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0

안철수&박경철 인터뷰 요약(청춘콘서트에서)

과거에 스크랩해 둔 글을 정리했다. 모든 내용을 올리면 좋았을 텐데, 내용이 길어서 간단하게 요약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절대로 하지 말라"는 조언이다. 이 말에는 매우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해야할 일들을 생각하다보면 한 개인에게 주어진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해야할 일들은 자연히 많아지게 된다. 그러면서 일들이 너무 복잡하게 엉키게 되고 정신이 복잡해지는 것 같다. 그러니 하지 말아야할 것들을 정리해서 버리고나면 진정 해야할 것들이 남게 되기 때문에 좀 더 가벼운 정신과 몸으로 그것들을 직면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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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중질문 : 20대에게 필요한 것, 당부하고 싶은 것은?

- 박경철 : 저는 ‘이것만은 꼭 해라’ 하기 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절대로 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여러분 어깨 위에는 버려야 할 모래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인생이라는 길고도 먼 여행에서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달고는 오래 갈 수 없다. 모래주머니는 바로 나쁜 습관이다. 힘들고 어려우면 깊이 내면을 파고들어 고치려 하지 않고, 술 마시고 비탄 하면서 풀어버리려 한다. (갑자기 김제동씨를 쳐다보자 청중들 웃음) 꿈이 외교관이라면 토익 학원 먼저 끊을 것이 아니라, 제일 먼저 아침에 10분 일찍 일어나라. 내 몸에 붙어 있는 나쁜 습관들을 한 개씩 제거해 나가라.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만 남으면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장점이 단점에 압도되어 있다. 단점을 버리면 장점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지 말고 무엇을 하지 말까 고민해라.

- 김제동 : 20대에 혹시라도 이러지 않는지 살펴봐라. 나는 박지성인데 아이스링크에 밀어 넣고 너는 왜 김연아처럼 스케이트를 타지 못하냐 닥달하고 있는 건 아닌지? 나는 김연아인데 축구장에 데려다 놓고 너는 왜 패널티킥을 제대로 차지 못하냐 닥달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건 아닌지? 나를 너무 코너에 몰아놓고 남에게도 들이대면 숨막혀 죽을 것 같은 잣대를 나한테 들이대면서 자신을 너무 괴롭히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돌아볼 필요가 있다. 힘들고 두려울 때 저는 가만히 있는다. 일단 먼저 저를 보호한다. 그래야 그 다음에 뭐를 할 수 있다. 끝까지 자기를 보호하고, 끝까지 자기 자신을 믿어주고, 자기의 최후 보루가 자기가 되어 주는 것이다. 끝까지 위로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단점에 압도된 장점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내 단점을 인정하되 장점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때론 가끔은 나에게 미안해 하는 것.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는 용기가 20대에는 중요하다.


- 청중질문 : 스스로 한심하다고 느껴 본 적이 있는가?

- 안철수 : 일이 잘못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다. 후회를 하더라도 건설적인 후회를 하자 생각한다. 후회를 해도 감정 소비하는 후회를 하면 나중에 마음은 치료되는데 남는 게 없더라. 내가 여기서 어떤 교훈을 얻으면 다음에 멍청한 상황에 빠지지 않겠는가 되돌아본다과거의 실패보다 과거의 성공이 더 앞길을 막는다. 성공신화에 사로잡히면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실패에 좌절해서도 안되지만 성공도 미래의 발목을 잡는다는 생각으로 성공도 떨쳐버려야 한다.


- 청중질문 : 40대 아줌마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 대신 ‘꿈을 키우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대범한 엄마가 될 수 있는지?
- 김제동 : 지금 노총각한테 대범한 엄마가 될 수 있는지 상담해 달라고요? 상담은 법륜스님이 정말 잘하신다. 제가 법륜스님을 만났는데 이렇게 말씀하더라. “제동씨 가만히 보면 번뜩하는 선지도 있고 혼자 살고 산 좋아하고 고기도 안 먹는다. 머리 깍고 출가해서 우리와 같이 살면 좋겠다. 어때요?” 그래서 제가 “스님,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아직도 여자를 보면 가슴이 떨려서 안됩니다.” 그랬더니 스님이 “아, 그래요? 그건 나이가 들면 해결이 되요” 그랬다.(웃음) 또 스님이 주례사를 한 적도 있는데 이랬다고 한다. “먼저 신랑 신부에게 드릴 말씀이 있어요. 결혼은요. 안 하는 게 제일 좋아요.” 그랬다.(웃음) 그렇게 시원시원하고 쿨한 분이시다. 저는 법륜스님처럼 경험도 없고 잘 모른다. 그렇지만 법륜스님이라면 이렇게 대답하실 것 같다. 40대면 아들이 몇 살이예요?

- 질문자 : 아들은 고등학교 1학년이다.

- 김제동 : 애가 공부 잘하고 착하면 엄마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들도 다 좋아한다. 그런데 맨날 애가 아프고 말 안 듣고 공부도 못한다고 엄마도 애를 싫어하면 어떻하나? 애가 아프고 공부 못해도 ‘나는 끝까지 니 편이다’ 고 탁 보듬어 주는 게 엄마지. 지금 그렇게 말하는 건 엄마가 아니고 욕심이다. 아이를 내 욕심 채우려는 수단으로 보지 마라. 솔직하게 이야기해봐라. 아들을 걱정하는 건지, 아들이 잘 되어서 내 덕 보려고 하는 건지. 아들이 말을 잘 안 듣고 공부를 좀 못하면 어떤가?

- 질문자 : 제가 욕심쟁이 맞다.

- 김제동 : 애가 엄마 말을 잘 들으면 엄마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 위인들을 봐라. 다 엄마 말을 안 들어서 성공했다. 부처님도 엄마 말을 안 들어서 출가해서 깨달았다. 엄마 수준을 잘 생각해야한다. 그냥 파마 잘 나온 것에 만족하고 살면 된다. (청중들 웃음)
- 질문자 : 감사하다.


- 김제동 : 두 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고 부럽다는 생각도 했다. 도대체 우리나라에 어떤 사람이 이렇게 하겠는가. 청년들도 주인으로서 자발적으로 모여서 행사를 준비하고, 좋은 말씀 해주고, 강연 소감들 올라오는 것 보면서… 누가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참 부러웠다. 정말로 먼 길 달려오신 두 형님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짠 했다. 애 많이 쓰셨다. 박수!

- 박경철 : 사실 50을 바라보는 두 남자가… 어떻게 보면 아들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동생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조카 같기도 한 젊은 친구들과 이 감격적인 장면의 중간에 서서 뜨거운 한 여름을 보냈던 2011년의 여름…! 저도 언젠가 나이가 들어서 제 삶을 돌아보는 시점이 있지 않겠는가. 제 삶을 반추할 때 2011년의 뜨거웠던 여름이 굉장히 소중했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저희들도 행복했다. 마무리하는 인사를 안철수 선생님께 청해 듣겠다.

- 안철수 : 그동안 다니면서 “도전하라, 용기를 가져라, 매집을 길러라…” 그런 말씀들을 계속 드렸다. 하지만, 사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미안합니다…”.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녹록치 않은 환경을 물러주었다는 마음이 들어서다. 항상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였다. 길게는 지난 3년, 최근에는 100일… 많은 시간을 헌신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진심으로 위로 드리고 격려 드리고 싶었다….. 힘내세요!


[출처: 2011년9월 초 <프레시안> 신문에 난 기사를 읽고 요약]
* 정확한 사이트 주소를 첨부하려고 했으나, 제대로 검색이 되지 않아서 간단한 출처를 밝힘. 저작권상의 문제가 있을 시 이야기 해 주시면 자진 삭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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