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푹 빠져서 봤던 영화. ‘단순함’이 그 이유였다고 말할 수 있을 듯 싶다. 내용 전개가 단순하면서도 뭔가를 함축하고 있다. 시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 극중 주인공은 자신이 느끼는 것들을 수첩에 적어나간다. 그것들이 하나하나 쌓이고 결국 한 편의 시가 완성된다. 한 번 듣고 지나치기 아쉬워 주인공이 자작한 시를 첨부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느낌이 다르다.
이 영화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세계에서 주목 받았다는 점... 관점의 차이였을까? 아니면 뭔가의 부족함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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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스의 노래>
그곳은 얼마나 적막할까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좋아하는 음악 들려올까요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 소리 들리고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을까요
한 번도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을까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해야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이제 어둠이 오면
촛불이 켜지고 누군가 기도해줄까요
하지만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당신을 축복하리
마음 깊이 나는 소망합니다
내가 얼마나 당신을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 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다시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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