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9

movie_ 루퍼Looper






영화를 보고난 뒤 동서양의 철학이 통섭되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영화의 말미 부분은 감당하기 힘든 뜨거움을 내 가슴에 새겼다.

<루퍼>라는 영화를 보기 전, 영화<컨트롤러>를 보고 충격을 받았었는데, 그 충격이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는 걸 알고, 더욱 놀랐다.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원작소설의 저자(필립K.딕)가 쓴 소설들에서 영감을 얻어 <루퍼>와 <컨트롤러>도 탄생되었기 때문이다(검색을 통해 알았다. 내 검색이 틀릴 수도 있다). <컨트롤러>는 좀 기독교적인 사상을 바탕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양상이 있었는데(물론 영화 말미에서 니체의 '신은 죽었다'가 떠오르기도 했다), <루퍼>는 동양, 서양을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어느 철학자가 한 말이 생각난다.


"~앞으로 21세기는 '시간'과 '기억'이 중요한 시대다.~"

'시간'은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려는 인간의 욕구를, '기억'은 과거 어느 시점이 원인이 되어 현재 또는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조'는 순간적으로 깨닫게 된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아이를 지키기 위한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주인공 '조'는 지금의 자신, 그리고 미래의 자신의 모습, 과거 자신의 모습을 순간적으로 통찰하게 된다. 이 장면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어쩌면 <루퍼>라는 이 영화가 우리 사회에 상당히 큰 핵심을 던져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흔히 관념적으로 알고 있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것을 직면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투영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미래의 나로 투영되어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무섭지 않은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우리의 미래가 흔히 우리가 말하는 '운명'이라는 단어로 개념화되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정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

어릴적 상처가 있는 사람이 아이를 잉태하여 그 아이를 키워내면서 자신의 상처가 아이에게 투영되고, 그 아이는 다시 성인이되어 그 상처는 대를 이어 그 다음으로 계속 잇고있는 건 아닌지... 누군가는 분명 긍정적이지 못한 그 부분을 끊어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바로 이런 고민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서로가 각기 다양한 방식의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의 가족은 행복한가? 아니 당신의 가족은 불행하지 않은가? 당신이 지켜내야할 것은 당신이 사회적 관계상 만나는 사람들이 아닌, 바로 당신의 '가정'이 아닐까?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모두가 어디선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쉽게 생각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에베레스트의 위엄을 자랑하는 그것...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부디 이 글을 읽고 단 한 명이라도 깨닫고 생각과 행동을 변화 시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글을 쓴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