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4

그 차이가 바로 인문학적인 체력의 차이에요.

개인적으로 거의 확신하는 것이 있다. '인문학의 힘'이 바로 그것이다. 
어찌보면 인문학이 내게 진정한 자유를 선물해줬다.

Everything Change but Nothing Change." (모든 것은 변한다, 하지만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
에르메스의 광고에 나왔던 이 문장에 대해 박웅현씨가 언급했던 적이 있었다. 세상이 점점 더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면서 인간의 오감은 상당한 교란작전에 휘말리고 있는 것 같다. 표면적인 것들이 너무 빠르게 변하다보니 처리해야할 정보의 범위가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도 '본질'은 큰 변화없이 우리 곁에 남아있는 것 같다. 그 '본질'이 인문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 사회가 움직일 수 있는 본원적인 힘이 바로 '인간'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인 것 같다. 

복잡한 일들이 수 없이 벌어지고 있지만, 본질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있다면 복잡함은 단순하게 된다. 또한 내가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데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언젠가 박웅현씨의 강연 내용을 정리해 둔 적이 있다. 그 내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공감하는 내용이다.

=====================
박웅현 曰


다들 절 한심하게 봤어요. 친구들이 뭐하는 거냐고 핀잔을 주었죠. 그리고 저도 솔직히 한 3년간은 후회했어요. 하지만 그 이후엔 후회가 없어요. 취업해서 서른 살까지만 사실 분이면 스펙만 쌓으세요. 그럼 문제없어요. 하지만 문제는 서른 살 이후에요. 그 이후에는 스펙가지고 안 돼요. 대기업에 취업해도 답이 안 나와요. 본질적인 자신만의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그 본질적인 무엇을 찾기 위해서 우선 셰익스피어나 구운몽부터 읽으세요. 그럼 나중에 힘이 생겨나요.” 

“저도 제가 광고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인생에는 씨줄과 날줄이 있어요. 씨줄이 ‘나의 의지’라면, 날줄은 ‘운’이나 ‘시대의 흐름’ 같은 거예요. 헌데 날줄이 제대로 들어와 주지 않을 때가 많지요. 그럴 때 인생에 대해서 불평만 하며 시간을 소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떠한 경우라도 자신의 기회를 잡아내는 사람이 있어요. 그 차이가 바로 인문학적인 체력의 차이에요자신이 광고를 하든, 연기를 하든, 장사를 하든 간에 공통적인 분모가 되는 것은 독서고 인문학적인 체력이에요.” 

“자신에게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면, 그 순간에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는 거예요. 자신만 힘든 게 아니라는 걸 생각하고 외로워하지 마세요. 때로는 외롭고 힘든 순간이 있어서 행복할 때가 더욱 값진 거잖아요. 그러고 나서 행복한 순간이 찾아오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세요.”  (박웅현)

=====================




위에서 소개한 박웅현씨의 인터뷰와 같이 그의 친구의 인터뷰도 소개되었었다. 박웅현씨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여 같이 첨부한다.

====================
이원흥 曰 
[참고: 이원흥씨는 박웅현씨와 같은 광고업계에서 일하며 박웅현씨의 지인이라고 함]

“타인의 기준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우선순위를 만들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남들이 모두 상식백과를 본다거나 취업률이 어떻다는 것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삶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생각해서 얻은 결론이 토플이고 상식백과면 당연히 토플 공부하고 상식백과 외워야지요. 그런데 반대로 남들 따라서 토플 공부하면서 마음속으로는 『안나 카레니나』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옳지 못한 삶의 태도지요. 어떤 삶에 보장이 있겠어요? 또 어떤 삶에 불안이 없겠어요? 그런 추상적인 것들에 겁내서 쉽게 판단하지 마시고 오늘의 우선순위에 집중해서 살아가다 보면 매 순간 행복할 수 있을 거예요.” (이원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