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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1
book 선방일기- 지허스님 지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스님도 어쩌면 우리와 같은 사람이였구나.'였다. 스님들의 생활이 일반 사람들과는 달라 보일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삶이라는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배고픔(식욕)에 시달리다가 창고에서 몰래 감자서리를 하여 구워먹다 창고담당 스님에게 걸리는 이야기, 만두국을 만들기 위해서 만두피를 만들면서 남자의 거시기와 여자의 거시기를 만들면서 서로가 웃는 이야기(성욕), 아프다는 핑계로 뒷방(수행을 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곳)에 전세를 놓고 아예 살다시피 하는 스님이야기(수면욕), 동자승들의 피터지는 싸움 이야기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한 스님의 관점에서 일기(日記) 형식으로 쓰여있기 때문이다.
분량이 그리 많은 책은 아니었지만, 내 경우는 쉽게 읽히지 않았다. 옆에 사전을 두고 한문으로 된 용어들을 찾느라 약간의 고생을 한 까닭일까? 아니면 절판 된 책이라서 서점에서 따로 주문을 하여 10일만에 책을 받아 보았기 때문일까?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내 머릿속의 지식들 때문일까? 어쩌면 이 책은 지금 이 순간 종교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 특히, 지금 살고있는 세상과는 달라보이는 사람들을 동경하는 사람에게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와 내가 직접 그 입장이 되었을 때 느끼는 느낌은 다를 것이라는 개인적인 판단 때문이다. 어느 스님의 일기를 통해 '과연 내가 생각하는 수행생활이었나?'에 대해서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인생에서 상당히 심각한 위기를 겪으면서 만나게 되었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결국 속세에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도 얼마든지 삶에 대한 본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결론을 냈었던 적이 있다. 어쩌면 내가 찾는 삶의 본질은 인간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너무 형이상학적사유에 빠지지 않으면서 사회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고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고, 너무 물질주의가 팽배해진 지금의 자본주의에서 다른 돌파구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아니, 누구나 한 번은 종교적 관점을 떠나서 읽어 봤으면 하는 바람이있다.
인간의 삶에 있어 종교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종교가 있고 없음에 따라 종교에 관심을 갖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종교가 없어도 종교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는 인간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단순히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중요한 것인가, 아니면 그 신이라는 존재가 인간에게 하고 싶었던 삶의 본질적인 내용을 직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