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0

영화_ 변호인





경험experience
진정 아픔을 아는 사람만이 타인의 아픔에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다. 여기엔 같은 경험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삶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주어진 삶의 과제에 최선을 다해 직면해야만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물론, 세상은 공평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좋은 환경에서 자라 안락한 삶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엔 너무나도 무서운 맹점이 자리잡고 있다. 젊어서 어느 형태로든 삶에서 정말 힘들 정도의 위기를 겪어보지 못한 경우, 나이가 들면 들수록 비슷한 위기에서 쉽게 좌초될 위험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삶에 있어서의 고통은 어쩌면 앞으로를 살아가는 크나큰 자양분이라고도 할수 있겠다. 어쩌면 지금껏 인생에서 정말 큰 위기(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게 아니라 자신도 어찌할 수 없이 갑작스레 찾아온 위기)를 뛰어넘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지금의 안락함에 숨어있는 고난들을 직시해야할지도 모른다.


인권human rights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 범죄자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이란 게 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는 말이 이런 흐름에서 나온 말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선의를 베풀지는 못하지만, 삶에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게 본인이 생각하는 삶의 태도이다. 그렇다보니 나태하고 게으르고 삶에 아무런 희망과 진정성이 없는 사람들을 볼때, 가슴이 아프다가도 그 사람이 미워지는 느낌을 받게된 적이 있다. 그러다 결국은 그런 사람들을 외면하거나 아예 내 생각의 범위에서 지워버리기도 했다. 그렇게 되면 내 관점에서 보인 세상은 정말 밝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안타까운 여운은 여전히 남게 된다. 그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지만, 조금씩이라도 고민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난 성인군자가 아니므로 모든이를 보듬을 순 없다'라고 나 자신을 한정짓기도 한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인연因緣
극 중 송강호씨가 국밥집과의 인연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게 된다.
그렇다면 내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이 없다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일어날 경우는 드물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선지 inner circle에 있는 권력자들이 민중의 마음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도 비겁하게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내 주위에 모두가 어려운 사람들만 있게 되면 난 그들의 삶을 위해서만 내 시간을 사용해야하는가? 어쩌면 내 삶이 제일 중요한 것일텐데. 나를 시작으로하는 내 가족을 어느 정도는 지켜내지 못하면서 타인의 삶을 위해서만 봉사라는 허세를 부리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타인도 타인이지만 '나와 내 가족들이 사랑스럽고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내 가족의 소중함을 자각해야만 타인과 그 타인의 가족들의 삶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행동하게 될 테니깐. 모든이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 내게 주어진 상황을 잘 판단하여 내가 도움을 줄 타인의 범위를 어느정도는 한정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민중의 자유를 얻기위해 정말 많은 분들의 피와 땀이 필요했다.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투쟁이었을까?... 고개가 숙여진다. 나도 모르게 그냥 눈물이 났다. 감사함의 눈물, 그 고통을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아파했던 내 마음의 눈물,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삶에 대한 긍정의 눈물...

감사하다.
작은 희망에서 출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