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이 이루어지고 그 수정체가 하나의 생명의 씨앗이 되어 세상의 빛을 보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약10달의 긴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 10달 동안 어머니와 무의식의 대화를 하고 태어난 아이는 아버지 보다는 어머니를 더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엄마의 포근함과 심장박동 소리를 기억하며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부정(父情)보다는 모정(母情)이 더 강한 것도 '10달 동안 내 품에 품었던 자식'이라는 생각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 사회를 보면 꼭 그런것도 아닌것 같다. 자신이 낳은 자식을 버리고 집을 나가는 여자들 그래서 고스란히 아버지가 자식들을 부양하는 모습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기 때문이다 .
영화에서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전무하다. 침침하고 어둡다. 그런 배경탓인지 아버지와 아들의 가슴 속에 숨어있는 '불씨'(영화에서 불씨라고 한다. 나는 이 불씨를 '착한 마음' 또는 '희망'으로 이해했다)가 돋보였다. 착한 천사를 지켜 주려는 아버지의 치열한 삶의 투쟁을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무턱댄 낙관주의'로 인해 아이의 엄마는 자살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반면에 아버지는 머리는 차갑고 냉정했으나 가슴에는 희망(불씨)을 품고 있었기에 끝까지 버티다가 죽었는지도 모른다.
'나도 저런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영화를 본 뒤 문득든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뒷모습'이 아름다운 아버지가 되고 싶다. 앞에서만 좋은 모습이 아니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그런 아버지가 되고 싶다.
p.s.
좀 잔인한 장면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준비하고 영화를 감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