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4

시_ 어떤 관료- 김남주

어떤 관료


                                   -김남주-


관료에게는 주인이 따로 없다!
봉급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다!
개에게 개밥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듯

일제 말기에 그는 면서기로 채용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근면했기 때문이다

미군정 시기에 그는 군주사로 승진했다
남달리 매사에 정직했기 때문이다

자유당 시절에 그는 도청과장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성실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시절에 그는 서기관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공정했기 때문이다

민정당 시절에 그는 청백리상을 받았다
반평생을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게 봉사했기 때문이다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아프리칸가 어딘가에서 식인종이 쳐들어와서
우리나라를 지배한다 하더라도
한결같이 그는 관리 생활을 계속할 것이다

국가에는 충성을 국민에게는 봉사를 일념으로 삼아
근면하고 정직하게!
성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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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있는 성실함'
'목표가 있는 정직함'
'목표가 있는 공정함'

왜WHY 라는 고민을 하게 되면서 '성실함', '정직함', '공정함'을 이끌어 줄 수 있는 '본질적 가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성실하기만 해서는 안되는 것 같다. 그 성실함에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는 것이 될 수도, 타인을 짓밟고 상처를 주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성실함, 정직함, 공정함이 어느 곳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내게 던진 시...
'고민하는 힘'의 가치가 더욱 소중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