켜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p153
~다만 10여 년간 보험업계를 지켜본 바로는 신상품이 구상품과 별반 차이는 없되 과거에 보장되던 조건들이 하나씩 사라지거나 보험료를 올리거나 하여, 점점 더 가입자에게 불리한 조건이 되어간다는 점은 지적해야겠다.~

pp161-162
~보험은 가입도 중요하지만, 정말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중요하게 따져야 한다.~
~어린이-교육보험은 효도보험과 더불어 무효 보험이 될 확률이 높은 상품이다.~~미성년자의 보험계약은 청약서상 '친권자' 난이 있는데 여기에는 반드시 부모가 각각 자필서명을 해야 한다.~

p182
~신차 차량가격에는 '무상정비보증기간' 내에 '긴급출동서비스'를 해주기 위한 비용이 포함돼 있다.~

pp190-191
~부자들에게 제시하는 상품은 보장액만 일반 가입자보다 클 뿐 보험금을 받을 확률은 똑같다.~

p200
~재혼할 때도 보험 계약 정리는 필수다.~

p208
~보험사로부터 답변을 받을 때는 대표이사 직인이 찍힌 공식 문서로 받아야 그나마 안전하다.~

p223
~이런 불법 계약들이 자행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보험사가 대리점 방식의 모집인을 통해 보험계약을 함으로써 구조적으로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p227
~'수첩'에 도장을 찍든 '일일수금 통장'에 입금을 하든 모두 불법인데도 새로운 계약에 목마른 보험사는 모집인의 이런 불법수금을 묵인한다.~
~보험료는 보험사에 다달이 직접 입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자.~

pp234-235
~가입시킬 때는 고액 보험금을 강조하던 보험사. 그러나 정작 고액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소송'이 필수가 된지 오래다.~
~배짱 소송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보험사와 '보험금 액수'에 대한 소송이 붙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p236
~'무슨 50억 원씩이나 받겠다고! 욕심도 과하군. 그리고 나는 이런 일을 겪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독자가 없길 바란다. 보험금 소송이 붙었다 하면 유독 피해자에 대해서만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들이 있는데, 오랜 기간 보험사와 언론에 세뇌당해 온 탓이다.~

p238
~보험은 워낙 복잡하고 방대해서 '전문 변호사'가 극히 드물다.~~'보험사고 전문' 임을 내세워서 믿고 선임했는데, 변호사가 보험사 논리대로 따라가는 바람에 패소한 사례가 너무나 많다.~

p240
~이 강제조항으로 인해 보험을 1개라도 가입한 독자의 개인정보는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모든 보험회사, 재보험회사,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및 보험사가 업무를 위탁한 자(계약적부, 보험사고조사수탁회사, 콜센터 업무수탁회사, 리서치업체, 보험설계사, 대리점 등) 등 아주 많은 외부기관이 공유하며 필요할 때마다 써먹고 있다.~

p243
~특히 수년에 걸쳐 반복해서 보험금을 받은 경우는 언제든지 '보험금을 노린 사기'로 조사 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pp249-250
~일부 의사들은 보험사와의 분쟁에 휘말리기를 싫어하므로 척추 질환과 같은 사건이 생기면 대충 넘어가거나 판독자체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MRI 등을 찍을 때는 장비의 노후화 정도도 중요하다. 척추 질환과 관련된 보험금을 빼앗기지 않는 방법 중 하나는 사고일로 부터 4~7일이 되는 시점에 MRI를 찍는 것이다. 사고가 나자마자 찍거나 사고일로부터 일주일을 넘기면 안 된다. 너무 일찍, 또는 너무 늦게 찍으면 퇴행성 질환과 사고로 발생된 증세를 구별하기 힘들어 분쟁이 커질 수 있다. 또 촬영 직후에는 진단명이 빠진 것은 없는지 필름과 판독지 등을 다시 한 번 비교할 필요가 있다.
 MRI 필름과 판독지는 목숨처럼 지켜야 한다.~

pp256-257
~기억하라. 입원과 동시에 보험사는 피해자의 진료기록 등을 열람하거나 복사하는 등 자기네한테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려고 혈안이 된다는 것을. 모든 진료기록에 대한 열람은 반드시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한다고 의료기관에 통보하고, 보험사가 진료기록을 보거나 복사하겠다고 하면 반드시 동행하거나 본인이 직접 해주겠다고 대답해야 한다.~

p259
~의료기관 역시 마찬가지다. 적합한 진료를 했고 이에 대한 비용을 청구했는데 보험사가 과잉진료라며 지급을 거부하면 병원은 보험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p260
~교통사고를 당해 보험사와 '합의'를 할 때는 '치료'가 완성되었을 때 해야한다. 돈이 급해서 치료 받는 도중에 합의를 한다면 마땅히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pp266-267
~보험료 납입을 두 달 어기면 계약이 실효된다.~
~'타의적 실효'를 막기 위해서는 주소지가 바뀌었을 때 즉시 보험사에 알려야 한다.~

p272
~생명줄과 맞바꾼 고귀한 돈, 보험금을 받은 뒤에는 절대 함구해야 한다. 이 돈이 엉뚱한 곳으로 새면 불행 뒤 더 큰 불행이 시작된다. 정확히 받고 철저히 지키며 잘 써야 한다. 그것은 나의 위험을 대비해 '고귀한 보험료'를 내준 다른 가입자들에게 보답하는 길이기도 하다.~

p273
~하지만 국민건강보험(비영리의료보험)과 민영보험(영리의료보험)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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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book_서양미술사-이은기,김미정 지음





(본인이 그동안 읽었던) 미술사를 다룬 몇몇 책들은 단순히 '시대적 흐름'에 따라 미술작품들의 변화하는 흐름을 소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이 책은 좀더 흥미롭게도 미술작품이 탄생한 '사회적 배경' 그리고 각 시대의 '인간의 사고적 관점'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 서술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어쩌면 그 이유가 이 책의 저자가 한국인의 관점을 어느 정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어쨌든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시대순으로 나열된 미술사 책보다는 이해하기가 용이했다. (책 크기와 무게 때문에 휴대하면서 읽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참고] 책의 첫머리에 '저자의 말'을 잠시 빌리자면
"~이 책의 내용이 미술 실기 전공자들에게는, 사회에 대한 인식이 창작활동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환기시키고, 인문 사회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인간의 사고와 시각이미지의 밀접한 관계를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그냥 그림이 좋아 작품을 보고자 하는 애호가들에게는 작품에 대해 좀더 면밀히 접근하는 길잡이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미지(Image)란 무엇일까?... 요즘 고민중인 주제이다. 대중에게 노출되는 이미지는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며 대표적으로 이러한 이미지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미디어는 어떤 연관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일까? 이미지를 소비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생산자들...어쩌면 우리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생산자들의 관점을 아무런 비판없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결과 내가 보는 세상이 마치 온전히 내가 느끼는 관점이라고 착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고대로부터 인간은 끊임없이 어떤 이미지와 상징물을 남기려고 노력했다. 동굴벽화에 남겨진 이미지, 그리고 대표적으로 중세시대엔 종교적 권위를 내포한 여러 이미지들이 생산되었다. 누군가에게 종속되어 이미지를 생산해내던 예술가들은 예술가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고적 관점보다는 자신에게 자금을 공급해주는 이의 관점을 화폭에 담아내는 데 더 치중했을 것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도 어떤 예술가는 끊임없이 '혁신'과 '변화'를 캔버스에 담아내려고 노력했고, 그런 노력들이 쌓이고 쌓여 이제는 점점 누군가에게 종속되기 보단 한 개인이 자유로운 위치에서 느끼는 관점을 바탕으로 캔버스에 표현해내는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한편으론 지금의 자본주의에 속해있는 예술가들의 경우, 우리 눈에 보이는 주종관계가 없는 것 처럼 보이지만 엄염히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의 힘에 의해 자신의 주체적 관점보다는 돈의 힘에의해 붓터치가 조종당하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된다.

현재 생산되는 예술작품들 중에서 100년의 세월을 이겨낼 작품은 과연 몇개나 될 것인가?
결국 예술의 본질은 인간을 향할 것이고, 그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이 있어야만 긴 세월의 흐름을 뛰어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처음 서양미술사를 접하시려는 분들에게도 이 책은 어려움 없이 읽힐 것 같다.


2016-06-11

book_어떻게 살 것 인가- 유시민 지음





죽음에 대해서…
그것이 자연의 법칙에 의한 것이든 자신의 의지에 의한 것이든,
‘죽음’에 대해 직면하는 순간 우리들 인생은 생각지도 못한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인간의 나약한 어느 지점 때문에 ‘죽음’에 직면 했다가도 어느 순간 ‘죽음’을 망각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성에 젖은 삶을 살게된다. 삶의 주체성에서 벗어나 어디로 가는지 모른채 그냥 살아가게 된다.

손주, 손녀로 보이는 아이와 걸어가는 노인을 응시한다.
‘저 노인도 젊었을 때가 있었겠지?…’
지금 이 순간 나도 늙고 있는데, 늙는 만큼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을까?
내일이 내 삶의 마지막이라 했을 때 나는 지금 이 순간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할 것인가?
고민을 하지 않으면 심신은 편하다. 존재가 가벼워지고 군중에 묻혀 살아가기에 외롭지 않다. 하지만, 이런 안정감도 잠시뿐이다. 가끔씩 느끼는 고독을 직면하는 순간순간 마다 언젠가 나도 혼자가 될 것이라는 공포가 슬금슬금 심장에 노크를 한다.
그러나 고민을 하게 되면 심신은 힘들어지고, 나의 존재까지도 점점 무거워지면서 불안정과 불균형 속으로 빠져든다.

이 책은 이런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그 고민의 바탕에서 행동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단순하고 맹목적인 희망보다는 현실의 냉혹한 면도 저자는 독자에게 보여준다. 오히려 그 부분이 더 진실되게 다가왔다. 내가 무엇을 할때 행복하고 즐거운지를 찾아야한다. 사회가 주입한 행복방정식이 아닌 오직 내가 오감과 육감으로 느꼈을 때 즐거운 일을 찾아야한다. 설령 내 선택이 틀렸더라도 그런 시행착오가 쌓이면서 결국은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테니까…

정치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저자가 정치계에 두 발을 담근 경험이 있기에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았다. 물론, 정치가 국민의 삶에 아주 많은 영향을 미친다. 현재 시점에서는 ‘정치와 연결된 경제’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 그렇다고 모두가 정치계에 몸 담을 순 없다.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선거를 하고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표가 국민을 대신하여 여러 정책활동을 수행한다. 가장 본질은 그나마 내가 누군가를 선택할 수 있는 ‘선거’라는 제도가 있다는 점이다. 선거(투표) 이후는 각 개인의 판단에 따라 참여도의 비중을 달리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먼 미래를 계획하려는 것도 큰 의미가 없는 듯하다. 내일 내가 어찌될지도 모르는 게 인간의 삶인데, 어찌 내가 10년뒤 내 모습을 그릴 수 있을까?
인간 삶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삶 속에서 배우고 깨우치는 것들이 어쩌면 삶이 내게준 선물이자 열매가 아닐까싶다. 그렇다고 삶을 계획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다. 어느 정도의 그림은 그리되 그 그림을 너무 구체화하는데 애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복잡한 걸 아우르기 위해선 수많은 복잡함을 거쳐 단순하면서도 추상적인 어떤 목표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단순하고 추상적인 '삶의 본질'을 잡고 있으면 되지 않을까?

인간다운 삶을 위해 경제적 활동을 통해 얻은 적당한 경제력이 있어야한다.
나는 얼마의 돈이 있으면 내 삶을 행복하고 주체적으로 살 수 있을까?
많을 수록 좋다라는 답변은 이미 돈의 노예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미 내 삶의 주인으로 살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나 다름없다. 가끔씩 생각이 날 때마다 연습장을 꺼내 숫자들을 적어본다. 일을 안하고 이자수익만으로 살기위해서는 얼마의 돈이 필요하지?

고정관념들.. 그 고정관념의 틀에 갇혀 산다는 것..
고정관념을 깼는지는 모르지만, 그 틀에 갇혀 사는 삶은 이미 너무 깊게 경험해봤다.
학창시절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짜여진 시간과 장소에서 나는 사회가 시키는 삶을 매우, 참으로 성실하게 수행했다. 내가 이것을 왜 하는지 누군가에게 묻진 못했지만, 학창시절 자투리시간에 읽던 신문과 시사주간지 그리고 동양철학을 통해 어렴풋한 ‘불협화음’의 느낌을 받았다. 쉽게 그 ‘불협화음의 느낌’을 응시하고 행동하진 못했다. 애써 핑계를 대면 ‘시간Time’이 없었다는 점..그 당시는 고민이 사치인 시기였다.

그 ‘불협화음’ 덕분이었을까?
아니면 우연과 필연의 결합체였을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어느 순간 내게 시간이 주어졌고,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뒷받힘 된 시기가 있었다. 전적인 내 의지도 아니었으며, 그저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것 뿐이었는데, 지금 와서보니 그 때가 진정 내가 자유로웠던 시기였고, 내 삶의 본질에 대해 탐구하고 행복에 대해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시기였다. 그 시기가 있었기에 이 책의 제목을 보는것만으로도 심장의 울림을 느끼며 읽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이 책의 저자는 어떤 삶을 살았고, 자신이 살아온 삶을 통해 무엇을 느꼈으며 나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까?’
저자와 내가 같은 삶을 살진 않았겠지만, 어찌보면 인간이라는 본질은 크게 다름이 없음을 생각해볼 때 그가 삶을 통해 느꼈을 그 감정들이 다른 독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에 대한 부분은 각자의 다양성에 맡기면 될 것이고…굳이 정치에 대해서 길게 언급하고 싶진 않다. 정치에서의 개혁과 혁신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우선은 나 자신의 삶의 혁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2016-04-13

Life_가족이냐 직장이냐 묻는다면...

회사 회식자리에서 형보(가명)의 직장 상사가 말했다.

 "~가족들보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 후 이어진 상사의 말에서는 가족들보다는 직장 동료들과의 '끈끈함(?)'에 더 시선을 모아야한다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형보의 생각은 어땠을까? 형보는 상사의 사소할 수 있는 그 말들에서 뭔가의 가벼움을 느끼게 되었고, 그 가벼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고민해야했다.

내가 본질적으로 회사를 다니며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내가 이 세상에서 숨쉬며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는 무엇일까?

이분법 논리로는 '가족'과 '회사'에서 선택을 하라는 의미인데, 참으로 시대를 역행하는 선택지라고 형보는 생각했다.

그래도,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아마도 형보는 '가족'을 선택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맨 처음 형보라는 한 인간의 존재에서 시작된 삶이 가족을 만나게 되었고, 그 가족이 바탕이 되어 사회에서 직업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놓고 봤을 때 가정이라는 바탕이 약해지게 되면 직장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고 이는 회사의 수익에도 작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 개인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미약하겠지만, 회사에 소속된 전체 직원들의 영향이 합해진다면 그 영향은 작은 것을 넘어 위협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형보는 생각했다.

그래서 형보는 상사의 생각이 자신과 다름을 인정했고, 그 다름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측면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영역에서 판단되어야하는 것이라면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서도 더 깊게 고민해야함을 깨닫게 되었다.

가화만사성....
이 말이 지겹도록 인류의 역사에서 그 명맥을 이어가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가화만사성을 행하기가 그토록 힘들다는 반증이 아닐까?

book_생각의 지도-리처드 니스벳 지음


원제: 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and Why
-Richard E. Nisbett-



내가 사회와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타인이 바라보는 관점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단순하게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측면은 내가 몰랐던 것에 대해 어느 누군가는 안다는 의미이기때문에 그리 큰 충격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하지만, 내가 예상하지도 못한 부문에서의 관점차이는 상대방에 대한 이해보다는 큰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간의 부류를 크게 동양인과 서양인으로 나눠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다르며, 그 다름이 어디에서 귀인하고 있는지에 대해 여러 설문을 통해 논증해나가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동서양의 철학이 어디서부터 출발하게 되었고, 그 출발점의 다름이 인류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원인들이 나의 생각(Think)에 영향을 미칠까?
한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아마도 생각의 관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환경'은 흔히 우리가 '문화(Culture)'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단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크게 동양인의 경우 공동체에서 인간관계에 중점을 두다보니, 한 개인으로서의 인격체보다는 소속된 사회에서의 조화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반면 서양인의 경우 인간관계에서의 조화보다는 한 개인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각기 다양한 개인들간의 이해를 위해 서로 토론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이 소속된 환경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반증이라 생각된다.

동양은 대게 농경문화가 주축을 이룬다. 특히 중국문명의 경우 농경문화를 위해서는 여러 사람이 서로 협업해야하는 환경에 노출된다. 그러다보니, 개인간의 다름에 대해 서로 토의하기보다는 서로의 융합을 위해 나와 다른 타인과 충돌을 일으키기보다는 상대를 이해하는 쪽으로 기운다. 동시에 이런 농경문화는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에 유리하다. 하지만 서양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그리스의 경우는 해안까지 연결되는 산으로 이루어진 나라이기 때문에 농업보다는 사냥, 수렵, 목축, 그리고 무역에 적합했다. 그리스의 이런 환경은 농경만큼의 협업을 요구하지 않았기에 공동체의 응집보다는 한 개인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 개인의 자율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은 개인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이야기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생각들을 논쟁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고대 중국인과 고대 그리스인이 상이한 형이상학적 신념을 가지게 된 것은, 중국인들은 주변 환경과 전체 맥락에 주의를 기울인 반면 그리스인들은 사물 자체에 주의를 돌렸기 때문이다.~"     [본문 P193 중에서]

전체적 맥락을 보려했던 동양의 관점,
그리고 사물의 본질을 보려고 했던 서양의 관점.
전체를 보려는 동양의 관점은 어떤 사회적 현상을 바라볼 때 결과에 대한 원인을 1가지로 단정짓지 않는다. 같은 결과이지만 각기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같은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반면 서양의 관점은 원인과 결과의 명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결과에 대한 원인을 분석할 때 상황적 이유보다는 사람과 사물 자체의 특성(본성) 때문에 결과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이점은 동양적 관점의 도움을 받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결국, 이 책의 저자 또한 동양적 사고의 특성과 서양적 사고의 특성이 서로 조화를 이룰 필요하가 있음을 주장한다. 종합적이면서도 전체적 맥락을 보려는 동양적 사고와 분석적이면서도 사물의 본질적 특성을 파악하려는 서양의 사고가 조화를 이룬다면 인류의 역사는 더욱 진보하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문화와 환경이 인간의 생각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나도 모르는 순간 내가 소속된 환경에 의해 내 생각이 지배 당하고 있다는 경각심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순간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나의 진정한 '자유의지'에 의한 생각인지 아니면 단순히 사회적 영향과 군중심리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어쩌면 동양적 사고와 서양적 사고를 구분해내기 보다는 '인간' 본연에 대해 고민하고 또 '인간'을 알아가는 촉매제 역할을 이 책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16-03-27

book_핀테크 전쟁-브렛 킹 지음

 
 
 
원제: Breaking Banks-Brett King
 
 
 
돈의 추상성...
이 추상성과 스마트폰(Smart Phone), 이것을 연결하는 인터넷(Internet),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의 개념인 플랫폼(Platform) 또는 소셜네트워크(SNS; Social Network)의 조화가 금융의 역사에서 대혁신의 기로에 서 있는 지금. 이 책은  '금융'과 '기술'의 조화가 앞으로 어떤 혁명을 가지고 올지 궁금한 이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나 금융업에 몸 담고 계신 분들에게 어쩌면 이 책 뿐만아니라 핀테크 관련 책들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본인의 생각이다.
 
이미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현물로써의 돈(Money)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즉, 숫자로 표현되는 돈의 액수로 '현물의 돈'이 대체된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결제의 패러다임도 단순한 '현물로써의 돈'이 아니라 카드결제 및 인터넷뱅킹 등을 통한 결제의 패러다임으로 옮겨왔다. 여기에 스마트폰,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등의 발전은 이러한 금융거래의 총제적인 과정에 대혁신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은행의 수익구조는 가장 본질적으로 '예대마진', 즉, 고객의 돈을 받아서 그 돈이 필요한 고객에게 빌려주는 과정에서의 '이자율 차이'에서 오는 수익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은행을 통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수료'도 은행의 수익구조에 어느 정도 포함된다. 그런데, 이제는 이러한 수익구조를 고수할 경우 은행에 심각한 위기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금융기술의 발달로 '예대마진'에서 지켜온 수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며, 은행을 통한 각종 거래에서 오는 수수료 또한 여러 금융기술의 발달로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은행의 수익구조도 큰 변화를 준비해야할 시기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얼마 전, 오랜만에 거래하는 은행의 ATM기를 이용하러 갔다가 키오스크(KIOSK)라는 기기를 발견했다. 이 기기의 간략한 개념은 '무인정보단말기'라고 할 수 있다. 이 기기를 통해 공휴일 정해진 시간에 화상통화를 통해 은행직원과 소통할 수 있고, 카드발급도 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그 이외에도 여러 업무들을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지점'을 방문하여 은행직원과 상담하는 상황은 점차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즉, 은행 지점의 필요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며, 그것을 '혁신적인 금융기술'들이 대체할 것이라는 것이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내용이었다.
 
결국, 어느 은행이 지금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물결을 읽고 변화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제는 스마트폰이라는 손안의 컴퓨터를 통해 '초개인'들에게 소통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진 상황에서 개인과 은행의 관계는 각기 다양해야하며, 고객이 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서비스를 적절한 시간에 제공할 수 있는 은행의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은행의 마케팅 분야에서의 변화도 필요하다. 과거에는 고객의 소비욕구를 자극하여 소비만능주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수익을 내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고객의 재정상태를 관리하고 적절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가치(Value)'를 만들 수 있는 기업들이 선두에 설 것이다. 그러니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여겨야할 단어는 '가치'와 '고객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점점 더 정보들이 투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을 적당히 속이면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물론, 본질적으로 인간의 욕망이라는 것이 쉽게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 소비욕망을 부채질 하기 보다는 그 욕망에 적절한 이유를 대면서 조절해 줄 수 있는 금융기업들이 미래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우리는 구글의 알파고와 이세돌(프로바둑기사)의 대국을 보았다. 이는 인류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개인적으로 내가 생각했던 것은 '오직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 였다. 오직 인간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하는 게 지금이라고 생각된다. 미래에는 알파고와 같은 기술이 금융업계에서 일하는 많은 인력을 대체할 것이다. 정해진 데이터, 그 데이터를 분석하여 각 개인에게 적절한 조언을 할 수 있게 될 테니까... 여기에 그것을 적절히 컨트롤하고 의사결정해야하는 인력에 대한 수요는 거의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더 느끼게 된 것은 돈은 점점 더 추상화될 것이고, 그 추상화와 금융기술의 발달로 결제는 점점 더 빨라질 것이며 이는 인류 역사의 급격한 변화를 예고한다는 사실이다. 각국의 화폐에 정치적 이념들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어떤 금융환경이 만들어 질지는 모르지만, 아마 지금의 상황과는 현격히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미 미래는 우리 곁에 와 있고, 이것을 볼 수 있는 통찰을 가지고 준비하는 자만이 앞서갈 수 있는 게 지금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2016-03-20

book_의사가 여기 있다 Doctor is present-김현정 지음




전반적인 이 책의 구성은 저자가 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보고, 듣고, 느꼈던 일들을 짧은 에세이 형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전작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와 <<의사는 사라질 직업인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확실하진 않는데, 이 책은 저자가 신문사에 기고한 글을 모아놓은 것으로 추측된다). 어떻게 보면 이미 출간한 2권의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한 내용으로도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저자가 의료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다양한 상황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써내려갔다는 점에서 전작과 차별화 되는 것도 사실이다.

자본주의가 이미 의료시장까지 진출해버렸는지도 모를 지금... 저자는 그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의료시스템을 인간이 이해하고 슬기롭게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혜를 전달해주는 느낌이다. 얼마 전 어느 의사분을 만나 이야기하면서도 요즘 의사들의 고민이 자본주의와 맞닿아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사의 판단으로 환자가 수술을 하게되었을 때 몇백, 몇천 만원이 자신에게 돌아오는데, 정작 환자를 진찰하고 처방전만 작성해주면 몇 만원의 돈이 의사에게 들어오는 상황에서 의사들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는 돈을 많이 벌려고 의사의 길을 택하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신호라고 판단된다. 의료가 본질적으로 추구해야할 목적지에 대해 정말 심각히 고민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의사들 본인들은 수술을 가급적 받지 않고 치료를 하려고 한다...그런데 왜 환자들에게는 수술을 그렇게 쉽게 권하는 것일까? *물론 충분히 고민하고 권하시는 좋은 의사분들도 많이 계시다. 하지만, 인술을 펼쳐야할 의료가 눈 앞의 돈만 보고 환자를 등한시 한다는 것은 이미 자본주의 시스템이 뭔가 문제점을 안고 있고, 이 문제점을 인류가 빨리 인지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다.

몸이 아프면 병원을 가서 의사선생님을 만나야한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0차의료' 즉, 평소의 식습관 및 운동 등 자신의 심신건강 위해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애정을 쏟았는지가 우선이다. 단순히 의사의 소견과 약만 믿고 우리 몸을 혹사시키는 건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몸을 더 망치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개인 각자가 해야할 일들이 있는 것이지 그것까지 의료에 모두 맡기는 것은 조금 안타까운 장면이다.

더 좋은 사회를 위한 저자의 노고에 박수와 감사를 보낸다.
몸과 마음이 병든 사람들을 인술로 잘 치료해 줄수 있는 좋은 의사선생님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6-02-21

movie_The Danish Girl 데니쉬 걸





정체성.
한 없이 자유를 추구하고 그 과정에서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하는...
이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까? 한 번 밖에 없는 내 삶의 소중함. 이 무게를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성정체성 뿐만아니라 인생의 여러 것들에 대해 더 심도 있는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삶의 무게가 매우 자신을 고통스럽게 할 것이지만, 그 고통이 어쩌면 자유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으로 끝나지 않고 그 생각이 현실에서 실행되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무게감...
겉은 남자인데
속이 여자이고
겉은 여자인데
속이 남자이다...

단어가 이상하다.
남자, 여자
두 단어로 인간을 구분짓는다는 게 이상하다.
그냥
"인간"이라고 불러야할지도...

내가 보는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냥 인간을...사람을 보고 있는 것이다.

2016-02-09

아이에게 불행을 전달하는 부모들.

아이에게 불행을 전달하는 부모들...
미디어에 비춰지는 (아이를 불행으로 내몬)부모들에게  비난의 손가락들이 난무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볼 내용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왜 이런 불행들이 대중의 눈에 보이고서야 깨닫는 것일까?
과연 이런 불행이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벌어지는 것일까?

어쩌면 이 문제들에는 '사랑'과 '애증'이 뒤범벅되어, 인간을 궁지로 몰고가는 원천적인 이유가 내재하는지도 모른다. 인간이 아니고서야 어느 부모가 자신의 자식을 처음부터 온기없이 대할 것인가? 이 문제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우리 인간의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기 때문은 아닐까?...
아이에게 불행을 전달한 아버지와 어머니도 그 불행을 전달 받은 게 아닐까?
기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식에게 범행을 저지른 부모들이 거의 대부분 한결 같이 하는 말이 있다. '그들도 피해자라고....' 맞다. 그들도 피해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건 불행이 대물림 되는 동안 어느 누구도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려는 목숨을 건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우리 눈에 아이의 불행이 목도 되는 순간에야 깨닫는...

미디어에서 집중적으로 보도되는 부모와 자식의 어두운 이면들이 과연 지금 일어나는 시대적 현상일까? 개인적으로 '아니요'라고 답하고 싶다. 겉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지 이미 우리 삶 깊은 곳에서 어두운 감정들은 깊게 포진하고 있다. 꼭 누군가의 죽음이 목격되어야만 거기에 큰 문제가 있을까? 마트에서 축구화가 사고 싶다는 아들에게 큰소리치는 아버지에겐 이런 어둠이 내재된 게 아니란 말인가? 내가 볼 땐 도진개진이다.

아이는 이 나라의 꽃이다.
함부로 해선 안되는 존재다.

사소하고 나약해 보였던 아이들에게 전달했던 작은 어둠들이 몇 백년 쌓이고 쌓여 지금 더 큰 어둠들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는 매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아니면 영영 인간이 해결하지 못할 숙제로 남아있을 수도 있다. 노파심에서 하고 싶은 말은 그래도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식을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미디어에 비춰지는 인간 삶의 모습은 일단 '특별함'이 있어야하기 때문에 그런 소재들이 보여지는 것이다. 평범한 한 가정의 모습이 미디어에 비춰진다하여 그것을 볼 시청자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뭐, 자신들이 사는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에... 미디어에 비춰지는 인간의 어두운 모습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아예 없다고는 말 못하겠다.

2016-02-08

book_은밀한 갤러리-도널드 톰슨 지음


[원제] The $12 Million Stuffed Shark: The Curious Economics of Contemporary Art
- by Don Thompson




미술작품들이 거래되는 시장(Market)에서 작품의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현재를 살고 있는 예술가들 중에서 '예술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라면 그 또한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경제학의 공급자와 수요자, 즉 작품을 만들어 내는 예술가와 그 작품을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 한 책이다. 하지만, 이미 미술품 거래시장(Market)에 깊게 들어와 자리를 포진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아마도 이 책이 외면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히 터득하게된다.

참으로 희한하다는 생각을 했다.
주식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은 투자대상인 '기업'의 미래현금흐름, 즉, 그 기업의 성장가능성에 기반을 둔다. 그런데 미술작품의 가격을 형성하는 바탕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가닥을 잡을 수가 없다. 물론, 주식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에도 버블이 생기는 것을 보면 주식시장이나 미술품 거래시장이나 그다지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다. 어떻게든 가격을 높이거나 유지시키려는 세력과 그러한 문화적 고정관념을 유지시키려는 힘들이 공존한다. 여기에 인간의 욕망을 뛰어넘는 '탐욕'이 더해지면서 흔히 '수요공급에 따른 균형'이라는 인간의 합리적사고는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되고 만다. 그런 이유에서 오히려 경제는 논리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곳에는 인간의 '본성'이 아주 깊은 자리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합리와 불합리가 공존하는 미술품 거래시장에서도 오랜시간을 살아 숨쉴수 있는 요소는 단연 '혁신'이었다.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혁신이 담긴 작품'들은 혼란한 시대에서 빛을 보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연단에 올라 시상식을 하고 있었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이 초기에 수 많은 비판을 받다가 시간이 흐른뒤 그 가치들이 보였던 것처럼 말이다. 인상파 작품들의 화폐적 가치가 '본질'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시도'와 '혁신'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든다. '예술의 본질은 무엇인가?'...'예술가들이 왜 예술을 하는 것일까?'...돈을 벌기 위해서?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필요한 돈이 점점 커져서 문제가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돈을 벌기위해 예술을 한다면 그 예술가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예술의 본질은 인간의 '본성'과 맞닿아 있다. 인간이 죽을 때까지 추구하려는 '자유'....자유가 밑바탕을 이루면서 인간이 내뿜을 수 있는 모든 걸 뿜어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그 과정들... 그 과정들 자체가 인간에게 보상을 주는 건 아닐까? 내가 느끼는 이 감정....자유 속에서 인간이기에 느낄 수 밖에 없는 그 감정들을 캔버스에 표현해는 그 과정이 예술가에게는 축복이 아닐까?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미술작품들도 자본주의 질서를 외면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예술은 끈질기게 '본질'을 지켜내야할 의무가 있다.

대한민국에 있는 수 많은 갤러리들, 그 갤러리 벽에 걸려있는 여러 미술작품들...과연 100년 뒤에도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작품이 과연 얼마나 될까? 지금의 자본주의는 100년 뒤 후손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평가될까? 나는 지금 삶의 본질을 잘 인지하며 내 삶을 살고 있는가?... 오히려 책을 읽으며 수 많은 고민들이 더 떠올랐다. 이것도 어쩌면 생각하는 인간이기에 받아들여야하는 것들인지도 모른다.

똑같은 물품인데, 백화점이라는 의리의리한 공간에 전시된 물품과 동네슈퍼마켓에 진열되어 판매되는 물건에 대해 생각해보자. 인간은 그 물품자체의 본연적 가치를 소비하는 존재인가? 아니면 물품 자체가 아닌그 물품을 호위하는 주변의 화려한 색을 소비하는 존재인가? 책을 보는 초반에는 '미술품 투자'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도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그 생각에 또 다른 의문을 던지게 됐다. 나 또한 망각했던 미디어의 모순된 모습들을 보았기 때문에...

언젠가 시장은 본연의 모습을 찾을 것이다.
아마도 지금, 그 본연의 모습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예술의 '본질'을 담은 많은 작품들이 세상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