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3

[주역 한 구절] 40 해解 : 잘나가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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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해解 l 잘나가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운이 풀리기 시작할 때의 처세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자연의 이치다.
위기 뒤에는 기회가 찾아오고
어려운 일 뒤에는 쉬운 일이 찾아온다.
모든 것이 꽉꽉 막히는 건蹇의 운이 끝나면
모든 것이 술술 풀리고 해결되는 해解의 운도 찾아온다.
그렇다고 어렵던 시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제 또 오르막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解 利西南 无所往 其來復 吉 有攸往 夙 吉
(해 리서남 무소왕 기래복 길 유유왕 숙 길)

- 모든 것이 술술 풀리는 해解의 운에는 상생함이 이롭다.
중요한 일이 아니면 나서지 말아야 길하고,
나아감에도 매사를 숙고해야 길하다.

<~혼란하고 어렵던 시절이 지나고 희망의 시기가 왔을 때 어떤 행동을 해야 새 세상을 건설할 수 있는지를 논한 구절이다. 서로 돕고 화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앞서지 말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또한 매사에 조심하고 삼가야 한다고도 했다. 희망이 보인다고 모두 제 목소리를 높인다면 다시 혼란스러워짐을 명심해야 한다.~>


无咎
(무구)

-해解에는 허물이 없다.
<~해의 운이 시작되어 새로운 질서가 생기기 시작하니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田獲三狐 得黃矢 貞吉
(전획삼호 득황시 정길)

-여우 세 마리를 잡고 황금 화살촉도 얻으니 마지막까지 길하다.


負且乘 致寇至 貞 吝
(부차승 치구지 정 린)

-차를 탔으면서도 짐을 지고 있으니 도둑놈이 노리고, 끝에는 궁색해진다.

<~하지만 해解의 운이 왔다고 모든 사람에게 만사가 다 형통한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조심하라고 일렀다. 이 구절은 조심하지 않고, 상생하지 않은 소인배가 겪게 되는 액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차승負且乘은 짐을 지고 차를 탔다, 또는 차를 탔으면서도 짐을 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때의 짐은 재물의 상징이다. 차를 탔으면서도 그 짐을 내려놓지 않는다는 것은 재물을 나누지 않음이요,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함이다. 해解의 운에 얻은 재물이라도 이처럼 나누지 않고 자랑만 하면 화를 부른다. 치구지致寇至는 도적을 이르게 한다는 말이며, 그러니 그 끝(貞)이 궁색해진다(吝)고 했다.~>


解而拇 朋至 斯孚
(해이무 붕지 사부)

-혼란이 정리되어 나아갈 방향이 정해지니 친구들이 믿고 따른다.
<~나아갈 방향도 잡고 더불어 일을 추진할 동료들도 얻었음이다. 만사를 선명하고 공개적으로 처리하면 걸릴 것이 없다.~>


君子 維有解 吉 有孚于小人
(군자 유유해 길 유부우소인)

-군자는 오직 해결책을 찾아 뜻을 이루므로 길하고 소인들의 믿음도 얻게 된다.

<~해解의 운이 왔다고 해서 운에만 의지하면 군자君子가 아니다. 군자는 오직 해결책을 찾는(維有解) 사람이며, 해의 운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길吉하고 소인들에게는(于小人) 신망(有孚)의 대상이 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소인과 군자의 차이점이다.~>


公用射隼于高墉之上 獲之 无不利
(공용사준우고용지상 획지 무불리)

-높은 성벽 위의 사나운 독수리를 대중 앞에서 활로 쏘아 잡으니 불리하지 않다.
<~새 질서를 세우기 위해서는 그동안 혼란을 부추겨 온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잠시 진정되었던 혼란이 다시 일어난다. 그가 원흉이라면 직위가 아무리 높은 자라도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죄를 물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解의 운이 시작되면 혼탁함이 정리되고 새로운 질서가 시작된다. 이때에는 모두가 상생相生의 도리를 첫째로 삼아야 한다. 둘째로 모두가 일치단결해야 희망을 실현할 수 있으며, 셋째로 사리사욕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상승의 물결을 탈 수 있다.~
~과거의 어려움은 미래를 개척하는 나침반이다. 지난날의 어려움을 잊는다면, 행운이 찾아와 약간의 부와 명성을 얻게 되더라도 이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부유해졌다면 과거를 기억해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을 해야 하고, 명예와 권력을 얻었다면 지난날의 외로움을 기억해 사람을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출처: 주역강의-서대원 지음/ pp427-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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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이 단순히 점술서로서보다는 인간의 전반적인 삶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를 주는 것 같다. 사람이 삶을 살다보면 겪을 수 있는 일들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면초가와도 같았던 곤궁한 상황을 잘 딛고 일어서게되면 나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하늘 높이 솟아 오른다. 이때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겸손"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삶을 타인과 비교했을 때 잘 살아냈다는 이 자신감이 자칫 잘못했다가는 자만심으로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중요한 일이 아니면 나서지 말아야 길하고나아감에도 매사를 숙고해야 길하다.~"라고 말한 것 같다.

"~지난날의 어려움을 잊는다면, 행운이 찾아와 약간의 부와 명성을 얻게 되더라도 이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부유해졌다면 과거를 기억해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을 해야 하고, 명예와 권력을 얻었다면 지난날의 외로움을 기억해 사람을 소중히 다루어야한다.~"......
지난날의 어려움은 삶에서 기회와 행운을 얻게 되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어려움을 생각하면서 내게 찾아온 기회와 행운에 대해 감사하고 겸허한 자세로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Wealth를 얻을 가능성이 높은데, 내가 얻은 부를 나를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여러사람과의 상생을 위한 부분도 고려하여 사용하여야 오랫동안 길하다고 주역은 말하고 있다. 또한 부유해졌다면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을 기억하여 청렴하고 절약하는 삶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돈을 쓸때는 부자의 마음을 내는 게 아니라, 가난한 빈자를 염두에 두고돈을 써야 탈이 없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