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17

book 무소유- 법정 지음





학창 시절 시험문제에서<<무소유>>의 내용들을 잠깐씩 접했던 적이있었다. 하지만 잠시 접한 경험으로는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문제였다. 무소유의 저자가 '법정스님'이라는건 상식으로 알면서도 정작 책에는 어떤 의미들이 숨어있는지를 보지 못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었던 기억이있다. 우리의 눈과 귀에 익숙한 책들은 많지만 정작 시간을 내서 제대로 읽어본 책은 과연 얼마나 될까?

책 제목이 '무소유'라서 물욕에 대한 성찰을 다루었나 했더니, 물욕 뿐만이 아니라 종교와 삶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서술하고 있었다. 삶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내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책이다. 책의 제목인 '무소유'의 의미를 책에서 알수 있었다. 무조건 물질을 소유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불필요한 물건은 소유하지 않는 지혜를 갖는 것"이라는 의미가 바로 저자가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로써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제러미 러프킨이 <<소유의 종말>>에서 "과거 소유의 시대에서 이젠 접속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던 부분이 법정의 <<무소유>>에서 말하는 "불필요한 물건은 소유하지 않는 지혜"와 맥을 같이 하는 것 같다.  "꼭 필요한 물건 목록을 작성하는 것보다 버려야할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어느 누가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이 말에서 중요한 부분은 "무엇을 버릴 것인가?"에 있다. 먼 여행길을 나서는 여행객은 최소한의 짐만을 꾸려서 여행길에 나서야한다. 그래야만 더 먼 거리로의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도 적용된다. 무엇을 버려야할지 고민하고 그것들을 버리고 나면, 진정 내게 꼭 필요한 것들이 내 앞에 남아있을 것이다.

최근 모 예능프로에서 '최소한의 물품으로 생활하기'라는 주제로 방송이 나오는 걸 보면서 상당히 의미있는 내용의 프로라는 생각을 했다. 경기침체라고는 하지만 이미 우리는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 누리는 그 풍요보다 더 큰 풍요를 희망하고 있기에 불행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

빠르게 읽어버릴 책은 아니다. 내 손에 가까운 거리에 두고 시간 날 때마다 2-3장씩 넘기며 사색에 잠기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