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31

Movie_ DISCONNECT 디스커넥트





IT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삶은 상당히 빨라졌고, 편리해졌다. 하지만 이런 장점과 함께 단점도 발생하고 있는 게 지금이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보조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삶을 더욱 풍요롭게 가꾸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어느 순간 IT기술이 수단에서 목적으로 변하면서 여러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중속의 고독'에 대해 정말 깊은 고민을 해야할 시점인 것 같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여러 지인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는 상당히 큰 맹점이 있다. 여러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지만, 실은 단순히 표면적인 부분만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타인들의 내면에는 깊게 연결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단편적인 글과 사진들을 통해서 타인의 감정과 여러 상황들을 생각해 내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의 마음의 병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랑하는 연인이 화상통화를 하면서 과연 진정한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 그녀의 따스한 손을 잡으면서 내 몸에 전달되는 포근함을 과연 IT기술이 제대로 표현해내어 서로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삶이 IT기술에 종속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식사를 하면서 각자의 스마트폰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인지 요즘들어 지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할 때 특별한 경우는 제외하고 스마트폰은 무음으로 한뒤 뒤집어서 테이블 가장자리에 둔다. 그러다보니 한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인간의 삶에서 더욱 본질적인 부분을 볼 수 있었다. 바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것이었다. 내가 직장에 나가 땀을 흘리며 일하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내가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과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인데, 어느 순간 그 본질적인 것들을 놓치면서 균형이 어긋나는 것이었다. 내가 진정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통과 공감의 부족이 인터넷의 세계에서 충족되면서 문제가 시작되는 것이었다. 본질적으로 인간의 삶을 중심에 두고 IT기술은 하나의 수단으로써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인간 본연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깊은 생각'을 해야할 시기인 것 같다.


lecture_ 구성애의 아우성





대체로 인간에게는 '식욕, 성욕, 수면욕'이 있다. 식욕은 매일 식사를 통해서 어느 정도는 충족이 된다. 그리고 수면욕의 경우도 매일 잠을 통해 어느 정도는 충족이 된다. 하지만 성욕(Sexual Desire)의 경우는 예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각자에게 느껴지는 성적 욕구를 해소해내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성에 대한 전반적인 지혜의 결핍으로 인해 성욕을 지혜롭게 풀어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느끼는 성욕을 이해하고 어떤 방법으로 성적 욕구를 잘 다스려야 할지에 대한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고대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성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성은 끊임없이 인간과 동시대를 살아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도 인간에게 성(Sex)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성에 대해 단편적인 부분만을 보기보다는 좀 더 깊게 다가가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교육과 관련해서 구성애씨만큼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지속적인 활동을 해오신 분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구성애씨의 이 강연은 어쩌면 지금의 성인들, 특히 부모님들이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 강연을 통해 현재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로 인해 어떤 사회적 문제들이 야기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해야할지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님의 경우에는 자식들과의 사이에서 성에 대해 어떤 소통의 장을 만들어낼지에 대한 지혜도 얻으실 수 있을 것이다.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여러 소식들을 종합했을 때 현재의 청소년들의 성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잘못된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어긋남은 미래에 여러 방면에 많은 상처들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기적절한 소통과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이 아름다운 성에 대해 눈 뜰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한 것 같다. 이 강연에는 이런 교육적인 내용 뿐만아니라, 연인이나 부부 사이의 섹스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교육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이 강연 중에서 성매매와 관련된 부분과 현재 대한민국의 성문화에 대한 부분을 들었다. 상당히 충격적인 사실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성에 대해 어떤 행동을 하기전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인 관습의 영향에서인지 그런 과정이 빠지면서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성을 규제하고 억제하자는 측면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성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즐거움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성에 대한 전반적인 시야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젠 섹스라는 영역이 음지에서만 활동되기 보다는 밝고 따뜻한 양지에서 여러 사람들에의해 진지하게 이야기되어야할 중요한 주제인 것 같다.

P.S.
현재 애플 팟캐스트에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강연이 서비스 되고 있지 않다. 대신 유투브에서 검색 하시면 강연을 들으실 수 있을 것이다.


2014-03-29

욕망은 지체없이 충족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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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일종의 순환 속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함부로 물건을 사고 그것을 다 갚을 때쯤 되면 팔아 버린 뒤 다시 최신형을 사들인다. 욕망은 지체없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원리는 특히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성행위까지 지배했다. 적당히 이를 합리화 하기 위해 잘못 이해된 조잡한 형태의 프로이트 학설이 마구 이용 되었다.즉, 노이로제는 '억제된' 성충동에서 생기고 욕구불만은 정신적인 '외상外傷'을 남기기 때문에 억제하지 않을수록 더욱 건강해진다는 식의 논리가 그것이다. 부모들까지 자녀들이 좌절감을 느끼고 '콤플렉스'에 젖을까봐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려고 애썼다.~



[출처: '건전한 사회'- 에리히 프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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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과거에도 여러 성인들은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하였고,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인간의 본질들이 변하지 않아서일까?

흔히 인간이 느끼는 "욕망"과 "탐욕"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예전에 어느 누구는 "욕심을 버리는 게 더 힘드니 차라리 노력을 하는 게 낫다"라고 말했었다. 그 당시엔 그 말에 동의했지만 점점 생각이 바뀌었다.

"인간의 욕망과 탐욕은 끝이 없으니, 불필요한 욕망은 적절히 제어하자"에 공감하게 됐다. 그렇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적당한 욕망은 삶에 긍정적일 수도 있지만, 지나치면 삶에 균열을 일으키는 것 같다. 특히 돈Money을 대하는 삶의 가치와 관련해서...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


장하준 인터뷰 요약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를 출간한 뒤,

 장하준씨의 인터뷰 내용을 요약(기사가 너무 길어서 읽다가 좋은 부분을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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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 옆에 두는 책 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는가?

장하준 : 한 포털사이트에서 내 서재를 소개하고 싶다고 해서 5권을 꼽아서 소개했다. 일단 목록만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The Hitchhiker's Guide 새 the Galaxy)>(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권진아 옮김, 책세상 펴냄, 원서 : 1979년).

<상상의 공동체 : 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에 대한 성찰(Imagined Communities)>(윤형숙 옮김, 나남 펴냄, 원서 : 1983년)

<광기, 패닉, 붕괴 : 금융 위기의 역사(Manias, Panics and Crashes : A History of Financial Crisis)>(찰스 킨들버거·로버트 알리버 지음, 김홍식 옮김, 굿모닝북스 펴냄, 원서 : 1978년)

<장자>(장자 지음, 오강남 엮고 옮김, 현암사 펴냄)

<백년의 고독>(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민음사 펴냄) / <백년 동안의 고독>(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문학사상사 펴냄)

목록을 봐도 알겠지만, 나는 직업 자체가 책을 읽는 것이다 보니 일을 안 할 때는 흥미 위주의 책을 즐긴다. 보통 때는 추리소설, 과학소설(SF) 등을 즐기지 심각한 책은 읽지 않는다. (추천한 5권 중에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세계적으로 열광적인 팬을 거느린 유명한 SF 소설이다. <편집자>)



프레시안 : 추리소설, SF 작가 중에서 좋아하는 사람은?

장하준 : 추리소설은 당연히 애거서 크리스티가 여왕이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로 잘 알려진 존 르 카레의 작품도 즐겨 읽는다. 그밖에도 요즘 유럽은 스웨덴, 노르웨이, 프랑스 할 것 없이 추리소설 르네상스다. 새로운 작품들이 나올 때마다 챙겨서 읽는 편이다.

SF는 사실 고전적인 의미의 작품보다는 최근 작가의 작품을 즐겨 읽는다. 닐 게이먼, 닐 스티븐슨과 같은 작가의 SF 또 (어린이들이 읽는 책으로 홍보되고 있지만) <황금 나침반>의 필립 풀먼, <견인 도시 연대기 : 모털 엔진> 등을 쓴 필립 리브 의 소설도 즐기는 편이다. 러시아 작가 빅토르 플레빈(Victor Pelevin)의 작품도 즐겨서 읽는다.

(닐 게이먼, 닐 스티븐슨, 필립 풀먼, 필립 리브의 책은 국내에 몇 권이 소개가 되었다. 빅토르 플레빈의 작품은 1998년 <벌레처럼(The Life of Insects)>(책세상 펴냄), 2006년 <공포의 헬멧(The Helmet of Horror)>(문학동네 펴냄)이 국내에서 나왔다. 장하준 교수와 책 읽는 재미를 공유하고 싶은 이들은 지금 당장 검색창에 작가 이름을 쳐볼 것! <편집자>)



프레시안 : 이제 경제학 얘기를 해보자. 스스로 주류 경제학과는 선을 긋고 있다. 장하준 교수가 지향하는 경제학 또 경제학자는 어떤 모습인가?

장하준 : 생산, 유통, 소비와 같은 경제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주류 경제학 교과서가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역사, 제도, 심리학도 알아야 한다. 또 철학, 도덕도 공부를 해서 아까 얘기했듯이 어떤 가치를 지향할 것인지를 놓고 나름의 세계관도 가져야 한다. 이렇게 최대한 광범위한 공부를 했을 때, 비로소 경제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프레시안 : 장하준 교수가 비판하는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가 득세한 탓인지 몰라도, 한국의 대학은 그런 흐름과는 정반대로 가는 중이다. 예를 들자면, 서울의 한 대학은 2009년부터 회계학을 전공을 불문하고 전교생이 듣는 교양 필수 과목으로 선정했다. 또 여러 대학에서 역사, 철학 등의 과목이 축소·폐지되는 상황이다.

장하준 : 회계학을 교양 필수 과목으로? 그런 일이 있었나? 사실 회계학을 배우는 게 꼭 나쁘지는 않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도 (요즘에는 안 하지만) 예전에는 경제학과 학생은 모두 다 아주 기초 수준의 회계학을 배웠다. 사실 제일 좋은 건 회계학도 배우고 역사, 철학과 같은 여러 가지를 배우는 것인데….

생명과학자가 생명 현상을 연구할 때, 그것이 워낙에 복잡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접근이 필요하다. DNA 분석도 필요하고, 실험실에서 온갖 실험도 하고, 생물을 해부도 하고, 고릴라 침팬지 옆에서 몇 달을 앉아 있기도 한다. 또 동물 행태를 가지고 수학 모델을 만들어서 시뮬레이션도 하고. 이런 여러 가지 방법이 모아져야 생명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경제학도 마찬가지다. 경제 현상이 워낙에 복잡하지 않나? 인간의 심리를 이해해야 갑자기 주식 시장이 거품이 확 일었다 꺼지는 것도 알 수 있고, 또 하드웨어를 이해해야 자동차 산업이 어떻게 발전할지 예측할 수 있고, 수요-공급의 원리도 알아야 하고, 어떤 경제 체제를 지향하느냐를 놓고 무엇이 정의인지 판단하는 기준도 있어야 하고.

그래서 경제학은 종합 학문이 되어야 하고 또 경제학자는 그런 여러 분야의 공부를 통해서 경제 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결국에는 자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한 가지 특화된 분야를 깊이 파기는 해야겠지만…. 항상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하준 : <23가지>에서도 얘기했듯이 나는 좌로는 마르크스부터 우로는 하이에크까지 그 사이의 많은 경제학자의 책을 읽고 배울 게 있으면 다 배우는 사람이다. 어떤 학파를 따르는 사람이라고 할 수도 없고. 기본적으로 이 책에서 언급한 경제학자는 한 명, 한 명 다 배울 게 있는 이들이다.

다만 <23가지>에서 여러 차례 1978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허버트 사이먼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 시대 최후의 르네상스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정치학자로 출발했으나 행정학, 물리학, 경영학, 경제학, 심리학 등에 큰 공헌을 하고 마지막에는 인공지능 연구로 관심을 돌렸다.

인간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스스로를 조직하는지에 정통한 단 한 사람을 들라면 그것은 단연 허버트 사이먼이다. 사이먼과 그를 따르는 사람들의 경제학은 현대적 기업, 더 나아가 현대 경제에 관한 우리의 이해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런 훌륭한 업적에 비하면 한국에 소개가 안 된 것 같아서 이 기회에 특별히 그를 언급한다.



프레시안 : 유독 신화가 많다. "학창 시절 천재 소년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한 시간에 250쪽을 독파할 수 있는 독해력을 갖췄다" "중학교 2학년 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영어 원서로 11독하고 번역판으로 12독을 했다." "박사 학위를 받기 전인 1990년 27세 나이로 한국인 최초로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가 되었다" 등….

장하준 :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얘기는 역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과학철학을 공부하는 동생(장하석)의 얘기인데 누군가 잘못 옮겨서 계속 내 얘기처럼 알려져 있는데…. 무협지 같은 얘기는 믿을 필요가 없다. 사실 나는 '천재과'라기보다는 '노력파'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고 공부하는 건 좋아해서 교수까지 되었지만.




[출처: 프레시안/ 2011년 1월경 기사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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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6

book 만병의 원인은 스트레스다- 아보 도오루 지음





삶을 좀더 풍요롭게 사는 방법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스트레스Stress 받지 않고, 마음Mind을 편안하게 하는 것! '구호는 컴플렉스의 반영이다'라고 어디선가 말했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어쩌면 이는 결과론적으로만 빨리 그 방법을 찾으려다보니 발생하게 되는 시행착오가 아닐까? 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할 시간적 여유가 지금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없기 때문 아닐까? 문득 든 생각이다. 

단순히 결과론적인 병을 치료하기 위한 대증요법만으론 병의 본질적인 원인을 치료하기 쉽진 않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하는지를 저자 개인의 생각을 통해 그 이유를 책에서 밝히고 있다. 간단히 내가 이해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가장 핵심은 "자율신경(교감,부교감신경)의 균형Balance" 이었다. 자율신경과 백혈구의 과립구, 림프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에 균형이 깨지게 되면 우리 몸에 다양한 형태의 병이 발생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나 교감신경은 우리가 낮에 깨어있을 때 활발한 활동을 하는 가운데서 활성화되며, 부교감신경은 우리가 편안하게 쉬거나 잠을 잘때 활성화되는데, 이 둘 사이의 균형이 깨졌을 때 그 위험을 우리 몸에서 감지하고 예방하는 게 좋다고 저자는 언급한다.

내 몸의 건강을 위해 지나치게 운동에 몰입하는 것도 조금은 고민해봐야할 것이라고 저자가 말해서 처음에는 이유를 몰라 어리둥절 했으나, 저자의 생각을 읽으면서 너무 격한 운동이 우리 몸에 해로움을 안겨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격한 운동은 지나친 교감신경 우위의 몸 상태를 만들기 때문이었다. 이치를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만 내가 습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왜 마음Mind이 중요한지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이 책이 도움을 줬다. 물론 몸과 마음 모두가 균형을 이룬 건강함이 최적일 것이다.


책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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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살아가는 리듬, 살아가는 힘을 빼앗아 가는 현대적인 생활 그 자체를 면역학적 견지에서 처방하려고 한다. 편중된 생활에서 탈피하여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키고 가족들의 건강도 확보해야 한다. 또, 피로를 적극적으로 없앨 수 있는 방법도 알려 주려고 한다. 피로는 혈액 속의 PO2(산소분압)의 저하, 피로물질의 축적, 노폐물의 배출력 저하, 저체온 등으로 인해 생긴다. 그러나 심호흡, 목욕, 음식을 잘 선택하여 실천하면 스트레스 받지 않는 몸을 만들 수 있다. 또, 사물에 대한 생각,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피로는 한마디로 말하면 병의 입구. 병이 나기 직전에 몸이 외치는 SOS 신호이다.~
~나의 전문 분야인 면역학의 입장에서 보면 그 차이를 더욱 더 잘 알 수 있다.~~면역학이란 원래 인간이 갖고 있는 면역력으로 병을 치유하는 의료 분야다. 한마디로 말하면, '백혈구의 활동으로 병에서 몸을 지키는 자연 치유력'이다. 그리고 나는 공동연구자인 외과의 후쿠다 미노루 선생과 함께 자율신경이 백혈구의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백혈구의 자율신경 지배 법칙'을 발견했다. 이 법칙을 통해 피로의 유형과 해소법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컴퓨터로 하는 작업은 상상 이상으로 몸 전체에 부담을 주는 작업'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한 시간에 15분은 눈과 몸에 휴식을 주도록 한다.~

~물론 이러한 노력은 어디까지나 바쁠 때 일시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수면 시간을 줄이면 확실히 피로가 쌓이며 나중에는 병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생활 습관 자체를 개선하기 바란다.~

~즉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반드시 휴식도 충분히 가져라'라는 뜻이다. 아주 당연한 이 균형을 잃은 사람이 너무도 많기에 휴식과 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한마디 더 덧붙이면, 이번 장에서 말하는 수면 방법을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적용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좋은 수면을 취하려면 '충분히 활동했다면 반드시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해가 뜰 때 일어나 해가 지면 가급적 빨리 쉰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모두 활동할 수 있도록 탄력 있는 생활을 한다.' 라는 기본 원칙은 있어도 세세한 부분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피로를 푸는 방법과 마찬가지다. 극단적인 예로, 세계에서 가장 장수한 고 혼고 가마토 씨는 생전에 이틀 동안은 자고 이틀 동안은 일어나서 생활하는 패턴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이상하게 보이는 사이클이지만 혼고 씨의 몸에는 자연스러운 리듬이었던 것이다.~~자기 몸의 수면 리듬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은 우선 그것을 발견하는 데 목표를 세워라. 그 리듬을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된다.

 #휴일을 보내는 방법 1 몸 상태에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 
~그러나 좋아하는 일로 정말 스트레스가 해소되었는지 아닌지 한번 체크해 보길 바란다. 평일에 바빠서 교감신경이 우위가 된 사람이 휴일에 교감신경이 우위가 되는 활동을 하면 오히려 피로가 증가한다. 평일에 눈을 혹사시키는 사람이 휴일에도 눈을 너무 많이쓰면 점점 교감신경이 피로해진다. 휴일에는 빈둥거리며 채널을 돌려 텔레비전을 장시간 보거나 게임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업무 중에 컴퓨터 화면을 보는 것보다는 낫다해도 역시 눈이 피로해진다.~

~그러나 이미 피로가 쌓여 있는 사람은 우선 피로가 쌓이지 않는 생활을 열심히 실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전제하자면 인간의 몸을 전체적인 시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최근 '통합의학' '전체의학' 등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의학의 시점이다. 통합의학적인 견해가 주목 받는 건 최근 십수 년 만에 급속도로 발달하여 몸을 장기별로 분석해 나가는 서양의학에 대한 반성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그 결과 증상을 '나쁜 것', '꼭 나타나야 할 신체 상태와 다르므로 잘못된 상태'라고 받아들이고, 증상만을 무리해서 억제시키려는 대증요법 등으로 치우쳐 오히려 피로와 병을 악화시키고 만성화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편, 현대인에게 많은 교감신경 유형의 피로 상태인 경우, 슬픔, 화, 한, 질투, 불안, 공포심 등, 해로운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교감신경이 계속 자극을 받고 피로가 쌓이기 쉬우며 몸의 여러 곳에서 불쾌한 증상이 발생한다. 그 영향으로 더더욱 나쁜 감정이 커지고 점점 몸의 상태도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것은 법칙이므로, 어디서든 어떻게 해서든 기분을 전환 시켜야 한다. 기쁨과 미래에 대한 희망,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 고마움 같은 좋은 감정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한다. 교감신경우위 상태가 심해서 피로가 심각할 때에는 좋은 감정을 가질 여유가 없게 된다. 하지만 어떻게든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쁜 나머지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사람은 감성과 함께 넉넉한 마음도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70퍼센트주의로 임하는 게 좋다. 물론 이때다라고 생각되는 중대한 시점에는 전력을 다해 100퍼센트를 목표로 해야 한다. 그러나 언제나 완벽주의를 관철시키려다보면 무리를 하게 되고, 중요한 때에 100퍼센트 힘을 낼 수 없게 된다.완벽을 목표로 한 탓에 정작 중요한 때에 실패가 두려워질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교감신경 유형의 피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너그러움만으로 인생을 끝냈을 경우,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고 왠지 후회도 남을 것 같다. 자신의 인생이 걸려있거나 자신의 신념을 걸고 싸워야 할 때에는 100퍼센트의 힘을 끌어내어 여력이 남지 않아도 된다는 각오를 하고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가족과 사회를 진정으로 지켜야 할 때에 70퍼센트주의로 임한다면 후회가 남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한 기백도 인생에 있어서는 중요하다.~~만약 무언가 신념을 건 싸움이 발생했을 때에는 있는 힘을 다 짜낼 각오로 임한다. 그 각오도 역시 피로가 쌓이지 않는 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 피로가 쌓이지 않는 삶이란 이러한 탄력 있는, 인간 몸의 자연스런 존재 방식을 따르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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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의 여성의 성적 반란 (세계풍속사1 중에서...)


성sex의 역사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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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아퀴나스도 또한 기독교도들의 도덕적 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글을 썼는데, 그로 인해 기독교 세계에서의 여성의 지위는 그 이후의 수세기 동안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적고 있다. "남성은 여성의 원천이자 목표이다. 여자는 태어날때부터 예속되어 있었다......아버지는 어머니보다도 더 사랑받아야 한다."
황제 프리드리히 2세와 함께 밝아오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대의 여성의 성적 반란은 여성의 정신적이고 종교적인 억압에 대한 본능적인 봉기였다고 할 수 있다. ~


[출처: 세계풍속사1- 파울프리샤우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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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문득 제2의 르네상스가 지금 펼쳐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철학적 사유가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 구절이었다.

고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성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자주 놀란다. 발췌하여 적은 위의 글도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주변에서 보여지는 여자들의 보이지 않는 봉기들을 보면서 여성들이 보이지 않게 사회구조가 만든 틀 속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4-03-25

Movie_ Laze Hitchhikers' Tour de Europe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2013/11)





영화가 제작되던 당시에 주인공들은 지도(Map)를 사용하여 길을 찾아간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있는 지금은 그 지도가 IT기기를 대표하는 스마트폰과 테블릿PC로 대체될 것이다. 극중 유럽여행 관련 책이 너무 무거워서 각 나라별로 찢어서 분담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지금은 그러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이나 테블릿PC에 전자책을 넣어서 가지고 다니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영화를 보는 시점에 우리는 더욱 더 넓게 세상을 종횡무진 걷고 달릴 수 있는 것이다. 변화의 속도가 상당히 빠른 지금... 불안감과 희망이 교차하는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

그만큼 IT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이 타인과 비교했을 때 다름(Difference)을 만들어내는데, 유리한 것 같다. 초반에는 7명의 인원이 이 여행에 동참한다(인원 수는 정확하지 않음). 하지만 여행 초반에 경제적인 문제와 다른 여러 문제들로 인해 몇명의 인원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4명만 남게 된다. 이 4명이 어떻게 1년 365일을 해외에서 버텨낼 수 있었을까?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이들은 영화관련 학과의 학생들로서 각 나라의 호스텔(숙박업소)들의 홍보영상을 만들어 줌으로써 숙박과 먹을거리를 해결한다. 전세계를 통틀어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창의력과 예술성을 바탕으로 제작된 홍보영상은 소위말해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숙박업소가 비수기일 때 인기를 끌게 되고 , 성수기 일때는 굳이 광고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홍보영상 제작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게 된다.

4명의 청년들이 유럽여행에서 1년이란 긴 시간을 보낸데에는 숨은 이유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먼저 언어(Language)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4명중 리더인 청년이 영어를 구사할 수 있어서 인터넷을 이용하여 숙박업소에 이메일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과 창의력, 예술성 마지막으로 모험정신이 4명의 청년들을 기회의 세계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통해서도 과거 TIME지의 표지에 "YOU"라는 글자가 쓰여있게 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멋진 청년들의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 청년들의 열정을 응원한다.


Tech_ German ping pong champion to play against industrial robot


과거, 로봇과 독일탁구챔피언이 경기를 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었다. 기억이 나서 검색을 해보니 경기 결과를 영상으로 확일 할 수 있었다. 약간의 픽션(fiction)을 넣은 경기장면이었는데, 승패를 뛰어넘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기계, 더 구체적으로 컴퓨터가 인간을 서서히 대체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시대적 흐름은 긍정적 측면의 기회를 같이 가져온 듯하다.

인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이라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미 미래가 우기 곁에 와있다는 느낌이 든다. 생각과 행동을 통해 그 미래를 준비해야될 필요성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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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참고자료)

Video of the ping pong game match(탁구게임 영상)


영화_ 청야





아픈 과거를 외면한 채 직면하지 않으려 애쓰면, 또 다시 아픈 과거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 집착하는 것과 아픈 과거를 직면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직면을 하고 나면 더 높게 날 수 있지만, 단순히 집착에 머물게된다면 높이날지 못하고 과거에만 머물러 있게 된다. 급속도의 성장이 우리 사회에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급격하게 성장하는 만큼 관심에서 멀어진 것들이 있다. 이제는 멀어졌던 그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어루만져줘야하지 않을런지...


이 영화는 거창양민학살사건[居昌良民虐殺事件] 을 주제로 다뤄졌다.
상처를 준 사람, 그리고 상처를 받은 사람... 이 두 사람이 서로 화해하는 과정이 의미있는 장면으로 느껴졌다.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아파왔다. 이런 아픔들이 여전히 우리 삶에서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마음이 무거워졌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으신 분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치유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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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양민학살사건[居昌良民虐殺事件]
1951년 2월 10~11일 양일간 경상남도 거창군 신원면 일대에서 공비토벌중이던 11사단 9연대 3대대가 양민 500여 명을 공비들과 내통했다 하여 집단학살한 사건.

출처: 브리태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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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4

lecture_ EBS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





사마천 <사기>에 대해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강의.
몇년 전에 방영된 방송인데, <사기>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나 이미 2000여년 전에 129권 화식열전을 통해 "경제"에 대한 혜안을 서술한 부분이 인상 깊었고, 역사를 보았을 때 항상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문제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은 변하는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는 게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마천은 궁형(남성의 성기를 잘라내는 형벌)을 자처하면서까지 <사기>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고통을 내가 이해하기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던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나로선 쉽게 상상하기도 공감하기도 힘든 부분이었다.

<사기>에는 남녀의 "사랑"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다. 대부분 남자들이 살면서 겪게되는 일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시는 분이라면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하실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강의를 재밌게 보진 못했다. 중국의 역사가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과거에는 그다지 관심도 없었던 주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끓는점을 넘기고나면 물이 팔팔 끓어 오르듯, (강의를 본 후) 지금은 상당한 흥미를 갖게 되었다. 이런 이유에서 혹시라도 지금 그다지 흥미를 못 느끼시는 것을 하고 있더라도, 어느 정도의 기본 골격을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은 투자한 후에 그때가서 계속 할지 고민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강의를 통해 안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사마천 <사기>에 능통하신 분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강연자가 말씀해주셨다. (내 기억이 틀릴 수도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기>라는 분야에서 어느정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분이 '김영수'씨라고 강연자가 자신을 소개하셨다. 자기 자신을 자랑하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인데, 김영수씨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하셨다. 어떤 의미에서 그만큼 <사기>에 인생의 정열을 쏟아부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의미 깊게 봤던 강연이었다.


그 차이가 바로 인문학적인 체력의 차이에요.

개인적으로 거의 확신하는 것이 있다. '인문학의 힘'이 바로 그것이다. 
어찌보면 인문학이 내게 진정한 자유를 선물해줬다.

Everything Change but Nothing Change." (모든 것은 변한다, 하지만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
에르메스의 광고에 나왔던 이 문장에 대해 박웅현씨가 언급했던 적이 있었다. 세상이 점점 더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면서 인간의 오감은 상당한 교란작전에 휘말리고 있는 것 같다. 표면적인 것들이 너무 빠르게 변하다보니 처리해야할 정보의 범위가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도 '본질'은 큰 변화없이 우리 곁에 남아있는 것 같다. 그 '본질'이 인문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 사회가 움직일 수 있는 본원적인 힘이 바로 '인간'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인 것 같다. 

복잡한 일들이 수 없이 벌어지고 있지만, 본질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있다면 복잡함은 단순하게 된다. 또한 내가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데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언젠가 박웅현씨의 강연 내용을 정리해 둔 적이 있다. 그 내용을 소개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공감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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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현 曰


다들 절 한심하게 봤어요. 친구들이 뭐하는 거냐고 핀잔을 주었죠. 그리고 저도 솔직히 한 3년간은 후회했어요. 하지만 그 이후엔 후회가 없어요. 취업해서 서른 살까지만 사실 분이면 스펙만 쌓으세요. 그럼 문제없어요. 하지만 문제는 서른 살 이후에요. 그 이후에는 스펙가지고 안 돼요. 대기업에 취업해도 답이 안 나와요. 본질적인 자신만의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해요. 그 본질적인 무엇을 찾기 위해서 우선 셰익스피어나 구운몽부터 읽으세요. 그럼 나중에 힘이 생겨나요.” 

“저도 제가 광고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인생에는 씨줄과 날줄이 있어요. 씨줄이 ‘나의 의지’라면, 날줄은 ‘운’이나 ‘시대의 흐름’ 같은 거예요. 헌데 날줄이 제대로 들어와 주지 않을 때가 많지요. 그럴 때 인생에 대해서 불평만 하며 시간을 소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떠한 경우라도 자신의 기회를 잡아내는 사람이 있어요. 그 차이가 바로 인문학적인 체력의 차이에요자신이 광고를 하든, 연기를 하든, 장사를 하든 간에 공통적인 분모가 되는 것은 독서고 인문학적인 체력이에요.” 

“자신에게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면, 그 순간에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는 거예요. 자신만 힘든 게 아니라는 걸 생각하고 외로워하지 마세요. 때로는 외롭고 힘든 순간이 있어서 행복할 때가 더욱 값진 거잖아요. 그러고 나서 행복한 순간이 찾아오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세요.”  (박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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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소개한 박웅현씨의 인터뷰와 같이 그의 친구의 인터뷰도 소개되었었다. 박웅현씨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여 같이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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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흥 曰 
[참고: 이원흥씨는 박웅현씨와 같은 광고업계에서 일하며 박웅현씨의 지인이라고 함]

“타인의 기준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우선순위를 만들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남들이 모두 상식백과를 본다거나 취업률이 어떻다는 것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삶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생각해서 얻은 결론이 토플이고 상식백과면 당연히 토플 공부하고 상식백과 외워야지요. 그런데 반대로 남들 따라서 토플 공부하면서 마음속으로는 『안나 카레니나』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옳지 못한 삶의 태도지요. 어떤 삶에 보장이 있겠어요? 또 어떤 삶에 불안이 없겠어요? 그런 추상적인 것들에 겁내서 쉽게 판단하지 마시고 오늘의 우선순위에 집중해서 살아가다 보면 매 순간 행복할 수 있을 거예요.” (이원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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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 어떤 관료- 김남주

어떤 관료


                                   -김남주-


관료에게는 주인이 따로 없다!
봉급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다!
개에게 개밥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듯

일제 말기에 그는 면서기로 채용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근면했기 때문이다

미군정 시기에 그는 군주사로 승진했다
남달리 매사에 정직했기 때문이다

자유당 시절에 그는 도청과장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성실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시절에 그는 서기관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공정했기 때문이다

민정당 시절에 그는 청백리상을 받았다
반평생을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게 봉사했기 때문이다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아프리칸가 어딘가에서 식인종이 쳐들어와서
우리나라를 지배한다 하더라도
한결같이 그는 관리 생활을 계속할 것이다

국가에는 충성을 국민에게는 봉사를 일념으로 삼아
근면하고 정직하게!
성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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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있는 성실함'
'목표가 있는 정직함'
'목표가 있는 공정함'

왜WHY 라는 고민을 하게 되면서 '성실함', '정직함', '공정함'을 이끌어 줄 수 있는 '본질적 가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성실하기만 해서는 안되는 것 같다. 그 성실함에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서로 상생하고 협력하는 것이 될 수도, 타인을 짓밟고 상처를 주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성실함, 정직함, 공정함이 어느 곳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내게 던진 시...
'고민하는 힘'의 가치가 더욱 소중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2014-03-23

J 에서 하지 말아야 할 33가지

꿈의 직장.
이 회사를 표현하는 문구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꿈...이상...
이미 그 꿈이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는데, 그걸 "꿈의 직장"으로 표현하다니...꿈이 아니라 현실이되었음을 알았다.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이라는 틀을 깨고 세계를 바라보면, 내 시야는 더 넓어진다. 그로인해 상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더 많아지면서 한국에서의 내 삶을 좀더 자세히 직면할 수 있다. 지금의 한국은 어떤 상황일까?

과도기...
상당히 복잡하면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과도기...
그래서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최근 J 회사에서 채용공고가 났었다. '글로벌 마케터'... 영어실력에 대해 구체적인 공지를 하지 않았기에 마케터가 하는 영역의 일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지만, 모험이라 생각하고 지원을 했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A4용지 10매 이내, "내 경험과 재능에 대한 비평과 발산" A4용지 5매 이내...이 논술주제를 검색하지 않고 지금 바로 내 머리에서 뽑아내어 적었다. 그만큼 심각하게 고민에 고민을 했던 주제였기에 논술 주제가 순식간에 기억난 것이다. 총 15매를 채워서 제출을 했다. 결과는?... 각자의 상상에 맡긴다.

"이상주의자는 현실주의자다."
라고 어느 철학자가 말했던 기억이 난다. 본인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가까운 지인에게 절교를 할 수도 있음을 각오하고 직언을 했던 적이 있다(구체적인 내용은 지인의 프라이버시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사람은 변할 수 있다'는 긍정적 기대 때문에 생략한다). 그 때 지인은 "이상주의자 이십니까?"라고 내게 말했었다. 그 말에 개인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지인이 생각하는 그 '이상'이라는 것이 조금은 힘들지언정 긍정적인 사회를 위한 노력을 조금만 한다면 실행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 부분은 본인이 노력해서 실행을 해보았기에 말할 수 있다).

J 회사가 미디어의 영향으로 한 순간 한국사회에 던져주는 파장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J회사의 모습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싫어하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래"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이 문장이 자꾸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지나친 경쟁'에서 파생된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할 것들이 있는데, 그것을 '절대적인 관점'에서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에 주목하지 못하고 '상대적 관점'에서 다른 사람들도 누리지 못하니 내가 못누리는 것도 어느 정도는 괜찮다고 위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J 회사의 대표는 "왜 꼭 우리 회사에만 입사하시려고 하나요? 우리 같은 회사를 여러분이 만들 수도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사회에 던져주는 메시지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꿈의 직장...
J 회사가 왜 꿈의 직장일까? 직원 복지가 좋아서?
개인적으로 직원복지가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직원복지는 하나의 수단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J회사가 추구하는 철학적 가치는 무엇일까? 개인적인 생각에 '진정한 자유'와 '고민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기 위해서는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행동해야한다. 인간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자존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대부분의 회사는 직원을 수동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 같다. 그러니 사람들이 돈을 벌면 쇼핑에 그리도 몰두하는 이유가 그나마 쇼핑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은 아닐까?

자유...
제3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자유는 이상향이고 동경의 대상일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진정한 자유'는 매우 외롭고 힘든 과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누군가 정해준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이 혼자서 판단하고 행동해야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신이 등장하게되면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이미 니체가 한 말이 있지 않은가? "신은 죽었다.'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그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여 행동한 것에 책임을 지는 삶...그 삶을 살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J 회사에 지원을 하게 되었던 것이고...

J회사에서 하지 말아야할 33가지...
시대적 상황에 따라 구성원들의 소통을 통해 변하하겠지만, 현재 유효한 J회사에서 하지 말아야할 33가지를 소개한다(J회사 블로그의 글을 발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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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리셨죠?   00 방송 이후, 많이 궁금하시다고 하셨던 것이 있어요.  바로 J에서 하지 말아야 할 33가지였죠. 바로 공개하지 못했던 이유는  J 구성원의 스스로의 소통과 공감이 필요했기 때문이고, 현재 버전의 우리만의 33가지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J 의 문화는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누구의 강요도 제안이 아닌, 스스로 찾아서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지요. 때로는 굼벵이처럼 느릿느릿해도, 결국 우리는 스스로 찾아가고 만들어 가는 방법을 즐기며 그렇게 한 단계씩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제니퍼소프트에서 하지 말아야 할 33가지는 꼭 제니퍼소프트에서만 하지 말아야 할 항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안에는 '사람'이 있고 기업 안의 그 사람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서로 '협력'하고 '존중'하는 기업 문화를 통해, 일터가 즐거운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1. 전화 통화 시에 "지금 어디예요?", "뭐 하고 있어요" "언제 와요?"라고 묻지 마요. 감시할 의중도 없잖아요.

2. "회의 중인데 좀 있다 전화할게". 아니거든요~ 가족 전화는 그 어떤 업무보다 우선이에요

3. 근무 외 시간엔 가급적 전화하지 마요. 사랑을 속삭일 게 아니라면!

4. 퇴근할 때 눈치 보지 마요. 당당하게 퇴근해요.

5. 우르르~ 몰려다니며  같은 시간에 점심 먹지 마요. 같이 점심 먹는 것도 때로는 신경 쓰여요. 시간은 자유롭게. 먹고 싶은 것을 먹어요.

6. 비즈니스 정장을 입기 위해 애쓰지 마요. 편하고 자유롭게 자신의 개성을 맘껏 뽐네요.

7. 출장 후, 초콜릿 사오지 마요. 그거 사기 위해 신경 쓰는 누군가에겐 부담되어요.

8. 회식을 강요하지 마요.  가고 싶은 사람끼리, 자유롭게 놀아요.

9. 타인에게 휘둘리지 마요.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에요.

10.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요. 도전은 우리의 것. 책임은 회사 대표의 것이에요.

11. 대충 하지 마요. 디테일이 중요해요.

12. 사무실에서만 일하지 마요. 때론, 카페에서도 일해요.

13. 퇴근 후 일하지 마요. 우리에겐 휴식과 가족과 나눌 사랑이 힘이 되요.

14. 너무 일만 하지 마요. 가끔 놀아도 되요.

15. 회의 중에 침묵하지 마요. 침묵은 부정이래요. 항상 말해줘요.

16. 농담이라도 상대방을 비웃지 마요. 당신은 웃지만 상대방은 상처받아요.

17. 서로에게 반말하지 마요.  항상 서로 존중해요.

18. 형식에 얽매이지 마요. 본질에 집중해요.

19. 슬금슬금 돌아앉지 마요. 함께 나눈 이야기 속에 좋은 아이디어도 창의성도 발현되어요.

20. 혼자 하지 마요. 함께 하면 힘이 되요.

21. 감정 표현을 망설이지 마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함께 할까요? 이렇게 표현해요.

22. 구성원이 힘들면 외면하지 마요. 이야기 들어주고 토닥토닥 감싸줘요.

23. 내가 혼자 다했다고 자만하지 마요. 우리 함께 한 일이잖아요.

24. 뒤에서 이야기하지 마요.  눈을 맞추며, 이야기해요.

25. 인상 쓰지 마요. 웃어봐요.

26. 정원에 풀 뽑지 마요. 잡초제거는 회사 대표의 몫이에요.

27. 경쟁하지 마요. 서로 협력해요.

28. 식사 거르지 마요. 꼭! 꼭! 챙겨 먹어요.

29. 자신을 한정 짓고 제한하지 마요. 언제나 오픈 마인드!

30. 억지로 하지 마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가슴 뛰는 삶을 살아요.

31. 사유와 공부를 게을리 말아요. 공동체의 의무에요.

32.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요. 계속 고민해요.

33. 회사를 위해 희생하지 마요. 당신의 삶이 먼저에요.



[출처: J회사의 블로그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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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Think Deep"이었다. J회사에 가보면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 아래에 Think Deep 이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는데, 상당히 의미심장한 문구라고 생각한다. J회사가 끊임 없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과정을 매우 중요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J회사가 직원들의 복지를 신경쓴다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회사다.
가장 먼저 내 삶이 우선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인과 사회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가치관...
개인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다. 물론 작은 실천들도 같이 하고 있다.



Photo_ Ice said me about important of LITTLE HOPE






자연스럽게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게 만든 얼음의 자태.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 온몸의 전율을 느끼게한 장면이었다.
수 천, 수 만번의 작은 파도가 만든 한 폭의 조각작품이라고나 할까?

작은희망...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평범한 나의 일상에서부터...
큰 희망이 아니라, 작은 희망에서부터...
작은 것 그 자체는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작은 것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엔 큰 희망을 만든다는 것.

이 사진이 내게 영감(令監)을 선물해줬다.


[주역 한 구절] 40 해解 : 잘나가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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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해解 l 잘나가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운이 풀리기 시작할 때의 처세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자연의 이치다.
위기 뒤에는 기회가 찾아오고
어려운 일 뒤에는 쉬운 일이 찾아온다.
모든 것이 꽉꽉 막히는 건蹇의 운이 끝나면
모든 것이 술술 풀리고 해결되는 해解의 운도 찾아온다.
그렇다고 어렵던 시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제 또 오르막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解 利西南 无所往 其來復 吉 有攸往 夙 吉
(해 리서남 무소왕 기래복 길 유유왕 숙 길)

- 모든 것이 술술 풀리는 해解의 운에는 상생함이 이롭다.
중요한 일이 아니면 나서지 말아야 길하고,
나아감에도 매사를 숙고해야 길하다.

<~혼란하고 어렵던 시절이 지나고 희망의 시기가 왔을 때 어떤 행동을 해야 새 세상을 건설할 수 있는지를 논한 구절이다. 서로 돕고 화합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앞서지 말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또한 매사에 조심하고 삼가야 한다고도 했다. 희망이 보인다고 모두 제 목소리를 높인다면 다시 혼란스러워짐을 명심해야 한다.~>


无咎
(무구)

-해解에는 허물이 없다.
<~해의 운이 시작되어 새로운 질서가 생기기 시작하니 허물이 없다는 뜻이다.~>


田獲三狐 得黃矢 貞吉
(전획삼호 득황시 정길)

-여우 세 마리를 잡고 황금 화살촉도 얻으니 마지막까지 길하다.


負且乘 致寇至 貞 吝
(부차승 치구지 정 린)

-차를 탔으면서도 짐을 지고 있으니 도둑놈이 노리고, 끝에는 궁색해진다.

<~하지만 해解의 운이 왔다고 모든 사람에게 만사가 다 형통한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조심하라고 일렀다. 이 구절은 조심하지 않고, 상생하지 않은 소인배가 겪게 되는 액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차승負且乘은 짐을 지고 차를 탔다, 또는 차를 탔으면서도 짐을 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때의 짐은 재물의 상징이다. 차를 탔으면서도 그 짐을 내려놓지 않는다는 것은 재물을 나누지 않음이요,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함이다. 해解의 운에 얻은 재물이라도 이처럼 나누지 않고 자랑만 하면 화를 부른다. 치구지致寇至는 도적을 이르게 한다는 말이며, 그러니 그 끝(貞)이 궁색해진다(吝)고 했다.~>


解而拇 朋至 斯孚
(해이무 붕지 사부)

-혼란이 정리되어 나아갈 방향이 정해지니 친구들이 믿고 따른다.
<~나아갈 방향도 잡고 더불어 일을 추진할 동료들도 얻었음이다. 만사를 선명하고 공개적으로 처리하면 걸릴 것이 없다.~>


君子 維有解 吉 有孚于小人
(군자 유유해 길 유부우소인)

-군자는 오직 해결책을 찾아 뜻을 이루므로 길하고 소인들의 믿음도 얻게 된다.

<~해解의 운이 왔다고 해서 운에만 의지하면 군자君子가 아니다. 군자는 오직 해결책을 찾는(維有解) 사람이며, 해의 운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길吉하고 소인들에게는(于小人) 신망(有孚)의 대상이 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소인과 군자의 차이점이다.~>


公用射隼于高墉之上 獲之 无不利
(공용사준우고용지상 획지 무불리)

-높은 성벽 위의 사나운 독수리를 대중 앞에서 활로 쏘아 잡으니 불리하지 않다.
<~새 질서를 세우기 위해서는 그동안 혼란을 부추겨 온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잠시 진정되었던 혼란이 다시 일어난다. 그가 원흉이라면 직위가 아무리 높은 자라도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죄를 물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解의 운이 시작되면 혼탁함이 정리되고 새로운 질서가 시작된다. 이때에는 모두가 상생相生의 도리를 첫째로 삼아야 한다. 둘째로 모두가 일치단결해야 희망을 실현할 수 있으며, 셋째로 사리사욕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상승의 물결을 탈 수 있다.~
~과거의 어려움은 미래를 개척하는 나침반이다. 지난날의 어려움을 잊는다면, 행운이 찾아와 약간의 부와 명성을 얻게 되더라도 이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부유해졌다면 과거를 기억해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을 해야 하고, 명예와 권력을 얻었다면 지난날의 외로움을 기억해 사람을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



[출처: 주역강의-서대원 지음/ pp427-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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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이 단순히 점술서로서보다는 인간의 전반적인 삶을 통찰할 수 있는 지혜를 주는 것 같다. 사람이 삶을 살다보면 겪을 수 있는 일들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면초가와도 같았던 곤궁한 상황을 잘 딛고 일어서게되면 나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하늘 높이 솟아 오른다. 이때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겸손"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삶을 타인과 비교했을 때 잘 살아냈다는 이 자신감이 자칫 잘못했다가는 자만심으로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중요한 일이 아니면 나서지 말아야 길하고나아감에도 매사를 숙고해야 길하다.~"라고 말한 것 같다.

"~지난날의 어려움을 잊는다면, 행운이 찾아와 약간의 부와 명성을 얻게 되더라도 이를 오래 유지할 수 없다. 부유해졌다면 과거를 기억해 검소하고 절약하는 생활을 해야 하고, 명예와 권력을 얻었다면 지난날의 외로움을 기억해 사람을 소중히 다루어야한다.~"......
지난날의 어려움은 삶에서 기회와 행운을 얻게 되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어려움을 생각하면서 내게 찾아온 기회와 행운에 대해 감사하고 겸허한 자세로 삶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Wealth를 얻을 가능성이 높은데, 내가 얻은 부를 나를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여러사람과의 상생을 위한 부분도 고려하여 사용하여야 오랫동안 길하다고 주역은 말하고 있다. 또한 부유해졌다면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을 기억하여 청렴하고 절약하는 삶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돈을 쓸때는 부자의 마음을 내는 게 아니라, 가난한 빈자를 염두에 두고돈을 써야 탈이 없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2014-03-22

Trapshooting 클레이사격







그 옛날 군대에서한 사격은 대부분 내가 원하지 않았던 수동적인 행동들이었다. 하지만 내가 능동적으로 선택하여 방아쇠를 당긴 클레이 사격은 그야말로 놀이Play였다. 같은 사격이었지만 상당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자의반타의반 클레이사격을 했는데, 새로운 것을 경험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었다. 미디어에서 가끔씩 클레이사격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직접 하고나서 든 생각은... 별로였다. 한 번쯤은 경험해봐도 되겠지만, 본인의 경우 흥미를 느낄 것 같진 않았다. 그래도 이런 경험 덕분에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아나설 수 있는 힘을 얻었다.




프로야구 시범경기(2014년)





정규 시즌이 시작된 건 아니지만, 선수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가끔 지인들과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매번 받는 질문이 있다. "어느 팀 응원하세요?"...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조금은 난감하다 특정 팀을 응원하기 보단 그냥 시간이 허락되는 범위에서 야구경기를 시청하거나 경기장에 와서 경기를 관람하기 때문이다.

야구장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그것은 화면을 통해 경기를 시청할 때와 직접 경기장에 왔을 때의 다른 느낌이다. 미디어에서는 화려하게 보이던 모습들이 직접 내 눈을 통해 봤을 때는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다. 좋게 말하면 미디어가 현실을 아름답게 각색한다고 할 수 있겠으나, 나쁘게 말한다면 미디어가 현실을 왜곡하여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카메라의 렌즈가 보여주는 세상...그리고 내가 직접 내 눈으로 보는 세상...내 관점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여성만 놓고 봐도 그렇다. 화면에는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 여인을 보았을 때 지나치게 몸이 말라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내 경우에 전혀 건강해보이지 않았다. 인간이 미디어의 틀에 짜맞춰지는 수동적 존재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이 들면서 미디어의 렌즈가 보여주는 세상과는 거리를 두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만큼 '미디어'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파울볼을 잡아보려고 글러브를 끼고서 계속 경기를 관람했다. 하지만 이날은 행운의 여신이 내 옆을 살짝 비껴지나갔다. 때가 되면 언젠가는 글러브 속으로 행운이 성큼 들어오리라 기대해본다.

참고로 시범경기는 전석이 무료(Free)다. 그러니 조금만 일찍 경기장에 도착하게 되면 선수들과 가까운 테이블석에서 편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주의사항:
이날도 조금은 위험한 장면을 목격했다. 1루측 관중석에서 어느 분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파울볼이 그물망 폴대를 맞고 그 사람 바로 옆좌석에 떨어졌다.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지 잘못하면 큰일이 날 수도 있었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는 공에 집중하여 혹시라도 파울볼이 자신에게 날아오지 않는지 주의해야한다. 예전에 어느 여성분이 잠깐 딴곳을 보다가 파울볼에 얼굴을 맞아 피흘리는 장면을 본적이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 여자친구와 같이 야구장에 온다면 여자친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글러브는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파울볼에 맞을 확률이 그리 크진 않겠지만, 그래도 대비는 해야한다.


[주역 한 구절] (47) 澤水困 택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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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澤水困 택수곤


~군자는 곤할수록 더욱더  굳어지므로 마음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아무리 곤해도 마음이 변하지 않고 견고하게 나아가므로 형통하고 바른 것이죠. 비록 몸은 곤하지만 마음은 곤하지 않다는 말 입니다.~

~아무리 대인 군자라고 해도 말을 하게 되면, 사람들이 그 말을 믿어주지 않습니다. 곤한 사람의 말은 믿어주지를 않아요. 남이 믿어주지 않는 말은 차라리 하지 말고 그저 마음으로 형통하고 바르게 나아가는 것이 좋지요. 그래서 有言不信(유언불신)이라고 하였습니다.~

~총설
사람이 곤궁해지면 그것을 못 참고 잘못하여 죄를 범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인품이나 덕을 알려면 곤한데 있어봐야 하기에, 주역 [계사전] 구덕괘(九德卦)에 困은 덕을 분별할 수 있는 괘(困은 德之辨也)라 했습니다.~


[출처: '대산주역강의-김석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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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균형.
신체에 위기가 왔을 때는 마음을 잘 다스려서 위기에 처한 신체와 마음의 균형을 잡기위해 노력하라는 의미로 이해했다. 반대로 마음에 위기가 왔을 때는 운동 등을 통해 신체를 단련하여 마음과 몸이 균형을 이룰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마치 타인을 용서하는 과정에서 마음은 쉽게 용서를 하지 못하지만, 내 몸을 겸허히 숙이는 몸짓을 통해서 타인을 용서할 수 있는 작은 힘을 얻을 수 있는 것과도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곤경에 처해있는 사람이 진실을 말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말을 제대로 듣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일이 타인들과 만날 때마다 나의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것보다는 침묵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침묵하는 대신, 우선적으로 내가 해야할 일을 열심히해서 미래에 결과물로써 대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곤궁한 상황이 아닐 때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을 범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위기에 처했을 때야말로 그 사람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삶에서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을 때, 피하려 애쓰지 말고 정신을 가다듬고 돌직구를 던질 마음으로 그 위기에 직면하여 자신을 도약시키는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일이 잘풀릴 땐 앞으로 닥칠 위기를 생각하고,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과정에서는 앞으로 맞이하게될 기회를 생각할 수 있는 지혜...개인적으로 아직까진 이런 삶의 태도가 내 인생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4-03-21

TED_ 보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공철학- Alain de Botton 알랭 드 보통

TED라는 곳에서 알랭 드 보통의 강연을 예전에 동영상으로 보다가 한글로 해석된 스크립트를 복사하여 정리한 적이있었다. 동영상으로 한 번, 스크립트만 다시 한 번, 다시 동영상 한 번, 워드파일로 만들면서 다시 한 번을 읽다보니 괜찮은 내용이었다. 16분정도의 분량이라 내용이 좀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읽기 시작했다면 끝까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정말 뭔가 영감을 얻게 해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내용이 맞다는 것은 아니니, 개인에 따라 비판할 부분은 비판하면서 읽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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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공철학



제 경우에는 커리어의 위기가 보통 일요일 저녁에 찾아오곤 합니다. 해가 막 질 무렵이 되면 제 자신에 대한 저의 희망과 삶의 현실 사이의 간극이 고통스럽게 커지기 시작하고 결국 전 베개에 얼굴을 묻고 훌쩍이게 되죠.
제가 이런 고백을 하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 오늘날 우리들의 삶에는 주기적으로 커리어의 위기가 찾아와 주춤하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그런 순간에는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던 것 우리의 생활이나 커리어에 대한 생각이 일종의 위협적인 현실과 맞닥뜨리게 되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윤택한 삶을 살기가 쉬워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론 과거 어느 때보다도 커리어에 대한 불안 없이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졌죠. 그래서 이제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도대체 왜 우리가 커리어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지 말이죠. 왜 우리가 커리어 위기의 희생자가 돼서 베개를 눈물로 적셔야 하는지 말입니다.
우리가 고통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주변에 속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제 좀 나쁜 소식을 전해야겠네요. 특히 해외에서 옥스포드에 오신 분들에겐 그럴 겁니다. 속물근성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때로는 영국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은 속물근성이 영국만의 특징적 현상이라고 생각하죠. 시골의 별장이나 직위에 집착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속물근성은 글로벌 현상입니다.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고 이건 글로벌한 현상입니다. 실제로 나타나고 있죠.
속물이란 게 뭘까요? 속물은 누구든 당신의 작은 일부분을 가지고 당신의 사람됨 전체를 정의해버리는 사람입니다. 그게 바로 속물근성이죠. 그리고 속물근성 중에서도 오늘날 두드러지는 건 직업에 대한 속물적 태도입니다. 파티에 가자마자 몇 분 후면 겪게 되죠. 21세기 초를 사는 현대인에겐 너무나 익숙한 대표적인 질문 “무슨 일 하세요?” 라는 질문을 받거든요.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은 당신을 만난 걸 엄청나게 기뻐하거나 아니면 시계를 보면서 핑계를 대고 사라집니다. (웃음)
그럼 속물의 반대는? 우리들의 어머니입니다. (웃음) 여러분이나 제 어머니가 그렇다기보다는 이상적인 어머니가 그렇다는 거죠. 어머니에게는 자식이 성취한 바가 중요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의 어머니가 아니죠. 사람들은 대부분 타인에게 투자하는 시간의 양을 그들에 대한 애정과 엄격히 연결지어 생각합니다. 꼭 연인간의 애정이 아니라 넓은 의미의 애정과 존중을 얼마만큼 허용할 수 있느냐와 연결짓고 이는 엄격하게 사회적 계층구조 상의 위치에 따라 결정되죠. 바로 이 때문에 우리가 커리어에 대해 그토록 신경을 쓰는 겁니다.
또 물질적인 것에도 많은 관심을 쏟기 시작하죠. 아시다시피 우리는 아주 물질적인 시대에 살고 있고 우리 모두 탐욕스럽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저는 우리가 특별히 물질적인 것 같진 않습니다. 제 생각에 우리가 사는 사회는 단지 어떤 감정적 보상을 물질의 취득과 연결시킨 것 뿐입니다.
사람들은 물질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시각에서 보면 사치품에 대해서도 달리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 페라리(스포츠카)를 몰고 가는 사람을 보시거든 ‘저 사람은 참 탐욕적이로군’ 이라고 생각하시지 말고 ‘상처받기 쉽고 애정이 결핍된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하세요. 다시 말해서(웃음) 경멸하기 보다는 동정하시란 겁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웃음) 또 다른 이유를 말씀드리죠. 요즈음의 우리가 과거보다 평정을 찾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비교적 좋은 것과 연계되어 있으니 모순이랄 수 있는데 바로 우리 모두가 커리어에 대해 갖는 희망입니다. 지금처럼 기대가 컸던 적이 없습니다. 인간이 일생동안 이룰 수 있는 업적에 대한 기대 말이죠. 우리는 여기저기서 누구나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얘길 듣습니다. 카스트제는 폐지되었죠. 오늘날의 시스템에서는 누구든지 원하는 지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숭고한 생각이죠. 여기에는 평등의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기본적으로 평등하죠. 엄격하게 정의된 계층구조가 없습니다. 여기서 바로 정말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시기심이죠. 시기심, 하지만 현대 사회에 하나의 지배적인 감정이 있다면 그건 바로 질투입니다. 그리고 이건 평등의 정신과 연결돼 있어요.
설명을 드리죠. 여기 계신 분들이나 동영상을 보고 계신 분들 중에 영국 여왕을 시기하는 분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 분이 여러분들보다 훨씬 부자인데도 말이죠. 그 분은 아주 큰 집도 갖고 있죠. 우리가 여왕을 부러워하지 않는 건 그녀는 너무 다른 사람이라서 우리가 공감할 수가 없는 거죠. 말투도 희한하고 출신지도 특이합니다. 그래서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공감하지 못하면 시기하지도 않죠. 두 사람이 나이 서로를 동일시하는 과정에서 시기할 위험도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말인데 여러분들 모두 동창회에는 절대 가시면 안됩니다. 왜냐면 비교평가의 잣대로 동창생만한 기준이 없거든요.
하지만 현대 사회의 문제는 세상 전체를 학교로 만들어버린다는 겁니다. 모두 청바지를 입고 그러면서도 또 꼭 같지만은 않거든요. 결국 평등의 정신이 뿌리깊은 불평등과 결합되어 있는 겁니다. 그래서 아주 스트레스 심한 환경이 만들어지는 거죠. 아마도 오늘날 여러분이 빌 게이츠만큼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는 건 17세기에 여러분이 프랑스 귀족이 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일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잡지나 여러 미디어를 통해서 우리가 느끼게 되는 건 열정과 몇 가지 기발한 기술적 아이디어 우리도 대단한 일을 벌일 수 있을 것 같다는 거죠. (웃음) 그리고 이런 기대감의 결과는 서점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형 서점의 자기계발서 코너에 한번 가보세요. 저는 가끔 가는데요 요즘 나오고 있는 자기계발서들을 분석해보면 기본적으로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이룰 수 있어요! 뭐든 가능합니다!’라고 하는 종류가 있고 또 다른 종류는 어떻게 고상한 말로 하면 ‘낮은 자존감’, '자신에 대해 매우 불만족스러움'에 대처할 지 가르쳐주죠. 여기에는 실질적인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회와 낮은 자존감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죠. 이처럼 상당히 긍정적인 것이 고약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겁니다.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커리어나 사회적 지위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이것 역시 좋은 것과 결부되어 있습니다. 그 좋은 것이란 바로 성과주의입니다. 지금은 정치인도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성과주의가 훌륭한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우리 사회가 정말 성과주의를 지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죠. 그런데 성과주의 사회란 뭔가요? 성과주의 사회에서는 재능과 열정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위로 올라갈 수 있으며 훌륭한 생각입니다. 문제는 정말 우리 사회가 위로 오를만한 사람이 올라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아주 고약한 생각까지도 함축한다는 것입니다. 즉 밑바닥으로 가게 된다는 생각입니다. 다시 말해서 삶에서의 위치는 우연이 아니라 각자가 자초한 마땅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실패의 충격은 더 가혹해집니다. 아시다시피 중세 영국에서는 아주 가난한 사람을 만나면 ‘불운한 사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글자 그대로 행운의 축복을 받지 못한 불행한 사람이란 거죠. 오늘날 특히 미국에서는 사회 최하층의 사람을 만나면 이들을 몰인정하게도 ‘실패자’라고 부릅니다. 불운한 사람과 실패자 사이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죠. 이는 지난 400년간 사회가 변화하였으며 삶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생각도 변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더 이상 신의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있죠. 우리가 잘 나가고 있다면 이건 고무적이지만 아니라면 타격이 크죠. 최악의 경우 이런 상황은 자살율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 개인주의적 선진국의 자살율이 높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본인에게 일어나는 일을 극도로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성공을 인정하지만 실패도 그렇게 받아들입니다.
이와 같은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도대체 없는 걸까요? 제 생각에는 있습니다. 그 중 몇 가지만 얘기해보죠. 성과주의를 생각해볼까요. 모든 사람이 지금의 위치에 이르게 된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 저는 그건 완전히 말도 안되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저는 어떤 정치가든 좌파 우파를 막론하고 어느 정도의 성과주의적 입장을 가진 사람을 지지할 겁니다. 그런 점에선 저도 성과주의자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언젠가 진정한 성과주의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건 미친 생각이라 생각합니다. 불가능한 꿈이죠. 우리가 사회에서 말 그대로 모든 사람에 대해 등급을 매겨서 좋은 사람은 상층에 마땅히 돼야 하는 대로 정확히 구분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우연적 요소가 너무나 많으니까요. 돌발적 사고 갑자기 무언가 머리 위에 떨어지는 사고 이 모든 것에 따라 등급을 매길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을 합당한 등급으로 분류할 수 없다는 거죠.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에 제가 좋아하는 멋진 말이 있습니다. “인간을 그 지위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죄악이다”라는 말이죠. 현대 언어로 해석하면 당신이 만나는 누군가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그 명함을 보고 판단하는 건 죄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중요한 건 지위가 아닙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오직 하느님만이 모든 사람을 그 합당한 자리에 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심판의 날 그렇게 할 겁니다. 천사와 나팔 소리에 둘러싸여 하늘이 열리면서 말이죠. 물론 그래도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즉 누구든 다른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반드시 알 수는 없는 거니까요. 아직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아는 양 행동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이것은 다른 이유에서 우리에게 위안을 줍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실패하는 경우나 실패에 대해 생각할 때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단지 소득이나 지위를 잃어버리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두려운 건 남들의 판단과 비웃음이죠. 실제로 그렇습니다.
이런 비웃음을 가장 착실히 수행하고 있는 매체가 요즘의 경우에는 신문입니다. 일주일 중 언제라도 신문을 펼쳐보면 인생을 망쳐버린 사람들 얘기로 넘쳐나죠. 잘못된 사람과 잠을 잤다, 잘못된 법안을 통과시켰다, 비웃음의 대상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이들은 실패한 거죠. 그래서 이들을 '실패자'라고 정의합니다.
이에 대한 대안이 있을까요? 서구의 전통이 한 가지 훌륭한 대안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비극입니다. 비극적 예술은 고대 그리스의 극장에서 기원전 5세기에 발전되었던 예술의 한 형태로 인간이 어떻게 실패하는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동정심도 허용했죠. 이들의 삶이 평범했다면 동정 받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몇 년 전에 저는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일요 스포츠'를 사러 갔습니다. 타블로이드 신문인데 여러분들께는 추천하지 않겠습니다. 아직까지 애독자가 아니시라면 말이죠. 그리고 그 신문사에 가서 얘길했죠. 서구 예술의 위대한 비극들에 대해서요. 저는 이 사람들이 이야기의 뼈대만 가지고 이걸 어떻게 뉴스 아이템으로 잡아내서 토요일 오후 뉴스데스크에서 기사를 쓰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오델로에 대해 말해줬죠. 들어본 적은 없지만 무척 흥미롭다더군요. (웃음) 그리고 저는 오델로 이야기의 헤드라인을 뽑아달라고 했죠. '사랑에 미친 이주민 라는 기사 제목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보바리 부인 줄거리도 얘기해 줬습니다. 이 책도 재미있겠다고 하면서 쇼핑 중독에 걸친 탕녀 (웃음) 다음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얘깁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이 방면에선 타고난 천재인 것 같아요. 제일 재미있었던 건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이었어요. 엄마와의 섹스는 눈이 멀 정도로 황홀했다(웃음) (박수) 어떤 면에서 동정심의 한쪽 끝에는 타블로이드 신문이 있고 다른 한쪽 끝에는 비극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장하는 건 우리 모두 조금씩은 비극에서 나타나는 상황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겁니다. 햄릿을 실패자라고 하는 건 말도 안되죠. 그는 실패하긴 했지만 실패자는 아닙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비극이 우리에게 주는 메세지이자 이것이 정말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현대 사회의 또 다른 측면이자 현대 사회가 이런 불안감을 야기하는 원인은 현대 사회의 중심에서 인간이 아닌 것은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 사회는 인류 최초로 우리 자신 말고는 아무 것도 섬기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를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하죠. 그도 그럴 만하죠. 우리는 인간을 달에 보내고 여러가지 엄청난 일들을 해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숭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의 영웅은 인간적 영웅이죠. 이것은 아주 새로운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다른 사회에서는 그 중심에 초월적 존재에 대한 숭배가 있었죠. 신 무엇이든 간에 인간이 아닌 무언가를 숭배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습관을 다소 잃어버렸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인간이 특히 자연에 끌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건강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종종 그런 식으로 포장되곤 하지만 사실 자연이야말로 군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끼리의 경쟁에서 벗어나고 인간사의 드라마에서도 벗어나는 거죠. 이런 이유로 우리는 빙하나 바다를 보는 걸 즐기고 지구 밖에서 지구를 바라보고 싶어합니다. 인간이 아닌 무언가를 느껴보고 싶어하는 거죠. 이것은 우리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사실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씀 드린 것은 결국 성공과 실패에 관한 겁니다. 성공에 관한 재미있는 사실 중 하나는 우리가 그 의미를 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만일 제가 여러분께 저 스크린 뒤에 누군가 아주 크게 성공한 사람이 있다고 하면 즉각 떠오르는 생각이 있을 겁니다. 그 사람이 많은 돈을 벌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영역에서 명성을 얻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성공에 관한 저만의 이론을 말씀 드리죠. 사실 저는 성공에 아주 관심이 많은 사람이고 정말 성공하고 싶습니다. 저는 항상 ‘어떻게 하면 더 성공할 수 있지?’하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점점 '성공' 이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제가 성공에 대해 깨달은 바를 말씀 드리죠. 모든 것에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데 말도 안 돼죠. 다 가질 순 없어요. 불가능합니다. 성공에 대한 어떤 비전이든 대신 무언가를 대가로 치뤄야한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대신해서 잃어버리는 게 무엇인지 말이죠. 그리고 제 생각엔 현명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우리가 성공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인정할 겁니다. 성공적인 삶에 대해 이야기할 때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성공적인 삶을 산다고 말할 때 그건 우리 본인의 생각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흡수한 거죠. 주로 남자라면 아버지의 생각 여자라면 어머니의 생각입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80년 동안 이 얘기를 해 왔는데 충분히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이 없었을 뿐이죠. 저는 진심으로 동의합니다. 우리는 다른 곳으로부터도 메시지를 흡수합니다. 텔레비전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으로부터요. 이런 것들은 강력한 영향을 끼쳐 우리가 원하는 것 은행원이 아주 괜찮은 직업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은행권에서 일하고 싶어하다가 은행원이 더 이상 그다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사람은 관심을 잃죠. 아주 열린 마음으로 다른 조언을 들으려 합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건 우리가 성공에 대한 생각을 포기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게 반드시 본인이 생각하는 성공이어야 한다는 거죠. 우리 자신의 생각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본인의 생각을 확고히 하고 우리 자신의 야망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기가 원하는 걸 갖지 못하는 것도 나쁘지만 그 보다 더 나쁜 건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 지 안다고 생각했다가 그 여정의 끝에서 자기가 원한 게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겁니다. 제 말씀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만 제가 정말 강조하고 싶은 건 반드시 성공하시라는 겁니다. 단 성공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것이 진정 각자 자신이 원하는 성공이 되도록 합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박수) (null)
 어떻게 하면 두 가지를 양립시킬 수 있을까요? 누군가를 실패자라고 생각하는 건 나쁘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삶을 컨트롤하고 싶어하고 이를 권장하는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의 성공한 사람과 실패자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닐까요? (null)
성공과 실패의 과정에 포함된다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너무 모든 것의 정당성만을 강조하기 때문이에요. 정치가들은 항상 정의에 대해 말하죠. 저 역시 정의를 믿습니다. 단지 실현 불가능하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정의를 추구해야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우리가 항상 기억해야 할 건 우리가 누구와 만나든 우연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할 거란 사실입니다. 저는 단지 그 우연성을 충분히 고려하자는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폐쇄적이 돼버릴 수 있어요. (null)
본인의 좀 더 부드럽고 온화한 일에 대한 철학과 성공적 경제를 결합시킬 수 있을까요?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보시나요? 그저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은데 우리가 너무 강조하고 있는 건가요? (null)
사람들을 겁주는 게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믿는 겁니다. 그리고 어째선지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도전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상적인 아버지로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생각해 보면 보통은 엄하면서 자애로운 아버지상을 원합니다. 그런데 그 선을 긋기가 아주 어렵죠. 우리에게는 사회의 귀감이 될 만한 아버지상이 필요한데 양 극단은 피해야 합니다.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이고 규율만 강조해서도 안되고 반대로 느슨하고 규칙이 전혀 없는 유형도 아니어야 하죠. (null) (null) (박수)


[논어 한 구절] 배우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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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 無益. 不如學也."



공자께서 말하길 "내 일찍이 종일토록 밥을 먹지도 아니하고, 밤새도록 잠을 자지도 아니하고, 생각에만 골몰하여도 보았으나 별 유익함이 없었다. 역시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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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고민하는 시간만큼, 깊게 공부하여 배우는 것이 균형을 이뤄야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구절이다. 생각만하다보면 자칫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세상과는 단절된 자신만의 울타리를 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그래서 세상과의 소통하는 역할로써 배움을 통해 현재 자신이 생각하는 것들을 정리하고 수정하고 보완해야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어쩌면 이 말은 '언행일치'에서 말하는 것처럼,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과정의 중요함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이란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람이란 아무 이유도 없이 오늘 죽기도 혹은 내일 살기도 한다는 것을,~



[출처:<<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2>>- 박경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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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건강을 지키기 위해 평소의 습관들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은 잘 하지 못하다. 건강에 심각한 위기를 겪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고 적절한 운동을하고 식습관을 가진다. 하지만 위기를 꼭 겪고 나서 깨닫는 것보다 평소에도 나름의 노력을 통해 소중한 것들을 자각하는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비단 건강 뿐이겠는가?
내일 내가 지금처럼 숨을 쉴 수 있다는 보장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음에도 대부분은 내일과 미래에 행복을 유보 시키고 있다. 어느 누구의 말처럼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미래에도 행복할 수 없어요"라는 말이 떠오른다. 미래를 상상하며 생각하는 행복은 혹여나 내가 직접 미래의 상황에 처하게되었을 때 과거의 내 상상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너무 나도 불확실한 미래에 너무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지금 이 순간이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내 삶을 제어할 수 있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일전에 어느 모임에서 사랑과 혼인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여성분에게 어느 남성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헌데 이 여성분은 남자를 소개해주려는 분께 상대방 남자의 사진과 이것저것에 대해 묻고 있었다. "혼인하면 아무리 못해도 30년은 같이 살아야 할텐데..."라고 시작되는 이 여성의 말을 듣고 마음이 상당히 불편했었다. 왜 30년을 같이 살거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극히 드문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혼인을 하고 바로 다음날에라도 둘 중 누군가는 세상과 작별을 할 수도 있을 텐데...일단...그냥...한 번 만나보면 안되나?...라는 생각을 했었던 적이있다.

'내일 내가 죽을 수도 있다'
라는 생각은 일전에 스티브잡스도 연설에서 언급한 것처럼, 삶의 본질을 제대로 직면할 수 있게 해준다. 내가 내일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사랑하는 연인과 사소한 일로 싸우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든 나를 기억시키게 하기 위한 이타심을 내세운 이기심을 통해 진정한 사랑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일 어찌될지 모르고, 사랑하는 상대방이 내일 어찌될지 모른다.


book 선방일기- 지허스님 지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스님도 어쩌면 우리와 같은 사람이였구나.'였다. 스님들의 생활이 일반 사람들과는 달라 보일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삶이라는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배고픔(식욕)에 시달리다가 창고에서 몰래 감자서리를 하여 구워먹다 창고담당 스님에게 걸리는 이야기, 만두국을 만들기 위해서 만두피를 만들면서 남자의 거시기와 여자의 거시기를 만들면서 서로가 웃는 이야기(성욕), 아프다는 핑계로 뒷방(수행을 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곳)에 전세를 놓고 아예 살다시피 하는 스님이야기(수면욕), 동자승들의 피터지는 싸움 이야기 등등...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한 스님의 관점에서 일기(日記) 형식으로 쓰여있기 때문이다.

분량이 그리 많은 책은 아니었지만, 내 경우는 쉽게 읽히지 않았다. 옆에 사전을 두고 한문으로 된 용어들을 찾느라 약간의 고생을 한 까닭일까? 아니면 절판 된 책이라서 서점에서 따로 주문을 하여 10일만에 책을 받아 보았기 때문일까?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내 머릿속의 지식들 때문일까? 어쩌면 이 책은 지금 이 순간 종교에 뜻을 두고 있는 사람. 특히, 지금 살고있는 세상과는 달라보이는 사람들을 동경하는 사람에게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와 내가 직접 그 입장이 되었을 때 느끼는 느낌은 다를 것이라는 개인적인 판단 때문이다. 어느 스님의 일기를 통해 '과연 내가 생각하는 수행생활이었나?'에 대해서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인생에서 상당히 심각한 위기를 겪으면서 만나게 되었지만, 개인적인 관점에서 결국 속세에서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도 얼마든지 삶에 대한 본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결론을 냈었던 적이 있다. 어쩌면 내가 찾는 삶의 본질은 인간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너무 형이상학적사유에 빠지지 않으면서 사회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고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고, 너무 물질주의가 팽배해진 지금의 자본주의에서 다른 돌파구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아니, 누구나 한 번은 종교적 관점을 떠나서 읽어 봤으면 하는 바람이있다.

인간의 삶에 있어 종교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종교가 있고 없음에 따라 종교에 관심을 갖는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종교가 없어도 종교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는 인간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단순히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이 중요한 것인가, 아니면 그 신이라는 존재가 인간에게 하고 싶었던 삶의 본질적인 내용을 직면하는 것이 중요한 것인가?


2014-03-20

요한복음(8:7)...영어성경(RSV)를 읽다가...

예전에 영어성경(RSV)으로 '요한복음'을 잠깐 보면서 영어를 공부했던 적이있다. 문득 기억이 나는 좋은 문장이 생각나서 적어본다.



~ Let him who is without sin among you be the first to throw a stone at her. ~ (요한복음 8:7)

~ But when they heard it, they went away, one by one, beginning with the eldest, and Jesus was left alone with the woman standing before him. ~ (요한복음 8:9)



정말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 예수가 그런 말을 했는지는 요한복음 8장 초반부를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심리를 이 문장들에서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우리는 쉽게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과거 자신이 행했던 여러 잘못들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만, 타인의 잘못에는 지나치게 엄격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지도 모른다.



타임지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100선

Ⅰ. 문학

1. D.H.로렌스/ 아들과 연인/ 1913
2. 루쉰/ 아큐정전/ 1921
3. 엘리엇/ 황무지/ 1922
4.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1922
5. 토마스 만/ 마의 산/ 1924
6. 카프카/ 심판/ 1925(?)
7.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927
8. 버지니아 울프/ 등대로/ 1927
9. 헤밍웨이/ 무기여 잘있거라/ 1929
10. 레마르크/ 서부전선 이상없다/ 1929
11.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1932
12. 앙드레 말로/ 인간조건/ 1933
13.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1939
14. 리처드 라이트/ 토박이/ 1940
15. 브레히트/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1941
16. 카뮈/ 이방인/ 1942
17. 조지 오웰/ 1984/ 1948
18. 사뮈엘 베게트/ 고도를 기다리며/ 1952
19.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롤리타/ 1955
20. 유진 오닐/ 밤으로의 긴 여로/ 1956
21. 잭 케루악/ 길 위에서/ 1957
22.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1957
23. 치누아 아체베/ 무너져내린다/ 1958
24. 귄터 그라스/ 양철북/ 1959
25. 조지프 헬러/ 캐치 22/ 1961
26. 솔제니친/ 수용소 군도/ 1962
27.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 동안의 고독/ 1967
28.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1980
29.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984
30. 살만 루슈디/ 악마의 시/ 1989


II. 인문

1. 지그문트 프로이트/ 꿈의 해석/ 1900
2. 페르디낭 드 소쉬르/ 일반언어학강의/ 1916
3.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1920
4. 라다크리슈난/ 인도철학사/ 1923~27
5. 지외르지 루카치/ 역사와 계급의식/ 1923
6. 마르틴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1927
7. 펑유란/ 중국철학사/ 1930
8. 아놀드 토인비/ 역사의 연구/ 1931~64
9. 마오쩌둥/ 모순론/ 1937
10. 헤르베르트 마르쿠제/ 이성과 혁명/ 1941
11. 장 폴 사릍르/ 존재와 무/ 1943
12. 칼 포퍼/ 열린 사회와 그 적들/ 1945
13. 호르크하이머,아도르노/ 계몽의 변증법/ 1947
14. 시몬 드 보봐르/ 제2의 성/ 1949
15.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1951
16.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1953
17. 미르치아 엘리아데/ 성과 속/ 1957
18. 에드워드 헬렛 카/ 역사란 무엇인가/ 1961
19.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야생의 사고/ 1962
20. 에릭 홉스봄/ 혁명의 시대/ 1962
21. 에드문트 후설/ 현상학의 이념/ 1964
22. 미셸 푸코/ 말과 사물/ 1966
23. 노엄 촘스키/ 언어와 정신/ 1968
24. 베르터 하이젠베르크/ 부분과 전체/ 1969
25. 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 앙티오이디푸스/ 1972
26. 에리히 프롬/ 소유냐 삶이냐/ 1976
27. 에드워드 사이드/ 오리엔탈리즘/ 1978
28. 페르낭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1979
29. 피에르 부르디외/ 구별짓기/ 1979
30. 위르겐 하버마스/ 소통행위이론/ 1981


III. 사회

1. 브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무엇을 할 것인가/ 1902
2. 프레드릭 윈슬로 테일러/ 과학적 관리법/ 1911
3. 안토니오 그람시/ 옥중수고/ 1926~37
4. 라인홀트 니버/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1932
5. 존 메이너드 케인스/ 고용.이자.화폐 일반이론/ 1936
6. 윌리엄 베버리지/ 사회보험과 관련 사업/ 1942
7. 앙리 조르주 르페브르/ 현대세계의 일상성/ 1947
8. 앨프리드 킨지/ 남성의 성행위/ 1948
9. 데이비드 리스먼/ 고독한 군중/ 1950
10. 조지프 슘페터/ 자본주의.사회주의.민주주의/ 1950
11. 존 갤브레이스/ 미국의 자본주의/ 1951
12. 대니얼 벨/ 이데올로기의 종언/ 1960
13. 에드워드 톰슨/ 영국노동계급의형성/ 1964
14. 마루야마 마사오/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 1964
15. 마셜 맥루헌/ 미디어의 이해/ 1964
16. 케이트 밀레트/ 성의 정치학/ 1970
17. 존 롤스/ 정의론/ 1971
18. 이매뉴얼 위러스틴/ 세계체제론/ 1976
19. 앨빈 토플러/ 제3의 물결/ 1980
20. 폴 케네디/ 강대국의 흥망/ 1987


IV. 과학

1. 알버트 아인슈타인/ 상대성원리/ 1918
2. 노버트 비너/ 사이버네틱스/ 1948
3. 조지프 니덤/ 중국의 과학과 문명/ 1954
4. 토머스 쿤/ 과학혁명의 구조/ 1962
5. 제임스 워트슨/ 유전자의 분자생물학/ 1965
6. 제임스 러브록/ 가이아/ 1978
7. 에드워드 윌슨/ 사회생물학/ 1980
8. 칼 세이건/ 코스모스/ 1980
9. 이리야 프리고진/ 혼돈으로부터의 질서
10. 스티븐 호킹/ 시간의 역사/ 1988


V. 예술,기타

1. 헬렌 켈러/ 헬렌 켈러 자서전/ 1903
2. 아돌프 히틀러/ 나의 투쟁/ 1926
3. 마하트마 간디/ 자서전/ 1927~29
4. 에드거 스노우/ 중국의 붉은 별/ 1937
5. 아놀드 하우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940~50
6.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 1947
7. 에른스트 한스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1948
8. 말콤 엑스/ 말콤 엑스의 자서전/ 1966
9. 에른스트 슈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 1975
10. 넬슨 만델라/ 자유를 향한 긴 여정/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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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를 고를때 참고하면 좋을 책 정보!!


영화_ 마이 플레이스 My Place





한 가정의 일대기를 영상에 담은 영화이다. 개인과 국가의 관계에서 시작하여 어떤 세부적인 사항들이 영향을 주고 받는지에 대해 고민하게됐다. 캐나다와 한국을 10여년 간격으로 이동하며 살면서 가족은 각 국가의 문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게 된다. 특히 이에 대한 영향은 자녀들에게서 일어나기 시작했다(특히 딸). 캐나다의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한 문화에서 생활하던 딸은 한국의 교육제도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 반면 오빠의 경우는 자신이 느끼는 것을 숨김으로써 한국의 문화에 적응해간다. 하지만 여동생은 적응이 아니라 자신을 억압하는 구조를 뛰어넘는 판단과 행동을 하게 된다. 바로 아이를 혼자 낳아서 키우는 것을 통해서...


처음에 오빠는 여동생의 그런 판단과 행동에 우려를 하게되고, 자신의 영화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가족을 영상에 담기 시작한다. 그런 과정에서 가족들을 인터뷰 하면서, 부모님과 여동생의 속마음에 더욱 깊게 다가가게 된다. 아마도 가족들은 이 과정에서 응어리진 마음들을 서로 보듬어주면서 마음의 상처들을 치유해 간 것 같다. 여동생은 결국 아이를 낳아 캐나다에서 키운다. 영화 말미에서 오빠는 처음엔 우려했던 여동생의 행동 덕분에 자신의 마음이 치유된 것 같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괜찮았던 영화였다. 그냥 조금은 특이할 수 있는 한 가정의 일상들을 찍어낸 것이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라기도 했다. 타인의 삶을 보면서 감동하는 것도 결국은 내가 그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공감하는 것은 아닐까? 어느 소설가는 "인생은 재공연을 할 수 없는 단 한편의 연극이다"라고 말했다. 너무 가까운 곳에 있어서 미처 내 삶의 소중함과 내가 내 삶을 주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에대해 생각하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영화_ 변호인





경험experience
진정 아픔을 아는 사람만이 타인의 아픔에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다. 여기엔 같은 경험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삶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주어진 삶의 과제에 최선을 다해 직면해야만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물론, 세상은 공평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좋은 환경에서 자라 안락한 삶을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엔 너무나도 무서운 맹점이 자리잡고 있다. 젊어서 어느 형태로든 삶에서 정말 힘들 정도의 위기를 겪어보지 못한 경우, 나이가 들면 들수록 비슷한 위기에서 쉽게 좌초될 위험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삶에 있어서의 고통은 어쩌면 앞으로를 살아가는 크나큰 자양분이라고도 할수 있겠다. 어쩌면 지금껏 인생에서 정말 큰 위기(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게 아니라 자신도 어찌할 수 없이 갑작스레 찾아온 위기)를 뛰어넘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지금의 안락함에 숨어있는 고난들을 직시해야할지도 모른다.


인권human rights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 범죄자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이란 게 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는 말이 이런 흐름에서 나온 말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선의를 베풀지는 못하지만, 삶에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게 본인이 생각하는 삶의 태도이다. 그렇다보니 나태하고 게으르고 삶에 아무런 희망과 진정성이 없는 사람들을 볼때, 가슴이 아프다가도 그 사람이 미워지는 느낌을 받게된 적이 있다. 그러다 결국은 그런 사람들을 외면하거나 아예 내 생각의 범위에서 지워버리기도 했다. 그렇게 되면 내 관점에서 보인 세상은 정말 밝고 아름다웠다. 하지만, 안타까운 여운은 여전히 남게 된다. 그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지만, 조금씩이라도 고민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난 성인군자가 아니므로 모든이를 보듬을 순 없다'라고 나 자신을 한정짓기도 한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인연因緣
극 중 송강호씨가 국밥집과의 인연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게 된다.
그렇다면 내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이 없다면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일어날 경우는 드물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선지 inner circle에 있는 권력자들이 민중의 마음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도 비겁하게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내 주위에 모두가 어려운 사람들만 있게 되면 난 그들의 삶을 위해서만 내 시간을 사용해야하는가? 어쩌면 내 삶이 제일 중요한 것일텐데. 나를 시작으로하는 내 가족을 어느 정도는 지켜내지 못하면서 타인의 삶을 위해서만 봉사라는 허세를 부리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타인도 타인이지만 '나와 내 가족들이 사랑스럽고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내 가족의 소중함을 자각해야만 타인과 그 타인의 가족들의 삶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행동하게 될 테니깐. 모든이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 내게 주어진 상황을 잘 판단하여 내가 도움을 줄 타인의 범위를 어느정도는 한정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민중의 자유를 얻기위해 정말 많은 분들의 피와 땀이 필요했다.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투쟁이었을까?... 고개가 숙여진다. 나도 모르게 그냥 눈물이 났다. 감사함의 눈물, 그 고통을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아파했던 내 마음의 눈물,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삶에 대한 긍정의 눈물...

감사하다.
작은 희망에서 출발하자.


2014-03-19

영화_ 돈의 맛





"당신에게는 얼마의 돈이 있으면 행복할  것 같습니까?"

과거에 읽었던 글이다.

이 물음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답변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 글에서)가장 경계해야 할 답변은 "많을 수록 좋아요"라고 했다.  이 말은 '나는 돈의 노예입니다'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답변이었기 때문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인 부분을 외면할 수는 없다. 즉, 경제활동을 통해서 어느정도의 돈을 벌어야 그것을 소비하고, 그것을 통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인간다운 삶'을 사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돈(Money)은 그 목적을 누리기위한 수단이 되어야하는데, 어느 순간 돈이 목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특히나 '진정한 사랑'이라는 영역에 자본이 깊게 들어오고 있는 게 지금의 상황일 것이다.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돈(Money)이 아니라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나에겐 과연 얼마의 돈이 필요한가?'
이 물음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답을 찾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 자서전을 읽다가 잡스의 상당한 통찰력을 옅볼 수 있는 내용을 읽었다. 잡스는 친구의 여자친구에게 너무나도 당돌하게 이런 질문은 했다고 한다. "당신은 내가 얼마주면 나랑 잘 수 있어요?"라고... 개인적으로 이 질문에는 시대를 통찰하는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단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질문이 아니다. 남성에게도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어떤 답을 들을 수 있을까?


영화_ 레미제라블 Les Miserables







"고전classic에 관심을 가지세요"

언젠가 누군가에게 들었던 이 말을 <레미제라블>이라는 영화를 보고 또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뮤지컬 형식)를 보면서 몇번  눈물을 흘렸다. 특히나 장발장이 코제트를 데리고 가는 마차안에서 Suddenly라는 노래를 부르며, 자신(장발장)의 품에 아름다운 소녀(코제트)가 온 것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노래하는데,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장발장'에게 감정이입이 너무 잘되었던 것 같다. (장발장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세상에 대한 악의를 선의로 바꾸는 그 과정이 너무 가슴을 저미게 했다.

 <레미제라블>의 뜻은 '비참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이 영화가 여전히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아마도 옛날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는 그 '본질적 이유'때문이 아닐까? 이런 게 고전(Classic)이 갖는 큰 힘이다. 언젠가 다시 또 보고 싶은 영화였다.

현재 우리의 교육은 문사철(문학,역사,철학), 즉 '인문학'에 대해 심도있게 가르치려는 것 같진 않다. 교육 시스템이 해주지 못하면 각자가 알아서 혼자서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시스템은 쉽게 변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변하기는 하겠지만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데 큰 단점이 있다. 그러기 때문에 그냥 개인이 먼저 변하는 게 더 편하고 더 빠른 변화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나의 글이 단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Food_ 생수, 그 치명적 유혹 (article)


언제부턴가 우리는 돈을 주고 물을 사먹고 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공공재로서의 물(water)라는 재화는 이제 자본주의 시장에서 상품으로 전환된 것이다. 인간의 삶에서 물은 필수품으로써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면, 지금 우리가 돈을 주고 사먹는 '생수'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문에 답을 해준 기사가 있어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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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799025




'생수, 그 치명적 유혹'…생수가 안전하다는 건 환상 


[집중인터뷰] 생수 산업의 비밀 파헤친 <생수, 그 치명적 유혹> 번역한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처장
2011-05-11 11:28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1년 5월 10일 (화) 오후 7시 30분■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처장

▶정관용> 시사자키 3부 시작합니다. 오늘 3부는 생수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요즘 뭐 편의점이나 슈퍼에 가서 생수 사먹는 것, 신기한 일 전혀 아니지요. 어떤 집은 큰 병 생수를 잔뜩 사다놓고 그 걸로만 밥도 하고 이런 집도 많은 상태입니다. 사무실 냉장고에도 항상 생수 몇 병씩 들어있게 마련이고요. 그런데 도대체 우리가 언제부터 왜 물을 사먹게 된 것일까. 수자원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라고 합니다. 피터 글렉 교수가 <생수, 그 치명적 유혹>이라는 책을 펴내서, 그건 생수업체들의 꼼수라고 지적을 했어요. 환경운동연합이 이 책을 번역해서 국내에 내놓았는데요,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처장, 만나봅니다. 예,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처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염형철>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휴일인데도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염형철> 환경과 관련해서 말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서 도리어 저희가 고맙습니다.

▶정관용> 피터 글렉, 어떤 사람입니까?

▷염형철> 피터 글렉이라는 분은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퍼시픽 연구소의 소장으로 계시는데요, 이것만으로는 감이 잘 안 올 텐데, 물 관련한 연구로서는 맥아더 펠로우십이라고 있거든요. 이게 이제 펠로우십이라고 하는 것은 상인데, 그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물과 관련해서 연구한 분 중에서 공적이 높은 분을, 물과 관련한 노벨상이라고 할 만한 상인데, 그 상을 2003년도에 받으신 분이고요, 그리고 물의 공공성, 그리고 물의 안전성, 이런 것과 관련해서 연구를 꾸준히 해 오시는 분입니다.

▶정관용> 그 분이 쓴 <생수, 그 치명적 유혹>이라는 책. 환경운동연합이 일부러 번역해서 지금 소개를 한 거지요?

▷염형철> 그렇습니다.

▶정관용> 책 어떤 내용인지 우선 책의 내용만 그 개요를 잠깐 소개해주시겠어요?

▷염형철> 책의 내용은 우리가 생수에 대해서 굉장히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실체를 한번 여러 측면에서 들여다보자,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안전기준이 지켜지고, 또 사회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뭔가 말을 해야 된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근래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생수에 대한 소비가 또 급증한 상태이거든요.

▶정관용> 그렇지요.

▷염형철> 따라서 생수로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가서 과연 대안이 될 수 있는 가에 대해서 시급히 뭔가 좀 논의해보는 것이 맞겠다, 해서 이 책을 번역하게 됐습니다.

▶정관용> 이 책 내용에 보면, 그러니까 생수가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기준과 규제를 받게 되고, 생수 이용에 따른 사회적 의미는 무엇이고, 그거라고 하셨는데, 하나하나 내용을 말씀해주세요. 생수가 어떻게 생산되지요?

생수, 안전하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염형철> 생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일반적으로 지하수, 본인들은 보통 100에서 200m 정도의 지하수, 암반 지하수를 채수한다고 주장을 합니다.

▶정관용> 그렇지요.

▷염형철> 하지만 본인들이 주장한 바에 의하면 그 취수공 인근 같은 경우는 거의 영향이 없어야 하는데, 사실상 취수공을 박으면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지하수가 대체로 풍부하지 않은 지질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지하수만으로는 뽑아 올리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의도적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주변 지역의 천층 지하수들이, 암반 지하수만이 아니라 천층 지하수까지도 취수되는 걸로 보통 보고가 됩니다. 따라서 이러저러한 오염으로부터 절대 안전하다, 라고 보기는 어려운데요, 그렇게 뽑아진 지하수를 병에다 담고 그리고 그것을 유통하게 됩니다.

▶정관용> 그런데 오염될 우려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오염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같은 것을 정확히 검사를 다 하나요?

▷염형철> 검사를 자체로 맡기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관용> 정부 규제가 없어요?

▷염형철> 정부가 규제는 있는데, 그 규제를, 먹는 샘물협회라는 곳인데, 그러니까 생수공장들 협회라는 곳에 위탁을 해놓은 상태이고, 그리고 그곳에서도 직접 나가는 것이 아니라 각 기업들이 자체로 조사를 해가지고 그 결과를 보고하고, 그리고 혹시 문제가 있으면 스스로 조치를 취한 다음에 그 결과를 통보하는 걸로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물의 수준이 안 좋을 때를 측정을 했는지도 알 수가 없고 그리고 뭐 여러 개 조사해서 그 중에 괜찮은 것만 보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알 수가 없고 그런 상태인데, 환경부에서 1년에 한번 정도씩 이제 진단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불시에 검사를 하고 있는데, 2009년도에는 6군데, 2010년도에는 10군데가 조치를 당했어요. 그래서 어떤 곳은 폐쇄가 되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대장균이 나오기까지 하고, 상당히 위생적으로 심각하다. 만약 수돗물에서 이 정도 균이 발견되었다고 하면은 뭐 엄청난 뉴스거리가 될 정도인데, 사실상 수돗물의 대용품으로 사용되고 있는 먹는 샘물은 아예 검사조차도 본인들이 하고 있고, 그 검사조차도 시중에 돌아다니는 상품이 아니라, 생산했을 그 시점에서 하는 거예요. 원수를 가지고. 그러다보니까 이것이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유통기간이 6개월인데, 6개월 동안 상온에서 막 돌아다니잖아요?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 증식되었을지는 누구도 모르는 그런 형편입니다.

▶정관용> 아주 충격적인데요. 일반적인 인식은 수돗물은 왠지 걱정되고, 생수는 깨끗하고 맑은 물이다. 그런데 그거를 입증해줄 수 있는 그런 정부기관이라는 게 없다는 것 아니겠어요?

▷염형철> 없습니다.

▶정관용> 피터 글렉이 미국에서 이 책을 썼는데, 미국도 그런가 보지요, 그럼?

▷염형철> 미국은 우리나라보다는 좀 나은 상태인데, 그곳조차도 업체에서 조사를 하고 보고하는 형태가 기본적으로 되어 있고, 그 보고가 적절한지에 대해서 검사하는 것을 역할로 하고 있다, 라고 책에서는 적고 있습니다.

생수 소비 확대는 수돗물 관리 소홀로 이어질 것

▶정관용> 그러면 어떻게 생산되는지, 그래서 오염의 위험도가 높다, 어쨌든. 그래서 어떤 기준이나 규제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지금 굉장히 허술하다. 지금 너도 나도 생수를 사먹게 됨으로써 그것이 갖는 사회적 의미는 뭡니까?

▷염형철> 일단 생수를 사먹게 되면, 그리고 생수가 고급이다, 라는 느낌을 사회적으로 주게 되면 반대로 수돗물은 그럼 좋지 않은 물이다, 라는 낙인을 찍게 되는 거고.

▶정관용> 불신은 깊어지고?

▷염형철> 그렇지요. 그래서 수돗물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연간 수돗물 생산과 관련해서 들어가는 예산이 약 8조 정도 되거든요. 그럼 이렇게 8조씩이나 들어간 수돗물이 이용되지 않게 되는 측면에서 일단 예산 낭비가 될 것이고, 그리고 필요하지 않는, 먹지 않는 수돗물에 대한 투자를 결과적으로 점차 줄이게 되는 사회적 압력이 될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는 이제 아예 먹는 물은 생수가 대체를 하게 되고, 그러면 이제 결국은 생수를 사먹을 수 없는 시민들 같은 경우, 서민들 같은 경우는 굉장한 어떤 생존의 문제까지 밀려나는 형편이 되는데요. 계산을 해보면 우리나라 최저생계비가 124만원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보통 지금 아주 물을 덜 쓰더라도 20톤 정도를 한 가구당 쓰게 되는데, 20톤 쓰게 되면 전국적으로 평균 한 만 삼천원에서 만 오천원 정도를 내게 돼요. 그럼 지금도 물 값이 소득의 1% 이상을 내게 되는데, 생수로 만약 먹게 된다, 라고 하면은 보통 한 5%정도까지 올라가게 될 텐데, 이런 것은 사실상 굉장히 끔찍한 일입니다. 따라서 물은 공기와 함께 대표적인 공공재라고 일컬어지고, 공공재이기 때문에 물과 관련한 투자는 국가에서 해야 되고, 그 수돗물을 먹을 수 있도록 책임져야 될 텐데, 지금 거의 정부는 물에 대해서, 수돗물에 대해서 포기하다시피 한 것으로 비춰지고 그것의 대용품으로 생수를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형편이거든요.

▶정관용> 그런데 서울시나 이런 데에서는 서울 수돗물 병에 담아서 아리수라고 공급도 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염형철> 예.

▶정관용> 그만큼 깨끗하고 먹는 물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라는 그런 입장에서 밝히고 있는데, 그런데 조금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시민들의 인식이 오히려 시나 정부 당국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 그렇게 표현할 수 있겠군요?

▷염형철> 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정부가 이렇게 먹는 샘물, 생수에 대해서 규제를 확 풀어버린 것은 물 산업을 육성해야 되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생수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방법으로 각종 규제를 다 없앤 거예요. 그래서 이 생수업체가 나중에 외국까지 나가면 더 좋겠다, 세계 3대 기업을 우리가 육성해야 한다, 이런 주장 속에서 도리어 이제 수돗물에 대해서보다는 먹는 샘물 업체들, 생수업체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린 그런 형편이고요.

▶정관용> 그러니까 수돗물에 대해서 뭐 계속 투자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8조원씩이나 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 산업 육성책을 씀과 동시에 이게 장차는 수돗물에 대한 관리가 소홀히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여건을 만든다는 거로군요?

▷염형철> 그렇지요. 그러니까 사실은 수돗물의 대체품 정도로 지금 사용되고 있다면, 수돗물에 맞는 정도의 기준을 요구해야 되고, 관리해야 되는데.

▶정관용> 그것도 안 하고 있다?

▷염형철> 그러한 관리도 안 하고 도리어 각종 지원정책을 통해서 외국 경쟁업체들하고 경쟁하라는 것만 촉구하고 있고요, 그런 형태고요.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그걸 병물이라고 합니다. 서울시의 아리수. 이런 것들을 이제 병에 담아서 팔게 하겠다, 라는 거예요. 이게 아직은 법률적으로 허용이 안 되고 있기 때문에 행사나 이런 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는데, 지금 한 400원 정도 하는 350㎖에 400원 정도 하는 먹는 샘물, 생수에 비교해서 자신들은 150원에서 200원 정도로 병물을 판매하면은 서민정책 아니냐,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제 그런 수돗물 조차도 병물을 판매하게 되면 그냥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그 물은 누가 먹느냐라는 거지요.

▶정관용> 또 거기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군요.

▷염형철> 거기에 대한 불신은 훨씬 강화되는 형태가 될 수밖에 없고.

▶정관용> 맞아요. 굳이 병에 담아서 공급할 이유가 없지요? 그냥 화장실 가서 수도꼭지 틀어서 마시면 되는 건데, 그렇지요?

▷염형철> 그런데 그 병물은 어떤 장점이 있느냐 하면 바로 정수장에서 정수를 해가지고 담기 때문에 중간에 이제...

▶정관용> 관을 통한 오염을 막는다?

▷염형철> 그렇지요. 관을 통하는 과정에서의 2차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그쪽에서는 이 수돗물에서는 2차 오염이 되지 말라고 관에서 지나가는 동안 오염이 되지 말라고 염소를 넣거든요. 이 염소 냄새 때문에 사람들이 먹기가 불편해지는 건데, 병물을 담으면 염소를 투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먹는 것에 유리한 방법이 있는 거예요. 그런데 굉장히 쉬운 방법이 사실상 있는 건 뭐냐면, 염소 농도를 정수장에서 한 번에 왕창 넣어가지고 이제 수도꼭지에서 나올 때까지 염소를 기준치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염소를 많이 넣는 거거든요. 반대로 염소 투입 위치를 관의 중간 중간에서 오염만 안 될 정도의 작은 양을 넣으면 사람이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적은 염소 투입이 가능하거든요.

▶정관용> 가능해요?

▷염형철> 예, 그런데 이런 섬세한 기술, 섬세한 관리, 이런 것들은 불편한 거예요. 그러니까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진작부터 요청이 왔는데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요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민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공급자 중심의 정책, 행정편의주의, 탁상주의로 계속 하다보니까 이런 형태로 가는 거지요.

2000년 이후 1초에 500ml짜리 생수 200개 소비

▶정관용> 그나저나 우리나라에 생수가 이렇게 보편화된 것이 언제부터지요? 좀 거슬러 가볼까요?

▷염형철> 예, 생수는 88년도에 이제 올림픽을 하면서 외국 선수들에게 공급을 하기 위해서 처음으로 허용이 됐었고요. 하지만 이것이 올림픽 이후에는 다시 금지되고 외국인들한테만 유통되는 정도였는데, 95년도에 법적으로 이게 허용이 됐고, 그리고 이제 95년도 지나면서부터는 양이 얼마 안 되었는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급팽창을 해서, 지금은 이제 1년에 325만톤, 하루에 1만톤. 하루에 1만톤이면 약 천만 리터가 되고요, 초당 500㎖짜리 200개 정도가 전국에서...

▶정관용> 소화되고 있다?

▷염형철> 소비가 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정관용> 2000년대 이후에 이렇게 급증했다, 소비가?

▷염형철>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 배경은 물 산업 육성책?

▷염형철> 예, 물 산업 육성책 등의 이제 기반을 해서... 원래는 특소세 개념의 물 이용부담금을 부과했는데, 이 부분을 이제 거의 무료로, 반대로 이제 먹는 샘물이, 생수가 주류라든지 이런 데에 들어가는 물보다도 비용을 덜 내는 그런 상황까지 왔어요. 그래서 그런 정부의 육성책이 크고, 다른 하나는 수돗물과 관련한 논란이 크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수돗물과 관련한 부분을 개선을 해야 되는데, 그 부분을 지금 못하고 있는 겁니다.

▶정관용> 그리고 이게 생수가 이렇게 생산량이 많아진다는 건 그만큼 지하에서 뽑아내는 물의 양이 많아진다는 것 아니겠어요?

▷염형철>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것으로 인한 환경파괴 위험은 없습니까?

▷염형철> 많지요. 우선 당장은...

▶정관용> 드러난 사례가 있나요?

▷염형철> 그럼요. 얼마든지 많습니다. 국내에서 많이 보고되고, 특히 이제 생수공장 초기에 굉장히 치열했던 것은 주변의 지하수가 말라버립니다. 지하수가 말라버려서, 좀 비교적 천층 지하수, 그러니까 얼마 파지 않은 지하수를 사용하는 농업용이라든지 그 다음에 가정용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말라버리는 것이 크고. 두 번째로는 이것의 생산과정에서 들어가는 에너지, 그리고 또 운반과 유통, 보관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에너지, 이런 것들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 굉장히 많습니다.

▶정관용> 그렇겠군요.

▷염형철> 그래서 저희 같은 경우는 쉽게 생수 한 병을 마시면 그 중에 한 3분의 1내지 4분의 1은 석유를 마시는 거다. 그래서 이것은 굉장히 불합리하고 반환경적이다, 이렇게 저희는 주장을 합니다.

▶정관용> 또 하나는 이제 몇천원짜리, 심지어는 만원이 넘는 명품 고급 생수들도 있잖아요? 수입되는 것들도 있고. 각종 여러 가지를 자랑하지요. 무슨 해저 심층수라는 등, 알래스카 물이라는 등, 북극물이라는 등, 그런 것들은 어때요?

▷염형철> 그런 것들일수록 더 안전관리가 안 된다고 봐야 합니다.

▶정관용> 그래요?

▷염형철> 예, 그런 부분들은, 이제 그렇게 특성화된 데로 갈수록 이것이 정상적인 먹는 물이 아니기 때문에, 수돗물 기준이라든지 먹는 물 기준이라든지 이런 데에서부터 자꾸 벗어나는 특수한 형태가 되고요, 또 예를 들어서 에비앙이라든지 이런 외국 생수를 많이 먹지만, 그 생수 같은 경우는 유통기한이 1년입니다. 그리고 또 뭐 이제 북극 물, 이런 것들 같은 경우는 국내 물조차도 지금 관리가 안 되는데, 북극의 어디에 가서 물을 가져오는지도 알 수도 없고. 그리고 또 이제 피터 글렉이 쓴 바에 의하면 미국 같은 경우도 북극 물 이런 거를 막 하는데, 실제로는 마이애미의 수돗물을 받아서 그런 상표를 붙인 것일 뿐인 경우도 많다, 라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정관용> 그건 완전히 사기잖아요?

▷염형철> 어, 그게 아마... 상표라는 것, 저희가 하여간 관련한 법률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법적으로는 그게 가능하답니다.

생수, OEM으로 생산되는 경우 많다

▶정관용> 가능해요, 그게? 어떻게 가능해요?

▷염형철> 지금 현재 생산되는 물 같은 경우도, 예를 들어서 가장 유명한 데 같은 경우가 몇 군데 있습니다만. 그 업체들 같은 경우도 대체로 OEM인 경우가 많고요.

▶정관용> 주문자 생산 방식?

▷염형철> 예, 주문자 생산 방식이기 때문에 굉장히 작은 업체가 공장만 가지고 있는 업체가 생산을 하는 경우도 많고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어디에서 뽑은 물이다, 라고 선전하지만 정말 거기에서 뽑았는지, 전체가 그런 건지 알 수 없다?

▷염형철> 음, 전체가 그렇지 않다라고는, 그건 좀 애매한데, 좀 복잡한데. 이제 예를 들어서 진로 석수다, 라고 하더라도 진로 석수가 자체로 생산하는 물이 있고 OEM으로 받는 물도 여러 군데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우리가 예를 들어서 그게 DMZ 샘물이라고 하더라도, 그게 DMZ에서 나온 건지, 그 상표만 붙어있지, 다른 곳에 있는지 알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정관용> 그런 거야말로 광고를 잘못 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공정거래위반도 되고 어쨌든 법적으로 규제가 될 수 있을 텐데요?

▷염형철> 그게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있는 모양이에요.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같은 공장에서 나온 샘물이 다른 상표로 나갈 수도 있고, 같은 상표가 여러 공장에서 나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정관용> 종합해보면 수돗물을 누구나 그냥 수도꼭지 틀어서 마음껏 마실 수 있는 것이 된다면, 또 지금 현재 정부의 공식 입장은 그렇게 해도 된다는 것 아니겠어요?

▷염형철>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렇다면 이 막대한 생수를 생산하고, 유통하고, 뭐 거기에 사람들이 돈 쓰고, 이 모든 걸 안 해도 되는 거로군요?

▷염형철> 그럼요. 지금 현재도 수돗물이 생수보다는 훨씬 더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국민들이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에, 그 불신을 해소해야 하는데, 가장 큰 불신은 상수원에 대한 불신이거든요. 상수원에서 막 오물이 떠다니고 하는 것들을 보기 때문에 굉장히 불편해하는 건데, 그렇다면 그 상수원에 대한 관리를 더 열심히 해야 되는 거지요. 4대강 사업이나 이런 상수원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고, 두 번째로는 염소 냄새를 굉장히 걱정하시는데..

▶정관용> 아까 말씀하신 그거?

▷염형철> 예, 그것은 방법을 개선하면 되고요, 그 다음에 녹물 같은 경우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녹물은 이제 관들을 개선하거나, 또는 녹물이라고 하더라도 보통 30초만 틀면 깨끗합니다. 그래서 그런 수돗물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 이런 것들을 한다면 국가적으로 연간 한 4천억 정도를 아낄 수 있으니까 그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된다고 봅니다.

▶정관용> 지금 이 방송 듣는 사람들 중에 생수업체 분들만 곤란하겠네요? 지금 말씀하신 수돗물의 이러이러한 문제, 염소 냄새, 상수도관의 교체, 관리, 이런 문제, 이건 생수가 있건 없건 관계없이 무조건 해야 하는 일 아닙니까?

▷염형철>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걸 포기하면 안 되는 거지요. 그리고 그 일을 제대로 하면 정말 불필요한 낭비를 없앨 수 있다, 이거 온 국민을 위해 딱 한마디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잖아요?

▷염형철> 그렇지요.

▶정관용> 지금까지 헛돈을 쓴 분들, 참 많네요? 어떻게 보면.

생수업체, 정보공개도 안 해

▷염형철> (웃음) 그러니까 우리가 생수라는 것에서 뭔가 세련되고 그리고 뭔가 굉장히 고급의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실제로는 이미지일 뿐이고요, 지금 유명업체들, 생수업체들의 홈페이지를 한번 들어가 보면 생수와 관련한 수질, 유통, 생산과정에 대한 정보, 하나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

▶정관용> 공개 안 해요?

▷염형철> 전혀 공개하지 않습니다. 전화를 하더라도 공개하지 않고요, 그리고 먹는 샘물협회라고 있는데, 전화하면 전화 그냥 끊어버립니다. 아주 불친절할 뿐만 아니라... 그러니까 이 생수와 관련해서는 아주 터무니없는 왜곡된 인식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계기에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되고요, 특히 최근에, 지금 경기도 지역에, 다는 조사를 못했는데, 우리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네 개 생수업체 근처에, 집수구역이라고요, 그러니까 물을 뽑아내는데 영향을 미치는 구역 안에 20개의 구제역 매몰지가 있다, 라는 것을 확인한 바도 있거든요? 따라서 지금 생수는 수질만 관리 안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 지역에 대한 관리도 안 되기 때문에 사실상 이게 그냥 단순히 헛돈 쓰는 정도가 아니라 굉장히 위험한 지금 소비행태다, 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관용> 최소한 생수가 이미 존재하고 있고, 어떤 의미에서는 기호상 그걸 즐기는 시민들도 있을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최소한 적어도 수질 규제, 생수 수질 규제에 대한 것, 제도적인 개선이 있어야 할 것 같고요.

▷염형철>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리고 또 정말 선전한 것이 그대로 맞는지, 이것도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그런 것, 최소한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염형철> 아, 그럼요. 지금 이 개명천지에 아주 우리가 봤을 때 원시적인 상태가 생수와 관련해서는 지금 적용되고 있는 겁니다.

▶정관용> 봉이 김선달 생각이 갑자기 나네요?

▷염형철> 그렇습니다. 그런데 또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 생수업자라고 해서 다 돈을 번 것도 아닙니다. 지금 현재 정부가 허가를 내준 것이 80개인데, 그 중에서 51개가 부도가 났거나 내지는 아예 사라진 상태인데...

▶정관용> 그것도 이제 점점 독점화되는 거지요? 잘 되는 몇 군데만?

▷염형철> 잘 되는 몇 군데도 아니라, 유통망이 장악을 한 겁니다. 그래서 주류라든지 스넥이라든지, 아이스크림, 뭐 이런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제과업체라든지 이런 데의 상품들이 다 장악을 하고...

▶정관용> 대기업들이네요?

▷염형철>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나머지는 거기에 OEM으로 이제...

▶정관용> 하청업체로 가고?

▷염형철> 예, 그러다보니까 실제로 우리는 그것을 400원에 사먹어도 그분들이 납품하는 가격은 굉장히 부족해가지고 늘 이제 부도가 나고, 관리가 더 안 되고, 이런 상황이 되는 거지요.

▶정관용> 결국은 몇몇 재벌 계열의 대기업들만 배불려준?

▷염형철> 결국 그렇게 된 거지요.

▶정관용> 왜 그랬나 모르겠네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최소한 그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우선할 것은 수돗물에 대한 꾸준한 투자, 그리고 수돗물에 대한 국민인식의 개선이 더 급선무다, 이렇게 말씀 듣고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아주 귀한 정보,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염형철> 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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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_ 루퍼Looper






영화를 보고난 뒤 동서양의 철학이 통섭되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영화의 말미 부분은 감당하기 힘든 뜨거움을 내 가슴에 새겼다.

<루퍼>라는 영화를 보기 전, 영화<컨트롤러>를 보고 충격을 받았었는데, 그 충격이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는 걸 알고, 더욱 놀랐다.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원작소설의 저자(필립K.딕)가 쓴 소설들에서 영감을 얻어 <루퍼>와 <컨트롤러>도 탄생되었기 때문이다(검색을 통해 알았다. 내 검색이 틀릴 수도 있다). <컨트롤러>는 좀 기독교적인 사상을 바탕에 두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양상이 있었는데(물론 영화 말미에서 니체의 '신은 죽었다'가 떠오르기도 했다), <루퍼>는 동양, 서양을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어느 철학자가 한 말이 생각난다.


"~앞으로 21세기는 '시간'과 '기억'이 중요한 시대다.~"

'시간'은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려는 인간의 욕구를, '기억'은 과거 어느 시점이 원인이 되어 현재 또는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조'는 순간적으로 깨닫게 된다.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아이를 지키기 위한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주인공 '조'는 지금의 자신, 그리고 미래의 자신의 모습, 과거 자신의 모습을 순간적으로 통찰하게 된다. 이 장면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어쩌면 <루퍼>라는 이 영화가 우리 사회에 상당히 큰 핵심을 던져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흔히 관념적으로 알고 있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것을 직면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투영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미래의 나로 투영되어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무섭지 않은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우리의 미래가 흔히 우리가 말하는 '운명'이라는 단어로 개념화되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정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

어릴적 상처가 있는 사람이 아이를 잉태하여 그 아이를 키워내면서 자신의 상처가 아이에게 투영되고, 그 아이는 다시 성인이되어 그 상처는 대를 이어 그 다음으로 계속 잇고있는 건 아닌지... 누군가는 분명 긍정적이지 못한 그 부분을 끊어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바로 이런 고민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서로가 각기 다양한 방식의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의 가족은 행복한가? 아니 당신의 가족은 불행하지 않은가? 당신이 지켜내야할 것은 당신이 사회적 관계상 만나는 사람들이 아닌, 바로 당신의 '가정'이 아닐까?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모두가 어디선가 들어본 적은 있지만 쉽게 생각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에베레스트의 위엄을 자랑하는 그것...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부디 이 글을 읽고 단 한 명이라도 깨닫고 생각과 행동을 변화 시킬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글을 쓴 보람을 느낀다.